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독서 222

루시퍼 이펙트 - 필립 짐바르도

오랫동안 사람들은 세상을 선과 악의 대결장으로 인식했다. 물론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은 악을 물리치고 선으로 가득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진화론이 인간을 동물의 연장선상에 놓음에 따라 문제가 발생한다. 동물들에게서 나타나는 악의 요소들을 동물들이라 치부하고 넘어갔는데 인간도 동물의 연장선상의 존재라면 그 악의 요소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로 인해 악과 관련된 인간의 본성의 문제는 심리학자들의 큰 관심사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범 재판을 본 정치이론가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을 하게 된다. 인간의 본성 속에 도사리고 있는 이 악의 평범성을 한 젊은 사회 심리학자가 모의 감옥 실험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루시퍼는 유대 기독교 전승에서 나오는 '타..

독서 2016.06.16

타고난 반항아 - 프랭크 설로웨이 2

앞의 글에 이어 형제 서열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발견들을 보자."대다수의 과학 혁신, 특히 급진적 혁신을 일으키고 옹호한 것은 후순위 출생자들이었다. 첫째들은 새로운 사상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형제의 경쟁은 다윈주의의 상식이다. 형제들은, 부모가 그들을 불평등하게 대우할 의도가 전혀 없을 때조차도 경쟁을 함으로써 부모를 긴장시킨다." "신체적 우위에 기초해 볼 때 첫째들은 후순 위 출생자들보다 더 적대적이어야 한다. 실제로 첫째들은 완력 사용에서 그들의 형제들과 비교할 때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후순위 출생자들의 더 왜소한 체격은 물리적 충돌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추구하도록 만든다." "첫째들은 가족 내의 특별한 지위 때문에 후순위 출생자들 보다 부모의 소망, 가치관, 규범에 더..

독서 2016.06.14

타고난 반항아 - 프랭크 설로웨이

사회의 기본 단위가 가정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성격이 가정 내에서의 환경에 의해 형성될 것이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여기서 가정 내에서의 환경이란 자연스럽게 부모-자식의 관계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통념이다. 그런데 광범위한 역사 서술적 연구에 의해 부모-자식 관계보다는 형제 간의 서열이 성격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프랭크 설로웨이가 25년에 걸친 연구 결과를 출판한 것이 이 책 '타고난 반항아'이다. 저자는 먼저 역사 서술의 과학성에 대해서 언급한다."대다수의 사람들은 과학이 물리학이나 화학 같은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학은 과목이 아니라 방법이다. 역사의 많은 부분을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 "과학에서 '사실들'은 ..

독서 2016.06.13

협력의 진화 - 로버트 악셀로드

진화심리학이 인간의 본성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여러가지 장벽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타적인 행동이 어떻게 나타나는가'였다. 또 게임이론에서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는 배신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도 드러났다. 배신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면, 이타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것은 더욱 미스터리였다. 이것을 고심하던 사회학자 로버트 악셀로드는 죄수의 딜레마가 200번 반복되는 상황을 가정하고, 이때 가장 우수한 전략이 무엇일까를 알기 위해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12개 팀의 사회학자, 수학자들로 부터 전략을 제공받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아주 단순한 전략인 tit-for-tat, 즉 '받은대로 갚아주는' 전략이 우승했다. 이 결과를 공표하고, 일반인들까지 포함한 60여개 팀으로부터 다시 전략을..

독서 2016.06.11

갈등의 전략 - 토머스 셀링

생물은 제한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므로 필연적으로 갈등을 유발한다. 인간도 여타 생물종과 마찬가지여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갈등 상황에 노출된다. 다른 동물들 보다 한 차원 높은 의식을 가진 인간은 단순하게 갈등 상황에 노출되는 것 뿐만아니라 그 상황을 분석하고 대응과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이러한 갈등 상황의 분석, 대응 그리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도구가 바로 '게임이론'이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게임이론'의 한 경우가 '죄수의 딜레마'이다. 두 죄수가 분리되어 심문을 받고 있다. 두 죄수 모두 혐의를 부인하면(협력-협력) 둘 다 무죄 석방이다. 둘 다 혐의를 시인하면(배신-배신) 둘 다 5년 형을 선고받는다. 그런데 둘 중 한명은 혐의를 시인하고(배신), 다른 한명은 ..

