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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박근혜 붕괴의 징조들 (경찰의 반응)

thinknew 2016. 10. 30. 09:14


예상했던 대로 어제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명박때부터 대규모 시위에 단련이 되어 있어서 박근혜나 새누리당이 '대규모 시위'에 긴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경찰의 반응이다. 기사를 먼저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676658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에 정국이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첫 주말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본집회가 끝난 뒤 행진을 시작했다. 이때까지 모인 인원은 5만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만2천명)이다. 올해 최대 규모다." 
"이들은 당초 광교에서 종각, 종로2가를 거쳐 인사동 북인사마당까지 나아갈 계획이었으나 별안간 청와대 방향으로 진로를 틀었다."
"시민들은 대오를 막아선 경찰을 향해 "비키라"고 외쳤지만 적극적으로 저지선을 뚫으려 하지 않았다. 경찰도 방송을 통해 "나라 걱정하는 마음 이해한다. 하지만 성숙한 시민의 모습을 보여달라"며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았다."


시위를 저지하는 경찰이 시위대를 보는 시선에 따라 저지의 양상이 달라진다. 경찰이 시위대를 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와 시위대에 동조를 하지만 직무 때문에 저지를 하는 흉내만 내는 경우가 그것이다.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시위대의) 마음을 이해한다'라고 했다는 것은 당연히 후자 쪽이다. 물론 시위대가 자제를 했기 때문도 있지만 시위라는 것이 초기에 진압하지 않으면 점점 확대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초기 진압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은 경찰 수뇌부도 법대로의 틀안에서만 시위대를 대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공권력의 양대 축으로서, 검찰의 전횡에 하는 분통을 터뜨리는 경찰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시위는 계속 될 것이다. 어쩌면 충돌이 발생하여 강제 진압을 빌미를 찾기 위해 일단은 자중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서 결국 부검을 포기한 경찰이 다시 강제 진압을 시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정권의 보호막 중의 하나가 중립지대로 후퇴해 버린 것이니, 이제 진짜 친박 핵심만 남은 셈이다. 이것들은 여전히 "박근혜가 청와대 비서진 사표 제출을 지시했다. 그러니 야당도 정쟁을 자제하라" 이렇게 떠들고 있다. '사표 수리'가 아니고 '사표 제출'을 마치 대책인 것처럼 포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정쟁'이라는 물타기를 하는 수법은 여전하다. 물론 친박들의 곤경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박근혜 편을 들수도 없고, 그러니 억지나 부리는 수 밖에.하여간에 얼마나 더 버티나 두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