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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자칭 보수'들에게 박정희는 정말 '왕'이었다

thinknew 2018. 1. 4. 09:41


누나의 격투기 본능


박근혜가 탄핵될 때 '마마'라면서 울부짖은 지지자들이 있다. 박근혜 주변 인물들의 행태에서도 아직 왕조시대 백성 마인드를 버리지 못한 사람들의 비율이 무시할 수 없음을 짐작하게 했다. 그래도 급박한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튀어 나오는 말에서가 아니라면, 20세기도 아닌 21세기에 '국가 지도자는 임금이며, 시민들은 백성'이라는 생각을 드러내지는 못한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사례가 등장했다. 기사를 보자.

http://v.media.daum.net/v/20180103093259851 


◆ 이종천> 숙종만 임금인가, 박정희 대통령도 임금이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선생님.
◆ 이종천> 박정희 대통령이 임금 아닙니까?
◇ 김현정> 대통령이 임금은 아니죠. 지금 군주시대가 아니니까.
◆ 이종천> 임금이나 마찬가지죠.

저 두 마디의 대사에서 대통령을 임금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그리고 지금도 그러함을 너무나 당당하게 드러냈다. 저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구제 불능'이다. 그와는 별개는 저런 유형의 인간들의 생각에는 문제가 많다.

먼저, 대통령을 임금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도 인정해 주자. 문제는 모든 대통령이 다 임금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왕조 시대에는 백성이 임금을 선택할 수 없었다. 그저 주어지는 대로 섬기기만 해야 할 뿐이지. 그런데 타임슬립을 타고 현대로 온듯한 '자칭 보수'들은 대통령을 임금으로 생각하면서도 자신들이 임금을 선택했다. 참여정부 때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도 그랬고, 지금의 문대통령에게도 마찬가지다. 왕조 시대의 세계관으로 말하자면, 그들은 '역심'을 품고 사는 무리들인 셈이다. 그런데도 '국가에 대한 충성'은 주구장창 외친다.

다음으로, 현충사에 원래 걸려있던 현판은 숙종의 것이었다. 그걸 뒤에 박정희가 무단으로 교체한 것이다. 숙종 현판이 '작고 볼품없어서'란다. 조선 왕조 시대의 세계관에 의해서라면 선대의 왕이 더 권위를 가진다. 그런데 크고 화려하다고 박정희의 현판을 걸어야 한다고 우긴다. 이는 조상에 대한 불경하기 그지없는 태도이다.

권위에 복종함으로써 그 권위의 후광을 입어보려는 인간들의 속셈이 '(자신들이 인정하는) 대통령은 왕'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망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런 인간들이 자신들은 '역심'에 '조상에 대한 불경'을 버젖이 저지르면서도 젊은이들에게는 '윗사람을 공경할 줄 모른다'라고 떠들어댄다. 이런 인간들은 부조리 그 자체다. 그런 인간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그들이 복종하고 싶어하는 권위적인 인간들이 오랫동안 나라를 운영했으니, 나라 꼴이 어떠했을 것이라는 안봐도 비디오고 그 폐해를 우리는 몸소 겪었다.

'적폐 청산'이 가장 시급한 시대 정신인 이유이다. 촛불 시민들이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야 말로 묵은 적폐를 청산할 절호의 기회이다. 이대로만 가자. 사람사는 세상을 향한 고비에서 8부 능선은 이미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