독서 2016.06.09

이것이 생물학이다 - 에른스트 마이어 3

지난 글에 이어서 생물학적 발견들이 어떻게 '정신의 신비'에 접근했는지 알아보자. "인간 도덕성에 관한 이론만큼이나 1859년의 다윈 혁명으로부터 큰 충격을 받은 것도 없을 것이다. 다윈 이전에는 "인간 도덕성의 근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전통적인 대답은 "신이 주신 것이다"였다.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스피노자와 칸트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철학자들은 모두 이 문제에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해왔다. "도덕성의 본질은 무엇인가?", "어떤 도덕성이 인류에게 가장 타당한가?" 다윈은 이 같은 심오한 질문들에 대한 그들의 결론에 도전하지 않았다. 다만 인간의 도덕성이 신에게서 부여 받은 것이라는 주장이 근거없음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자연주의적 인간윤리학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본적으로 ..

독서 2016.06.07

이것이 생물학이다 - 에른스트 마이어 2

지난 글에서는 생물학이 어떻게 '인간의 본성'을 규명하는데 근접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생각의 변화를 주로 요약했다면, 이번에는 생물학적 발견을 중심으로 요약해 본다."17세기에 처음 나타난 생기론은 본질적으로 반대운동이었다. 그것은 과학혁명의 기계론 철학과 갈릴레이에서 뉴턴에 이르는 물리주의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생기론은 동물이 기계에 불과하며 생명의 모든 현상은 물질의 운동으로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격렬히 저항했다. 생기론자들은 데카르트주의의 설명 모델을 반대하는 데에는 대단히 설득적이며 파괴력을 가졌지만, 대안적 설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다양한 설명만 난무했지 통합적 이론은 없었다." "생명 실체라는 별도의 범주에 대한 증거들이 사라져가고 점차 거대분자와 그 구성에 의하여 생명물..

독서 2016.06.06

이것이 생물학이다 - 에른스트 마이어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는데 일각에서는 '인문학'이 죽어가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면 열풍이 불고 있는 '인문학'은 무엇이고, 죽어가고 있는 '인문학'은 무엇인가? '인문학'은 르네상스('고전의 부활'이라는 의미) 시대에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고대 세계의 문헌에서 그 답을 찾으려는 노력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 후로 오랫동안 인문학이나 신 중심의 세계관이 서 있었던 공통의 기반은 인간, 특히 인간의 정신은 물질 세계와는 별개의 존재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을 '비과학'과 동일시 하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이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모순이 발생한다. 열풍이 불고 있는 '인문학'은 ..

독서 2016.06.04

도덕적 동물 – 로버트 라이트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함으로써 진화론을 생물계의 현상을 설명하는 확고한 기반으로 만든 이후, 허버트 스펜스가 주창한 것으로 알려진 사회진화론을 히틀러가 대단히 사악한 방식으로 오용하는 바람에 진화론은 심각하게 위축되었다. 그러나 자연선택(적자 생존이 아니라)에 이어 친족 선택 이론, 호혜적 이타주의 이론 등이 보강되면서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 등으로 개별적으로 발전한 것처럼 보였던 이론들이 신다윈주의로 통합되는 추세에 있고, '도덕적 동물’은 신다윈주의에 입각하여 인간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훌륭하게 설명할 수 있음을 보인 책이다. 진화론은 크게 오용된 탓도 있지만 진화론의 결론이 인간이 오랫동안 사변적으로 추론해 온 생각들을 뒤집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사람들이 전적으로 받아들이기를 꺼려하고..

독서 2016.06.03

기억을 찾아서 - 에릭 캔델 3

이전 글에 이어 생물학이 인간의 본성, 또는 정신의 문제에 접근하는 발견들을 계속 보자. 그 와중에 학습에 관한 내용에서는 우리에게 유익한 조언도 곁들인다."기억의 근본적인 특징 중 하나는 기억이 여러 단계를 거쳐 형성된다는 것이다. 단기기억은 몇 분 동안 지속하는 반면, 장기기억은 며칠 혹은 그 보다 더 오랫동안 지속한다. 행동학적 실험들은 단기기억이 자연적으로 장기기억으로 전환되며, 그 전환은 반복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역시나 완벽해지려면 연습을 해야 한다.""예컨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같은 위대한 음악가가 그토록 위대한 것은 단지 훌륭한 유전자 때문만이 아니라(물론 유전자도 도움을 주지만) 더 유연한 뇌를 가졌던 어린 시절에 음악 솜씨를 익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건강한 젊은..

