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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월드컵 축구에서 관례적으로 따라오는 표현

thinknew 2017. 12. 3. 10:30

어느 풀장


월드컵 축구 조편성이 완료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그 소식을 전하는 방식은 관례적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까지 올라간 것은 여러 행운이 겹친 대단히 이례적인 결과였다. 그게 싫을 리야 만무하지만 그걸 한국 축구의 수준으로 착각하면 정말 곤란한데, 상당수의 한국 사람들은 아직도 그 관성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그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보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2020127005&code= 


"‘최악의 조’는 피했지만, 그래도 한국의 월드컵 본선은 험난한 여정을 만나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1일 자정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콘서트홀에서 개최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조주첨식’에서 한국은 독일(1위), 멕시코(16위), 스웨덴(18위)와 F조에 편성됐다."


2017년 11월 대한민국의 FIFA 랭킹은 59위다. 32개국이 출전하는 월드컵에 대한민국이 출전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전체적으로 순위가 낮은 나라들이 몰려있는 아시아 존에서 예선을 치르기 때문이고, 또 일본만 만나면 광분하는 특이한 현상도 거든 결과이다. 따라서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다.

물론 스포츠에서야 뻥이 용인되는 분야여서 저런 식으로 뻥을 쳐도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만은, 그게 감독을 선임하거나 교체하는 명분으로 대두되면 상황이 좀 골치아파 진다. 뿐만아니라 대중들의 저런 판단 방식이 사회 곳곳에서 드러난다. 예를 들면, 수능은 상대평가여서 문제의 난이도가 크게 문제가 되는 분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능만 끝나고 나면 난이도가 높네 낮네, 변별력이 있네 없네 하는 식으로 호들갑을 떨면서, 그걸 핑계로 교육 정책의 발목잡기를 시도한다.

찌라시들이야 호들갑을 떨면서 불안 심리를 조장하여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는 수단으로 써먹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놈들이라 언급할 가치도 없지만, 진보 언론들은 진보여서가 아니라 상식을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저런 관성적인 표현에서 좀 벗어날 필요가 있다. 기자들도 사람인지라 조금만 삐끗해도 대중들의 몰매를 맞는 정치판이 아닌 스포츠 기사에서야 좀 관성적으로 써도 어떠랴 싶을 수도 있다. 실제로도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상식적인 기사가 점점 더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해 보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