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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사람들이 신을 믿는 50가지 이유 - 가이 해리슨

thinknew 2016. 5. 22. 17:28

사람들은 신 또는 종교를 왜 믿을까? 타인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수 없으므로 나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해 볼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나도 누구나 그러하듯 처음에는 무교에서 출발하였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삶이 고달프다고 느껴질 때 기독교에 입문하여 스스로 믿는 자라고 인식하던 시절이 한 10년 되고, 그 이후 진화심리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나는 무신론자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아직 기도는 한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 믿는 자라고 생각하던 시절에 기독교가 주었던 위안이 여전히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론해 보면 개인적으로는 종교가 위안을 주기 때문일 것이고, 진화론자들도 인정하듯 종교가 사회의 결속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종교의 긍정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종교는 예나 지금이나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종교 자체의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 종교도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요인들 중의 하나이므로 다른 요인들, 특히 과학과의 관계가 문제가 된다. 신은 오랫동안 지역별로 그 사회를 지배해 왔다. 그러나 근대 과학이 등장하면서 신의 입지가 점점 좁아져서 사람들의 '믿음'과는 별개로 신의 존재는 거의 유명무실해 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종교인들, 그리고 오랜 전통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과학에 의해 의미를 상실해가는 신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이 세력의 저항이 무시하기에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 크다. 그래서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언급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이 책은 신을 믿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50가지로 나누어 논박한 것이다. 원서에는 없지만 번역판에 붙은 부제 '유, 무신론자 모두가 알아야 할 신에 대한 논쟁'은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유, 무신론자 모두가 읽어볼 필요가 분명하다. 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이 책의 논박에 대해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신이 있다는 것이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혹시라도 신은 없다라는 주장의 논거가 부정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때문에 무신론자로 자처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저자도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지적하다 시피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
"종교적인 믿음이 성역으로 간주되어야 하고, 심지어 신앙에는 어떠한 도전도 제기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같다. 하지만 생각은 다르다. 물론 세상의 종교들은 좋은 점도 많이 가지고 있다. 사실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종교의 어두운 점이 지나치게 간과되는 것을 보고만 있어서는 된다."
"사람들이 신을 믿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아마도 그들의 신이 확실히 존재한다고 생각하기때문이다. ……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세상의 신자들 대다수는 자기들이 믿는 신의 존재에 대하여 연구나 논쟁을 하려 들지 않는다. 자기들이 옳다고 지나치게 확신한 나머지 자기들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전혀 염두에 두지 못하는 것이다. …… 하지만 신의 존재 여부가 신자들에게 분명하든 아니든 신앙은 비판적으로 재고될 필요가 있다. 세계와 인류 공동체를 위해서라도 신자들은 신들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에 귀를 기울이고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신자들이 이러한 제안을 무시하면 되는 이유는 세상에서 싸움과 위험한 행동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 중에 신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자들의 태도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도 있다.
"도킨스의 지적은 아주 옳지만,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의 신자들이 신의 이름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자들과 자기 자신의 공통점을 깨닫지 못했다. 신자들은 그런 사람들을 '광신자' 혹은 '과격분자'라고 부르며 그들과 자기들이 믿음이라는 공통된 기반을 가지고 있음을 부인한다."
"신자들은 자기들이 믿는 신을 증명하는 어려운 과제를 자기들이 직접 해결하려 들지 않고, 책임을 무신론자들에게은근히 떠넘기는 경향이 있다. …… 하지만 공정하게 말하자면,어떠한 주장의 근거를 제시할 책임은 그것에 대하여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는 법이다."

저자는 회의주의를 완곡한 방법을 주장한다.
"나는 무엇을 알아내는 과학만큼 좋은 방법을 알지 못한다. …… 그리고 과학은 나의 멘토도 아니고 인생의 등대도 아니다. 과학은 도구이다. 나는 과학이 무엇과도 바꿀 없을 만큼 귀중하며 놀라운 영감을 우리에게 준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여전히 도구일 뿐이다."

신자들의 기도에 대한 반응도 언급한다.
"신자들은 기도에 효과가 있다고 확신하는것일까? …… 인간은 종종 자기에게 유리하며 기억에 남는 개의 두드러진 것들에만 선택적으로 집중하고 나머지 것들은 모두 잊어버리는 성향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그것을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부르며....."

저자는 과학과 종교가 대결 구도를 가지게 되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파악한다.
"인간 진화에 관하여 너무나 많은 신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가진 현상에는 과학 교육을 꾸준히 공격하는 종교단체에 가장 책임이 있다."
"그들은 자기들이 특별한 받침대 위에 올라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인간이 동물의 왕국으로 끌어내려지는 것에 저항한다. 인간은 신으로부터 신성한 생기로 축복을 받았기 때문에 짐승보다 우월하고, 자연 위에 군림하는 존재라고 그들은 말한다."

유신론자들의 주장의 가장 최신판은 '지적 설계'론이라고 할 수 있다.
"지적 설계는 생명체의 복잡성이 신과 같은 지적 설계자의 존재를 증명한다는 주장의 토대가 되는 개념이다."
"진화론이 생명체를 설명할 , 그것이 맹목적인 기회를 통해서 생성된 무작위적이고 우연한 결과라고 주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신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목사들과 반과학운동가들은 자연이 무분별하고 우연적이라고 계속해서 신자들에게 주입할지 모르지만,이것은 엄연히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이다. 자연에는 설계자가 있다. 하지만 설계자는 지적이지 않으며 인간의 예배를 받아야 필요도 없다. 설계자의 이름은 바로 진화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적설계를 주장하는 것의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지적 설계는 우리로 하여금 대답을 찾아가는 노력을 멈추도록 종용한다."
이는 지적 설계론 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유신론자들의 주장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과학과 종교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지적한다.
"그런데 이렇게 되는 까닭은 과학과 종교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과학자들은 자기 자신과 자기들의 연구에 대하여 무지를 인정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충분한 증거가 있지 않으면, 가설이 정확하다거나 모든 것을 확실하게 설명해준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설령 하나의 가설이 현재는 사실로서 받아들여지더라도 모든 과학적인 가설과 잠정적인 결론들은 '언제든지' 수정될 있는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따른다. 과학에서는 어떠한 발견, 이론, 사실도 수정을 거부할 없다."
"반면, 종교가 일을 하는 방식은 과학과는 사뭇 다르다. 종교는 신앙에 의지해서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주장을 뒷받침할 있는 타당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도 무엇이든지 사실이라고 선언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종교는 권위있는 인물과 고대의 문서들 대한 충성심을 요구한다."

종교의 내부적 문제에는 다음과 같은 것도 있다.
"역사상 그렇게 많은 종교적인 언쟁과 싸움의 원인은, 신자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내세우는 주장 어느 것에도 명확한 증거가 없어서이다. 신뢰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사실은 결국 누구도 논쟁에서 이기거나 적이 없음을 의미한다. 종교는 논리적인 근거를 토대로 해서 입장을 정립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종파들 사이의 논쟁 역시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있는 화해의 수준에 이르기 어렵다."

이 책은 서두에서 언급했다시피 유, 무신론자 모두 읽어 볼 필요가 크긴 하지만,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유신론자들이 이 책을 보고 자신들의 믿음을 버릴 것이라고 보기는 대단히 어렵다. 따라서 이 책의 효용이라면, 찜찜함 때문에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드러내기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유, 무신론자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논점을 파헤친 책이어서 강력 추천 목록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