독서 2016.06.01

기억을 찾아서 - 에릭 캔델 2

앞의 글에서는 데카르트적 이원론을 생물학이 극복하는 당위성에 관한 저자의 언급을 주로 요약하였다면 이번 글에서는 분자 생물학에서의 발견을 중심으로 요약해 볼 것이다. 저자의 설명을 그대로 보자. "파블로프는 고전적 조건화(classical conditioning), 즉 동물이 두 가지 자극을 연결하는 것을 배우는 형태의 학습을 발견했다. 손다이크는 도구적 조건화(instrumental conditioning), 즉 동물이 행동 반응과 그것의 귀결들을 연결하는 것을 배우는 형태의학습을 발견했다." "학습은 관념들의 연결과 관련이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로크의 주장은 학습이 두 자극 또는 자극과 반응의 연결을 통해 일어난다는 경험적인 사실에 의해 대체되었다." "척수는 뇌 쪽으로 뻗어 올라가 뇌간(brain..

독서 2016.05.31

기억을 찾아서 - 에릭 캔델

노벨상을 받으면 자서전을 쓰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2000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에릭 켄델이 자서전을 썻다. 이 자서전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개인의 삶의 흔적들은 책의 조금만 차지할 뿐이고, 글의 대부분은 저자로 하여금 노벨상을 받게 만든 과학 탐구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는, 근대 과학이 지금과 같은 거대 문명을 구축하는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었던 경험적이고 환원주의적 접근 방식과 데카르트적 이원론을 극복하고 유물론으로 귀착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켄델은 과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가 신비라고 표현하는 인간의 정신 또는 의식이 결국은 뇌의 물리적 작용으로 환원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저자는 '정신의 신비'도 뇌의 신경세포를 연구함으로써 알 수 있다고 주장..

독서 2016.05.30

우연한 마음 - 데이비드 J. 린든

뇌는 묘한 존재이다. 일단 여러 신체 기관 중의 하나이다. 그 말은 우리가 육체라고 이야기할 때의 그 육체의 한 부분이라는 뜻이다. 또한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니 육체와 정신은 별개의 것이라고 믿는 이원론자들에게는 뇌는 정말 이상한 존재이다. 과학은 이런 뇌의 속성을 하나씩 하나씩 파헤쳐 육체와 별개의 것으로서의 정신이란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존재에 대한 논의는 유물론으로 수렴하고 있다.이 책은 뇌 과학자가 지금까지 밝혀진 뇌에 관한 지식의 대부분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학술서적이어서 읽기가 쉽지는 않지만 수고해서 읽으면 뇌와 정신의 관계를 상당히 많이 알 수 있다.저자는 먼저 대중들의 뇌에 대한 인식을 언급한다."문제는 마음이 뇌에 있고 마음은 대단한 성..

독서 2016.05.26

밈 - 수전 블랙모어

우리는 전통을 지키려고 한다. 그러나 지키려고 한 그 전통이 지속적으로 변해왔음도 안다. 이런 변화를 진화론의 틀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문화 진화론'이다. 생물체의 진화는 다윈의 자연선택에 의해 충분히 설명된다. 생물종에 다양한 돌연변이가 생겨나고(변이), 그 중에 환경에 적응한 것만 살아 남고(선택), 살아남은 종은 유전을 통해 생존을 지속한다(유전). 문화도 변해가기 때문에 그 변화가 진화론으로 충분히 설명되려면 문화에도 변이, 선택, 유전의 세 요소가 있어야 한다. 문화의 변화에 그러한 요소가 있음을 보이려는 여러 시도 중의 하나가 수전 블랙모어의 '밈'이다. 저자는 도킨스가 생물체의 진화를 이끄는 복제자로 유전자를 지칭하면서 언급한 문화에서의 진화의 요소인 '밈'을 유전자와 별개의 제2의 복제자로..

