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지금 9월 2일부터 9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러시아-중국-라오스를 순방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의 푸틴과 정상회담을 했다는 기사는 이미 나왔다. 그리고 내일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한다는 기사가 뜬다. 그런데 이 기사들에서 러시아 푸틴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이야기하는 데 미묘한 차이가 있다. 먼저 JTBC 기사를 보자.
http://news.jtbc.joins.com/html/970/NB11306970.html
"러시아 순방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3일) 밤 두 번째 순방국인 중국 항저우에 도착했습니다. 오늘부터 이틀간 열리는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박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회담도 할 예정입니다."
"앞서 박 대통령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공개적으로 반대해 온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박 대통령은 한러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국가 안위와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해 사실상 사드 배치에 대한 이해를 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푸틴이 박정희의 마지막 휘호 진본을 박근혜에게 선물했다는 기사(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04/2016090400743.html)가 나온 걸 보면 저 기사라 아니더라도 한-러 정상회담이 우호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판단할 만하다. 그런데 푸틴은 노회하기 짝이 없는 정치인이다. 미국을 상대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선악을 떠나서 정치력이 대단한 인물이다. 그런 푸틴을 상대로 박근혜가 사드 배치와 같은 미묘한 문제에 대해 푸틴의 지지를 이끌어 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바보다. 한편 머니투데이 기사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60904133506158
"그러나 시 주석이 여전히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극적인 진전을 이루긴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선 한·러시아 정상회담에서도 양측은 사드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는 데 그쳤다."
아니나 다를까 이 기사에서는 사드 문제에 대해 '한-러가 평행선을 달렸다'라고 이야기한다.
이쯤에서 예언을 하나 해 봐야겠다. 원래 예언을 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세상사가 어떻게 변할 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꼴통들의 다음 행보는 예측 가능하다. 물론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사고가 생길 것이다라는 구체적인 상황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어느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갈지는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시진핑과의 회담 결과도 푸틴과의 회담 결과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다. '한-중 정상회담 결렬'이런 기사는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시진핑도 거대한 중국의 정치 상황에서 주석에 오른 인물인 만큼 정치력이 만만찮을 것이다. 그런 시진핑이 사드 말고도 경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한-중 관계를 '결렬' 이런 식으로 유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푸틴이 박정희의 마지막 휘호 진본같은 겉으로 보기에는 대단히 우호적인 액션을 취한 것처럼 시진핑도 겉으로 보기에 우호적인 모양새를 보일 것이다. 다만 대단히 우려되는 것은 푸틴에게도 얼마나 털렸는지 아직 모르는데 시진핑에게는 또 얼마나 더 털릴까이다. 그건 한참 뒤에나 드러날 것이다. 그저 너무 크게 털리지만 않았기를 바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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