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정치, 사회

일베 교육 자료 ('틀리지 않는 법'에서)

thinknew 2016. 12. 4. 20:47



수학자의 글에서 일베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찾을 줄은 몰랐다. 그런데 수학자가 수학적 통찰을 통해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책이다 보니 일베들에게 해 줄 이야기가 많은 게 당연하다 싶기도 하다. 그 전에 매튜 리들리의 '이타적 유전자'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제도는 이 같은 본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그런 제도이다. 다시 말해 평등한 개인들 사이에 교환을 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들 간에 우정을 쌓기 위한 최선의 처방이 교역이듯이, 해방되어 권력을 회복한 개인들 간에 협동을 조장하는 최선의 처방은 거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등한 개인 간의 사회적, 물질적 거래를 조장해야 한다. 신뢰는 거래를 통해 획득되고, 또한 신뢰는 미덕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긴장을 완화하는 데에는 상호 교역만한 것이 없다는 것은 여러 경제학자들이 지적한 바 있다. 북한이 예의주시해야 할 껄끄러운 존재라면 교역을 통해서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이 정답이다. 그래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에서는 대북 완화 정책을 통해 그 긴장을 성공적으로 누그러뜨린 바 있다. 이 부드러운 분위기를 다시 긴장 모드로 바꾼 것은 이명박이었고, 그것을 심화시킨 것이 박근혜이다. 그것도 자신들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 안보를 가지고 장난치는 박근혜와 이명박 일당들에 동조하는 일베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전쟁인지, 그리고 그 전쟁을 통한 해법이 정말 대한민국을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를 숙고해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전쟁이 나면 그들도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존재들 중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틀리지 않는 법-수학적 사고의 힘'에서 나오는, 수학자의 통찰로 부터 일베들이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들을 풀어 보자.
"미국 방위 조직이 예로부터 정확히 이해했던 한 가지 사실은 어떤 나라가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상대 나라보다 좀 더 용감해서, 좀 더 자유로워서, 혹은 신의 총애를 약간 더 받아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보통은 비행기가 5% 덜 격추되는 쪽, 연료를 5% 덜 쓰는 쪽, 혹은 보병들에게 95%의 비용으로 5% 더 많은 영양을 지급하는 쪽이 이긴다."
북한의 위협 때문에 미국과의 동맹을 강조하는 꼴통들이 남북한 군사력 비교에 대해 하는 이야기가 조금씩 변해 왔다. 옛날에는 북한이 탱크도 많고, 병사 숫자도 많기 때문에 북한이 우위에 있다고 했다. 조금 지나니 북한의 병사들의 군기가 우리보다 우월하다고 자해에 가까운 말들도 했다. 최근에는 북한이 핵무기 때문에 미국의 핵우산이 필요하다고 떠든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지금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의 수십배에 달한다는 점, 그것도 일이년이 아니라 수십년 동안 그런 상태가 지속되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군사력이 북한보다 열세라는 것을 설명하지 못하면서도 여전히 북한의 위협을 떠들고 있다. 북한의 위협을 입에 달고 사는 인간들,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는 박근혜가 하는 짓을 보면 위협으로 느끼는 인간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인용한 구절을 언급한 수학자의 눈에 경제력이 월등한 남한이, 그래서 첨단 무기들도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남한이 북한과의 전쟁에서 질 것이라고, 그래서 미국에게 전시작전권을 억지로 떠맡기는 자존심이 형편없이 구기는 짓을 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제정신 가진 놈들이 할 짓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베이즈 추론의 사고방식에서, 당신이 증거를 본 뒤에 무언가를 얼마나 믿게 되었느냐 하는 것은 증거가 제공하는 정보에만 달린 게 아니라 당신이 애초에 그 무언가를 얼마나 믿었느냐에도 달려 있다."
수학자는 우리에게 말해 준다. 증거가 드러나도 자신들이 먼저 믿었던 것에 종속되어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고. 아무리 객관적인 비교를 해 주어도,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존재들이고,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내부의 문제는 언제든 무시해야 한다고, 그 문제가 설사 대통령과 그 일당들의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일지라고 그렇다고 꼴통들은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한심한 놈들 같으니.

"오류는 원죄와 같다. 우리는 그것을 안고 태어났고, 그것은 언제까지나 우리에계 깃들어 있을 것이므로, 그것이 우리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제약하고 싶다면 끊임없이 경계하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진정한 위험은, 우리가 일부 문제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전반적으로 확신하게 되었을 때 그 믿음이 우리가 여전히 틀리는 일에 대해서까지 부당하게 확장되는 것이다. 그때 우리는 오랜 세월에 걸쳐 자신의 덕성에 대한 믿음을 굳게 쌓은 나머지 자신이 저지르는 악한 행위조차 선이라고 믿어 버리는 독실한 신자들과 마찬가지다."
북한의 존재는 안보 위협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그 믿음으로 인해, 증거도 없이 천안함 침몰을 북한 소행이라고 몰아부쳐도 그걸 액면 그대로 믿고, 개성공단을 폐쇄하여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어도 그게 필요한 조치였다고 믿어주고, 최순실 국정 농단이 이렇게 커지기 전에는 그것도 국가 안보가 우선이니 뒤로 미루자는 이야기를 그대로 믿어주는 어리석다 못해 바보같은 꼴통들이 여전히 많다.

"콩도르세는 만일 사람들의 과반수가 무언가를 믿는다면 그것은 그 무언가가 옳다는 강한 증거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분히 압도적인 과반수에 대한 믿음은 수학적으로 정당화된다. 설령 그들의 결론이 우리가 기존에 지니고 있던 믿음과 위배되더라도. 콩도르세는 "나는 내가 합리적이라고 여기는 것에 따라 행동해서는 안되고, 나처럼 자기 개인의 견해를 꺼리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이성과 진실에 순응한다고 여긴 것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컨대, 합리적인 사람은 자신의 믿음이 각각은 모두 참이라고 믿지만 그 중 일부는 거짓이라고 믿는다."

수학자 뿐만 아니라 여러 학문 분야에서의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가 인간의 지식은 너무나 불완전해서 절대적인 믿음은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꼴통들은 자신들의 그 좁쌀만한 지식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믿는 것을 절대화한다. 그래서 증거에 의해 자신의 믿음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증거를 자신들의 믿음에 따라 취사선택한다.

지금 박근혜가 어떤 짓을 했는가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이 마당에도 박근혜를 지지한다면서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12월 3일 5차 민중총궐기가 열리던 날 서울역에서 열리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 전에도 그런 집회가 열렸다는 뉴스로 나왔다. 그런 인간들은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인간들일 것이다. 일베들도 마찬가지고. 그런 인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이것 하나 뿐이다. "생각은 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