독서 2016.05.24

발칙한 진화론 - 로빈 던바

진화심리학에는 '던바의 수'라는 말이 있다. 인간이 얼굴을 맞대고 접촉할 수 있는 최대의 수가 150명 정도란다. 인간이 사회 관계망을 형성할 때 적용되는 150이 바로 던바의 수이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던바'이다. 저자는 진화심리학에 정통한 학자이다. 그러면서도 훌륭한 저술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아주 재미있다. 다양한 일화들을 제공하는데 그 일화들이 일관성을 유지한다. 모두 21개 장의로 되어 있는데 각 장이 별개의 기고문으로 작성되었단다. 그런데도 그 모두가 일관성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한권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는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저자는 진화론에서 인간의 존재 의미에 대해 중용의 입장을 취한다. "인간도 수 만여 종의 동물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

독서 2016.05.23

사람들이 신을 믿는 50가지 이유 - 가이 해리슨

사람들은 신 또는 종교를 왜 믿을까? 타인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수 없으므로 나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해 볼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나도 누구나 그러하듯 처음에는 무교에서 출발하였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삶이 고달프다고 느껴질 때 기독교에 입문하여 스스로 믿는 자라고 인식하던 시절이 한 10년 되고, 그 이후 진화심리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나는 무신론자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아직 기도는 한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 믿는 자라고 생각하던 시절에 기독교가 주었던 위안이 여전히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론해 보면 개인적으로는 종교가 위안을 주기 때문일 것이고, 진화론자들도 인정하듯 종교가 사회의 결속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독서 2016.05.22

뇌, 인간을 읽다 - 마이클 코빌리스

뇌는 오래 전부터 철학과 과학의 관심 대상이었다.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인간을 동물과 차별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고대의 철학자들은 생각은 머리에, 마음은 심장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생각이나 마음이 다 뇌와 관련이 있다고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이성과 감정으로 구분했다. 그렇게 구분하는 가운데도 이성은 뇌의 물리적 현상이라기 보다는 물질을 초월하는 무엇으로 인식한 반면, 이성보다 하위의 것으로 인식한 감정은 그대로 뇌의 작용으로 인정했다. 근대 과학이 성립하고, 생리학과 심리학이 결합하면서 뇌가 인간의 본성을 구현하는 곳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뇌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고, 그 결과가 인간의 본성을 규명하기 위한 큰 진전을 이루었으므로 그 결과를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

독서 2016.05.20

과학한다는 것 - 에른스트 페터 피셔

사람들은 과학을 어렵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과학은 어렵다. 왜냐하면 복잡한 자연현상을 수학적 언어로 간명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과학을 수학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전부 이해할 수 없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수학을 동원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빼버리면 과학적 발견도 대중들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진화론을 이해하는데 수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대성 이론도 마찬가지다. 상대성 이론 그 자체는 수학을 동원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지만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GPS의 원리가 상대성이론에 바탕한 것이라는 것은 설명을 들으면 얼마든지 알 수 있다. 그래서 과학을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의 존재가 필요하다. 에른스트 페터 피셔도 그런 사람..

독서 2016.05.19

과학을 배반하는 과학 - 에른스트 페터 피셔

근대 과학이 성립한 이래로 사람들이 과학을 대하는 태도는 이중성을 띠고 있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키로 인식된 적도 있었고,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위험한 도구로 인식된 적도 있다. 이런 이중성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데카르트적 이원론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정신의 문제는 몰라도 아는 것처럼 위장해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상대적으로 물질의 영역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과학은 몰라도 그 사실에 대해 거리낌이 없이 '과학은 너무 어렵다'라는 불만을 태연히 드러낸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을 보다 쉽게 대중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의도를 지닌 전문가들이 있다. 그런 전문가들의 존재는 소중하다. 그러나 자신이 그런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 그런 역할에 충실한 것은 아..

독서 2016.05.17

어머니의 탄생 - 사라 블래퍼 허디

진화론은 거의 항상 보수와 진보 양측의 공격을 받는다. 보수가 진화론을 공격하는 지점은 인간을 동물과 동급으로 놓았다는 점이다. 한편 진보가 진화론을 공격하는 지점은 유전자 결정론이다. 진보적 여성주의자들이 진화론적 결론을 거부할 것으로 '모성 본능'이 있다. 우리가 직관적으로, 그리고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들이는 고정 관념, 즉 어미는 자식을 돌보는데 헌신한다는 '모성 본능'이다. 워낙 강하게 박혀있는 고정관념이어서 이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여기에 여성 진화생물학자가 도전한다. 바로 사라 블래퍼 허디의 '어머니의 탄생'이다.저자는 '모성 본능'이 허구임을 이야기한다."모성 본능이 무엇이건 간에, 본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말을 쓸 때 의미하는 것처럼 자동적인 것은 아니다.""사회 생물학자 ..

독서 201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