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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한겨레의 낚시배 사고 기사

thinknew 2017. 12. 5. 17:01


실로 오랜만에 진보 언론을 까는 포스트가 아닌 칭찬하는 포스트다. 낚싯배 사고를 다루는 한겨레의 다음 기사를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1205140624398 


"'낚싯배 전복' 3시간 만에 모습 드러낸 문 대통령
"현장 지휘관 중심으로" 구체적 지시
사고 하루 만에 "국가 무한책임" 사과
도착까지 72분..해경 '늑장 출동'은 아쉬워

'7시간 미궁'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조
'세월호 참사' 한 달여 뒤 '떠밀리듯' 대국민 사과"


저 기사도 권력에 아부하는 기사는 아니다. 그렇지만 유사한 두 사건을 선명하게 대비시킴으로써 문대통령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돗보이게 만드는 기사이다. 현재의 권력을 조금이라도 돗보이게 만들면 마치 그걸 권력에 아부하는 것처럼 결벽증에 걸려 있던 한겨레가 실로 오랜만에 제대로 된 기사를 하나 내놓았다.

상식적인 언론이라면 마땅히 이러해야 할 일을 칭찬해야 하는 것이 그동안의 대한민국의 진보 언론의 역설이었다. 언론이 권력을 견제하는 역할에만 집중해도 문제가 없으려면, 사회 전체가 평균적으로는 합리적으로 돌아가는 그런 상태여야 한다. 불법과 불공정을 예사로 휘두르는 정치판의 꼴통 집단과 찌라시 언론들이 많이 약화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는 이때 진보 언론조차 권력에 대한 견제 역할만 하면 그건 불법을 일쌈는 저 더러운 무리들에게 좋은 핑계거리를 줄 뿐이다.

이 기사 하나 가지고 '한겨레가 이제 정신차렸다'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 그렇긴 하나, 가뭄에 단비를 만난 것 같은 좋은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진보 언론들이 점점 이렇게 제정신들을 찾아 주면 정말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