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는 영웅도 나지만 이무기에서 용으로 승천하지 못하고 지렁이로 퇴화하는 인간도 나오는 법이다. 유승민이 난세에 지렁이로 퇴화한 인간임을 이미 거론한 바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박원순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 기사를 보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1081508001&code=94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2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문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친문(친문재인) 인사를 줄 세우며 분당이라는 폐해를 낳았다”며 “지금도 여전히 문 전 대표가 당을 지배하고 있고 이런 기득권이 여러 문제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발언은 박 시장이 전북 전주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시정잡배들은 이런 식으로 개혁을 비웃는다. 누군가가 개혁적인 생각을 드러낸다. 그러면 온갖 방해 공작을 펴서 그것을 좌절시킨다. 결국 그 압력에 굴복하여 생각을 철회한다. 그러면 되지도 않을 일을 시도했다며 '무모하다' 또는 '급진적이다'라는 식으로 비웃는다.
대권 도전이란 너무나 매력적인 것이어서 일정 정도의 무리수는 불가피하다고 봐 줄 수 있다. 그리고 1등을 집중 견제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박원순이 문재인을 견제한답시고 너무 나갔다. 보통 무리수는 후보자 본인이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열성 지지자들이 둔다. 이재명 성남 시장의 경우도 이 시장을 지지한다면서 문재인을 공격하는 인간들에 대해 그러지 말라고 경고했다. 개헌을 추진하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날린 지지자들에 대해 문재인도 그건 옳은 일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인간은 다양한 법이어서 후보자 자신도 열성 지지자들을 모두 통제할 수는 없는 법이어서 온갖 사단이 생기기는 한다. 그런데 박원순은 본인 입으로 통제 불능의 열성 지지자들이나 할 법한 논리를 들어 문재인을 공격했다.
박원순이 이르기를 문재인이 기득권자란다. 자신도 여러 개혁적인 정책들에 대해 포퓰리스트라고 공격을 받았던 박원순이다. 그런 박원순이 문재인을 기득권자라고 비판한다? 문재인이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다고? 박원순은 그따위 소리를 하면 안된다. 자신은 안철수의 양보에 의해 어부지리로 당선된 주제에 말뚝을 내세워도 당선된다는 경상도의 공고한 지역주의에 벽을 넘지 못한 그 패배를 문재인 탓으로 돌리다니 참으로 비열한 공격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경상도의 지역 패권의 폐해가 너무나 깊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전라도 지역에도 지역주의로 먹고 사는 인간들이 상당했다. 그런 인간들이 제발로 분당해 나가고는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한 사실을 눈으로 보고도 친문 패권을 이야기한다. 박원순은 넘지 말았어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 훌륭한 서울시장으로 마칠지 아닐지는 본인의 판단이겠지만 대선 후보로서의 박원순은 끝났다. 여전히 개혁진영이어서 막말을 못하겠다만 참으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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