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정치, 사회

버락 오바마가 힐러리 클린턴 지지 연설을 했다.

thinknew 2016. 7. 28. 16:23


미국은 우리에게 다양한 의미로 다가오는 국가이다. 그래서 미국 정치판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올 연말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후보로 지명되었고, 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힐러리 클린턴 지지 연설을 했다는 기사가 떳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30522&PAGE_CD=N0004&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2&CMPT_CD=E0019M


이 기사는 단순한 사실을 전달하고 있지만 그 의미는 참으로 다양하다.

먼저,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선 후보 지지 연설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정치에서는 이게 가능할까?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그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 우리당이 선거에서 이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몰렸다. 미국에서 저런 행위가 가능하다는 것은 그만큼 정치 시스템이 잘 짜여 있다는 뜻이다. 우리도 저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다음으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는 이것이다.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까? 알 수 없는 일이긴 하다만 지금 분위기로 봐선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내부에서도 비토 그룹이 나올 정도로 지지세가 분열되어 있는 반면, 클린턴은 경쟁 상대였던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도 이끌어 내었고,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의 지지도 이끌어 냄으로써 지지세가 탄탄하다. 물론 최근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보아 장담할 수는 없다. 게다가 클린턴의 당선에 의문 부호를 찍게 만드는 현상이 존재한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민주, 공화 양당이 번갈아 정권을 잡는 시스템이 작동해 왔다. 그런데 클린턴이 당성된다는 것은 민주당이 정권을 12년째 담당하게 된다는 뜻이다. 미국 정치사에서 격변기가 아닐 경우 그런 경우가 없었다. 과연 미국 정치 시스템이 지금까지 유지해 오던 경향을 유지한다면 그건 클린턴이 당선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이것대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긴 하지만 우리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지금 분위기대로 클린턴이 당선되었을 때의 문제이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려고 하던 즈음에 시중에서는 '좌파 정권이 10년 했으니 이젠 우파 정권이 들어설 차례다'라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지금은 정반대의 이야기들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우파 정권이 10년 했으니 이젠 좌파 정권이 들어설 차례라고. 그런데 상당수의 한국 사람들에게 좌파 정권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럴 때 우리보다 선진 정치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모두가 알고 있는 미국에서 클린턴이 당선되어 양 당 시스템에서 한 당이 2기 연임 이상을 못한다는 불문률이 깨진다면 그 여파는 한국에서도 우파 정권이 10년 했다고 해서 꼭 좌파 정권이 들어서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반드시 들 것이다. 골수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좌파 정권을 용인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는데 미국의 선거 결과가 클린턴의 당선으로 나온다면 속으로 쾌재를 부를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역시 클린턴이 당선되었을 때의 문제이다. 한국의 진보들은 심정적으로 미국 민주당을 지지한다. 그래서 클린턴이 당선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심심치 않게 표현한다. 그러나 클린턴은 미국의 국익을 우선하는, 뼈속까지 정치인이다. 천안함 사건이 났을 때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클린턴은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는 한국 측의 조사 결과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지금도 미국의 산업 보호를 위해 보호무역 기조를 취하겠다는 점에서는 트럼프와 보조를 같이 한다. 

클린턴의 당선은 우리 정치판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하지만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기는 하다. 또 그렇게 된다고 해도 어쩔 도리가 없다. 사드 배치다 뭐다 해서 한국의 입장이 난처한 지금 아무쪼록 이 파고를 잘 타고 넘어가길 바랄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