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과학을 어렵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과학은 어렵다. 왜냐하면 복잡한 자연현상을 수학적 언어로 간명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과학을 수학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전부 이해할 수 없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수학을 동원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빼버리면 과학적 발견도 대중들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진화론을 이해하는데 수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대성 이론도 마찬가지다. 상대성 이론 그 자체는 수학을 동원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지만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GPS의 원리가 상대성이론에 바탕한 것이라는 것은 설명을 들으면 얼마든지 알 수 있다. 그래서 과학을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의 존재가 필요하다. 에른스트 페터 피셔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피셔는 학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생물학으로 옮겨간 뒤 과학사가가 된 사람이다. 글솜씨도 빼어나서 대중적인 과학 서적로 '슈레딩거의 고양이'와 '별 밤의 산책자'가 있다. 그런데 피셔는 과학사에 정통하면서도 데카르트적 이원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과학사만을 이야기할 때는 훌륭하나 과학의 이해를 예술을 이해하듯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분에서는 사변적 논의로 되돌아 가버린다. '과학을 배반하는 과학'에서 그런 점을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 책, '과학한다는 것'은 3분의 1 정도만 건성으로 읽고 더 읽기를 그만두었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면 이 책도 읽을 필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과학이 지난 수세기 동안 엄청난 진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자연을 모두 설명할 수 없기는 하다. 그런데 저자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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