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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인간들, 홍준표와 어떤 경찰

thinknew 2016. 12. 5. 08:30



박근혜의 가장 큰 죄는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적인 권리로 생각하고 행사한 것이다. 그것은 자신이 여왕이라는 것을 정말로 믿고 있었다는 뜻이다. 여러 차례에 걸쳐 나온 짧은 담화에서도 그것은 그대로 드러난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인간의 전형을 박근혜가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와 더불어 심각한 문제는 그렇게 공과 사를 구분못하는 생각이 소위 말하는 사회 지도층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홍준표가 하나의 물증을 보탰다. 기사를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695660

"홍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이 아니더라도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국민세금으로 미백주사, 태반주사를 맞았다면 국민적 분노를 사기에 충분한 부적절한 처신이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이어 "그러나 선택의 잘잘못을 떠나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고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두둔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좀 봐주자' 이런 말이다. 이 인간도 권위적인 행태를 여러번 보인 나쁜 놈 반열에 든 인간이라 이게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이런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기본 틀은 박근혜와 조금 다르다. 박근혜는 자신이 왕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인간들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마인드이다. 공화국이 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왕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홍준표는 '일인지하'에 머무를 생각도 없다. 즉 자신도 왕이 되고 싶다는 뜻이다. 그러니 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말의 표현과 경로는 다를 지라도 교육부 사무관이 했다는 말, "대한민국에는 1%가 엄연히 존재하고, 자신은 그 1%가 되고 싶고, 그 외 나머지는 개, 돼지나 다름없다"는 그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런 점에도 교육부 사무관은 억울한 면도 있다. 박근혜나 이정현, 홍준표 이런 인간들에 비하면 깃털 중에서도 깃털인데 말이지.

그런 깃털에 해당하는 경찰의 사례도 있다. 기사를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695721

"4일 장신중 경찰인권센터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관을 동원해 새누리당 당사를 청소하도록 지시한 작자가 누구냐"며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의경 4~5명이 빗자루를 들고 새누리당사 주변을 물청소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최성영 서울청 1기동단장은 "청소는 그동안 해온 일"이라며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정현은 공당의 대표가 대통령의 호위 무사 노릇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생각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희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기사가 보여준다. 국가의 치안을 담당하는 공권력인 경찰이 새누리당의 청소를 했다는 것이다. 더욱 걸작인 것은 그 행위에 대한 문제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늘 그렇게 해 왔단다. 이것도 규모만 좀 더 작다 뿐이지 공권력의 사유화에 둔감한 것은 박근혜와 마찬가지다.

사회지도층이라는 집단을 인정하고 대부분의 도덕적 판단을 그들에게 위탁한 결과가 지금 이 순간에 드러나는 것이다. 이명박이 그런 현상을 확산시켰고, 박근혜가 극적으로 보여준 결과가 지금의 장엄한 촛불 행렬이다. 시민들이 비로소 사회지도층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져 있었던 더러운 면들을 제대로 인식한 것이다. 박근혜가 그런 점에서는 한국 사회의 진일보에 기여했다. 물론 그것은 '의도치 않은 결과의 역설'에 해당한다. 하여간에 박근혜가 끌려 내려오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자. 며칠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