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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타고난 반항아 - 프랭크 설로웨이

thinknew 2016. 6. 13. 18:03


사회의 기본 단위가 가정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성격이 가정 내에서의 환경에 의해 형성될 것이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여기서 가정 내에서의 환경이란 자연스럽게 부모-자식의 관계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통념이다. 그런데 광범위한 역사 서술적 연구에 의해 부모-자식 관계보다는 형제 간의 서열이 성격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프랭크 설로웨이가 25년에 걸친 연구 결과를 출판한 것이 이 책 '타고난 반항아'이다.


저자는 먼저 역사 서술의 과학성에 대해서 언급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과학이 물리학이나 화학 같은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학은 과목이 아니라 방법이다. 역사의 많은 부분을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
"과학에서 '사실들'은 스스로를 옹호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이론적, 이데올로기적 관련성에 기초해 그 의미를 갖는다. 과학자들의 활동과 신념은 더 커다란 사회적 맥락에 깊숙이 뿌리박고 있다."
"다윈주의와 인간사의 문제라면 유전자 결정론이 아니라 전기 문학과 사회사를 언급해야만 한다. 관련된 제약이 확인될 경우 인간의 행동을 상당한 정도로 예측할 수 있지만 삶에서 예정된 것은 거의 없다."

형제 간의 서열이 성격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결과들을 보기에 앞서 설로웨이의 연구 결과가 남-여 성별 차이에 대해 밝혀낸 것을 먼저 보자.
"혁명적 성격의 형성에는 출생 순서가 부모-자식 갈등보다 훨씬 더 크게 기여한다. 두 개의 변수를 직접 비교해 보았더니 출생 순서가 두 배 이상 중요했다. 정신 분석의 관점에서 볼 때 이 결과는 놀랍다. 역사 심리학은 주로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개념을 바탕으로 구축되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주제와 관련해서 다윈주의와 프로이트 주의는 아주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부모와의 갈등은, 프로이트가 믿었던 것처럼 성격 발달에서 정말이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부모-자식 갈등이 프로이트가 아울러 주장했던 것처럼 으레 성별과 연계되는 것은 아니다."
"성격에 있어서의 성차(性差)의 본질과 정도는 오랫동안 논쟁거리였다. 기록된 대부분의 역사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하며, 따라서 종속적 사회 지위를 부여받는 '취약한 성(性)'의 운명을 타고났다고 여겨졌다. 여성은 남성과 비교할 때 뇌가 더 작다. 이 사실이 여성의 열등성을 입증하는 증거로 오랫동안 받아들여졌다. 과학자들은 마침내 뇌의 크기가 체격과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결국 그들은 남성과 여성의 뇌가 비례적으로 동일한 부피임을 깨달았다.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심리 검사가 도입되면서 상상만 해 오던 다수의 성차를 실재와 구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수의 심리적 특성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는 대수롭지 않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실제로 성별 그 자체는 성 역할만큼 그렇게 유의미한 요소가 아니다."
"다수의 성격 특성에서 성별이 발휘하는 영향력은 놀라울 정도로 간접적이며, 성적 고정관념과 일치하지 않았다. 여성이라는 것 때문에 일부 여성이 더 상냥하고, 더 공감하고, 더 관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족 내에서 차지하는 지위 때문에 여성이라는 사실이 다른 여성들에게는 정반대의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두 성별 모두에서 첫째들은 '우두머리 수컷'이 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설로웨이의 연구 결과는 또 성격 형성에 있어서의 유전자-환경 논란도 정리한다.
"대부분의 성격 특징은 얼마간 유전된다. 다수의 행동이 부분적으로 유전자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해서 그런 행동들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뜻은 아니다. 육체적, 심리적 특징이 보여 줄 수 있는 잠재적 변이의 정상적 범위 내에서 환경이 해당 특성이 발현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정말이지 생물학적 소질이 그 한계를 규정한다."
"심리학자들은 함께 자란 형제들이 인구 일반에서 무작위로 추출된 사람들만큼이나 성격이 서로 다르다고 거듭 보고해 왔다. 형제들은 두 가지 근본적인 이유에서 서로 다르다. 첫째, 그들은 평균적으로 유전자의 절반 만을 공유한다. 두 번째는 조금 덜 두드러지는 내용인데, 형제들에게 작용하는 환경 영향(력)의 대부분이 공유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또 인문학의 문제점도 간략하게 짚고 넘어간다.
"가설 검증에는 또 다른 뚜렷한 장점이 있다. 가설 검증은, 인문학의 진보를 위한답시고 간과되는 해석학적 유행의 매혹적 함정을 줄여 준다. 최근의 아주 많은 인문학적 연구 방법들이 한때 유행한 '포스트(post)' 학문으로 불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포스트 물리학, 포스트 생물학, 포스트 화학 따위는 없다. 가설 검증은 거듭해서 스스로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님을 입증했다. 17세기의 과학 혁명 당시에 이 급진적 방법을 적극적으로 장려한 사람은 프랜시스 베이컨 및 르네 데카르트와 같은 막내들이었다."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