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진도 5.8의 강진이 발생한지 2주일이 지났다. 지진이라고는 모르고 살다가 지진의 위험을 피부로 인식할 수 있는 큰 지진이 왔으니 시민들이 동요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래서 "생존가방 꾸리고, 대피 시나리오까지 짜는 주민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45739)이라는 기사가 이미 떳다. 그런데 이 와중에 감추어진 것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이게 문제가 심각해도 보통 심각한게 아니다. 기사를 보자.
http://media.daum.net/society/all/newsview?newsid=20160923122924428
"신고리 5·6호기 건설 지점에서 불과 5km 떨어진 곳에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활성단층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한수원은 이미 이같은 내용을 알고도 원전 건설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이 한수원과 가진 질의 답변을 보면 한수원은 6월 29일 건설 허가를 내기 전 연구보고서의 존재를 알았습니다."
"그런데도 허가를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수원 측은 "하나의 연구결과일 뿐 학계 공론화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활성단층이 뭔가. "활성단층은 쉽게 말해 지질학적 연대에서 비교적 최근에 움직인 흔적이 있어 앞으로도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단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해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단층이라는 이야깁니다." 이게 활성단층이다. 이런 활성단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원전 건설을 강행했다?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원자력 발전소가 아니라 핵폐기물 처리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도 오랫동안 시름하다 참여정부 들어서 겨우 합리적으로 처리했다. 그런데 핵폐기물 처리장이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를 활성단층이 있는 줄 알고서도 건설하려고 했다니 이거야 원, 이런 상황에서 토해낼 수식어가 동이 나버려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한수원의 반응을 보면 공무원들의 몸보신 주의를 비난할 수는 있을지 언정 '죽일 놈들'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활성단층의 존재가 공론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능성만 가지고 원전 건설을 보류했다가 윗선의 눈 밖에 날 수는 없는 노릇 아니었겠나.그래도 이건 아니다. 활성단층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당연히 정밀 조사를 진행하기 전까지는 원전 건설 승인을 보류해야 마땅하다. 이런 심각한 사안을 그저 싫은 소리 듣기 싫다고 보고서를 묵살하고 원전 건설을 승인한 한수원은 '죽일 놈들'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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