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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사교육을 폐지하자고?

thinknew 2017. 1. 18. 09:12



남경필이 "내년에 사교육 폐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라고 했다. 그는 일전에는 모병제를 실시하자고 해서 사람들을 의아하게 하기도 했다. 뭔 소리인지 우선 기사를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719206

"지금까지 사교육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저는 사교육을 없애기 위해서는 '전두환'이라도 되겠습니다. 독재의 전두환이 아니라 사교육 폐지를 위한 전두환이 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남경필은 자신이 하는 이야기가 공산주의적 발상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공산주의가 실패한 것은 개념의 출발점이 잘못되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욕구라는 본성을 아예 무시하고 개념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기술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시대에 더 많은 교육을 시키고, 받으려는 사람들의 욕구를 어떻게 막는단 말인가? 이것은 아주 반시장적인 발상이다.

더욱 고약한 것은 그것을 전두환식으로 밀어부치겠다고 한다는 점이다. 전두환 집권 초기에 사람들의 반짝 인기를 끌었던 정책이 두개 있다. 하나는 삼청교육대고, 다른 하나는 과외금지였다. 일상 생활에서 사람들을 적잖게 찝적거렸던 동네 양아치들을 싹 잡아 가버려서 사람들은 환호했다. 그 이면에 군부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저항 세력을 제거하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는 점을 알기 전까지는. 과외 금지도 본격적으로 과외를 시키려니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과외를 시키지 않으려니 불안했던 막 중산층에 접어들었던 사람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 결과는 과외의 음성화와 고액 과외화였다. 그것도 20년이나 지나서 위헌 판정을 받고 사라졌다.

'사교육 폐지'도 잠시는, 그리고 특정 집단의 지지는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진짜로 폐지되면 수 많은 음성적인 문제들을 만들어 낼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처럼 '반짝 인기'를 기대하고 정책을 내거는 것은 전형적인 '부정적 포퓰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정책이 반드시 반짝 인기로 끝나라는 법은 없는 만큼 그런 정책을 내 걸 수는 있다. 그런데 그것을 남경필이 한다면 그건 문제가 좀 더 심각하다. 마르고 닳도록 '빨갱이'나 '종북'을 떠들던 새누리당에서 잔뼈가 굵은 남경필이 모병제를 주장하는 것하며, 툭하면 야당 정책을 포풀리즘이라고 거품을 물던 남경필이 '과외 폐지'와 도찐개찐인 '사교육 폐지'를 운운하는 것이 도무지 말이 안되는 것이다. 우리는 당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인간들을 철새라고 한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상황 보아가며 유리하다 싶은 것은 이것저것 일관성없이 마구 내거는 이런 행태는 철새들을 비난할 때 하는 '기회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여 마땅하다.

남경필, 애쓴다. 이 인간의 자충수를 애석해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런 행태가 자신의 지지율을 까먹는 형태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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