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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나쁜 사과와 무사과 (트럼프와 박근혜)

thinknew 2016. 8. 21. 10:04


막말 정치인으로 유명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처음으로 사과를 했단다. 그런데 그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의 수영선수 라이언 록티도 리우에서 무장강도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 거짓이라는 게 탄로나서 사과를 했다. 이도 역시 마찬가지다. 기사를 보자.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newsview?newsid=20160820171411895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미국 수영선수 라이언 록티."
"트럼프는 텔레프롬프터를 통해 사전에 준비된 원고를 읽어나가며 "믿을지 믿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발언들을) 후회(regret)한다"며 특히 "개인적인 아픔을 유발한" 발언들에 대해 후회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이 트럼프가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면서 캠프를 재편하는 등 '리부팅'을 시도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 그리고 후회하는 발언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발언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언어학자인 로빈 라코프 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AP에 트럼프의 발언에는 "만약 당신들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후회의 표현을 원한다면 해주겠다. 하지만 틀린 것은 당신들"이라는 메시지가 숨어있다고 꼬집었다."
"정치 수사(修辭) 전문가인 펜실베이니아대의 캐슬린 홀 제미슨은 "문제는 트럼프가도대체 누구한테 사과하는 것이냐는 것"이냐며 사과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신(라이언 록티)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무장 강도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이 탄로난 데 대한 것이다."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거나 은폐하려 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은 채 '낯선 곳에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았다'는 등의 다른 요소들을 거론해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나쁜 방식으로 사과를 하는 것과 아예 사과를 하지 않는 것,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나쁠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보면 사과를 해야 할 때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이 나쁜 방식으로나마 사과를 하는 것보다는 더 나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고약한 인간이긴 하지만 나쁜 방식으로나마 사과를 했다는 점에서 아예 사과를 하지 않는 박근혜보다는 좀 낫다고 볼 수 있겠다. 세상에 트럼프가 최악은 아니라고 해야 할 형편이라니, 대한민국의 국격이 형편없이 추락해 버렸다.

박근혜의 여왕 기질은 여러차례 드러났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언급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박근혜는 그런 황당한 기질을 버릴 필요가 없다. 박근혜를 처음 대통령으로 뽑을 때는 그걸 몰랐다 하더라도 재임 기간 동안 여러 차례 그런 기질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박근혜를 지지했다. 그러니 박근혜는 '내가 여왕이 아닌가?'를 성찰할 필요 자체가 없었다. 그 전에도 여러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기득권을 확보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 권력을 자신의 노력으로 획득했다고 생각하지 그 과정에 얼마나 많은 행운이 있었는지를 인정하지 않는다. 박근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박근혜의 치마폭에 안긴 인간들은 박근혜가 좋아서가 아니라 박정희의 후광때문이었다. 그랬거나 말거나 지금 박근혜는 여전히 여왕이다. 자신을 비판하는 행위는 모두 '국기 문란'이란다. 사람의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런 꼴을 보고도 여전히 박근혜를 비호하는 인간들은 참으로 문제다.박근혜 밑에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권력을 누리는 인간들이야 어쨎든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인간들은 도대체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