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5차 핵실험 후 박근혜는 김정은을 "정신상태가 이상한" 인간이라며 격한 반감을 드러내었다.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 지도자가 북핵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일반인들이나 할 저런 감정적인 언사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면 그건 심각한 정치적 무능일 뿐이다. 한편 뉴욕타임즈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도하고 있다.
http://www.nytimes.com/2016/09/11/world/asia/north-korea-nuclear-missile-programs-rational.html?ref=world&_r=0
"Is North Korea irrational? Or does it just pretend to be? (북한은 미쳤나? 또는 미친척 하는 것인가?)"
"North Korea has given the world ample reason to ask: threats of war, occasional attacks against South Korea, eccentric leaders and wild-eyed propaganda. As it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have grown, this past week with a fifth nuclear test, that concern has grown more urgent. (북한은 전세계를 향하여 충분한 질문 거리를 던졌다: 전쟁의 워협, 남한에 대한 우발적인 공격, 괴짜 지도자와 광적인 선전.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진전됨에 따라 5차 핵실험으로 이어졌으며, 관심은 더욱 긴박한 것이 되었다.)"
"But political scientists have repeatedly investigated this question and, time and again, emerged with the same answer: North Korea’s behavior, far from crazy, is all too rational. (그러나 정치학자들은 이 질문에 대해 반복적으로 조사한 결과 같은 답을 얻었다: 북한의 태도는 미친 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고 그 모든 것은 너무나 이성적이었다.)"
박근혜와 뉴욕타임즈같은 신뢰성이 높은 언론이 180도 다른 이야기를 할때 우리는 참으로 곤혹스럽다. 만약 뉴욕타임즈가 옳다면 우리는 박근혜가 '정신이 이상한' 인간으로 봐야 한다. 이거 참 난감한 상황아닌가. 북한은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있는데 제정신이 아닌 인간에게 그 대응을 맡겨놓은 것이니 말이다.
유명한 철학자 칸트가 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신이 있다고 믿든 아니든 기독교를 믿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신이 없다면 신을 믿든 아니든 아무 문제없다. 그런데 만약 신이 있다면 신을 믿는 자는 문제가 없지만 신을 믿지 않은 자는 지옥에 가게 된다. 그러니 신이 있든 없든, 신을 믿는 것이 이득이 된다. "북한의 김정은은 미친놈이다"라는 것을 믿을 것인가 말 것인가는 신 논증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만약 김정은이 미친 놈이 맞다면 박근혜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니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김정은이 미친 놈이 아니라면 박근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니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 결과는 너무나 심각하다. 그러니 우리는 가장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 대비를 해야 한다. 그것은 박근혜 말대로 김정은이 미친놈이라고 믿으면 안된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즈같은 신뢰성이 높은 언론도 김정은이 미친놈이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는 단지 우리의 대통령이기 때문에 박근혜가 제정신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하다. 이래저래 대한민국은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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