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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박지원이 '우병우 수석 해임'이라는 '선물'을 기대하다.

thinknew 2016. 7. 29. 10:56


대한민국이라는 민주 공화국이 수립된지도 어언 70년이다. 그러나 아직 왕조 시대의 백성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이건 지식의 많고 적음이나 세상 경험의 많고 적음과도 상관없다. 국민의 당 박지원이 김영란법에 대한 헌재의 합헌 결정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제목과 같은 언급을 곁들였다.

http://www.fnnews.com/news/201607290944163420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 대해 "반부패 투명지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과 관련해서는 "우병우 수석의 파렴치한이 매일 밝혀지고 있다. 2억 상당의 자동차를 가족회사 소유 아파트에 등록했고 차명부동산 소유도 밝혀지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울산 깜짝 방문했다고 하는데 민심을 들었을 것이다. 휴가에서 돌어오면 우 수석 해임을 국민에게 선물로 꼭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기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박지원은 야당 대표로서 김영란법의 합헌 결정을 지지하고, 비리 혐의자인 우병우 민정 수석의 해임을 박근혜에게 촉구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우병우 수석의 해임을 국민들에게 '선물'로 주라는 것이다. 박지원은 노회한 정치인이어서 박근혜가 죽어도 하기 싫은 일을 하라고 촉구하면서 완곡하게 표현한 것일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말에 포함되어 있는 '왕조 시대 백성 마인드'에는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다. 대통령의 결정이 국민들에게 '선물'일까? 국민들을 북돋우는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국민들에게 주는 선물일 수는 없는데, 하물며 부패 혐의자를 해임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어찌 국민에게 주는 '선물'일 수가 있겠나.

어느 거리 인터뷰에서 지나가는 시민을 붙들고 국회의원에 대해 이야기해 보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국회의원 직이 가문의 영광이긴 하지만 그래도 국민들에 대한 관심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이 대답을 한 사람이 악의를 가지고 그렇게 대답했을리는 만무하다. 하나 국회의원 직이 가문의 영광이라는 생각은 문제가 있다. 왕조 시대에 벼슬을 제수 받으면 그것은 가문의 영광이었다. 그러나 민주사회에서 국회의원은 가문의 영광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대리하는 대리인이어야 한다. 자신의 투표가 바로 그 사람으로 하여금 국회의원이 되게 한 것이다. 가문의 영광이라는 생각이 왜 문제인가 하면, 자신의 투표 행위에 대해 책임의식을 못느끼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렇다. 사람들은 불평한다. 국회의원들이 선거 때만 되면 악수도 하고 인사도 하지만 선거 끝나고 나면 나 몰라라 한다고. 그러면서도 또 국회의원들에게 '선물'을 기대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투표 행위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질 때 민주주의는 튼튼해 지는 법인데 우리는 아직 그 기반이 너무 취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