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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 논란에 대하여

thinknew 2017. 9. 2. 08:22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역사관이 지금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게 좀 희한하다. 보통은 야당이 물고 늘어져서 논란이 되는데 이 건은 야당은 입다물고 있고, 여당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앞선 장관 후보자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청문회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기사를 보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9011154001&code=910203&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2_thumb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안 점검회의에서 격의 없는 토론이 있었다”며 “역사관에 대한 문제제기는 과도한 문제제기인 것 같다는 것이 회의에 참석자 다수의 의견이었고, 청와대는 청문회 때까지 지켜보기로 했다는 기존 입장에서 전혀 바뀐 것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논리는 박 후보자가 평소 역사의식을 별로 고민해본 적이 없는 소시민 또는 공학도였을 뿐이므로, 기능적 전문성이 요구되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박 후보자의 보수적 견해가 내각의 다양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먼저 KAIST가 어떤 대학인지를 안다면 그 대학의 1기 출신인 후보자가 역사에 어두울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초, 중, 고를 거치는 동안 국, 영, 수에 죽어라고 매달리고, 역사란 수능에서 점수를 따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며, 대학 들어가서도 학업을 못따라가서 자살하는 학생이 해마다 한명씩 나오는 곳이 KAIST다.

물론 교육부나 더 위인 총리, 또는 대통령의 핵심 보좌진들이 대통령과 다른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게다가 중소기업 사장들로 부터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자다. 이런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의 국정 철학 공유 여부를 따지는 기자나 또 문대통령 지지자이면서도 '그건 안된다'라고 강하게 주장하는 일부는 문제가 있다.

국민의당 인간들은 기회주의자들이니 논의에서 빼자. 자칭 진보 신문의 기자들도 빼자. 오바마 대통령이 질문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꿀먹은 벙어리 노릇을 해서 대한민국의 기자 수준을 온동네에 까발린 것들이니 말해 무엇하랴. 정작 문제는 문대통령 지지자들 중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전에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안경환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역시 청와대가 지명 철회한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자진 사퇴했다. 그 사퇴의 배경에는 야당의 압력이 아니라 여론의 압력이 작용한 탓이다. 박성진 후보자는 여론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자진 사퇴할 뜻이 없어 보인다. 앞의 기사에서도 보듯 본인이 자진 사퇴하지 않는 한 청와대가 지명 철회할 일은 없어 보인다. 그 이후가 어떻게 될 것인가?

'크리스 무니는' <똑똑한 바보들>에서 미국의 진보주의자들에게 오바마를 적극 지지할 것을 요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먼저 진보주의자들은 보수주의자들이 고집스럽게 나올 때는 언제나 더 보수적이 되어야 한다. 보수주의자들은 더 고집스러운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타협하지 않으려는 사람과 타협을 시도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일 뿐이다."
"우리(진보주의자들)는 우리를 남들과 구분하고, 닮은 점보다는 차이점을 강조하고, 결단을 내리기 보다는 불확실성 속에서 미적거리고, 공통의 대의를 찾기 보다는 같은 팀을 공격하고, 분명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메시지보다는 복잡하고 미묘한 팩트들로 소통하려고 애쓰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이 말들은 꼴통들에게는 전혀 해당 사항이 없는 것들이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면서도 개별 사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는 몇몇 지지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들이다. 꼴통들이야 초지일관 반대만 일삼은 족속들이니 논외로 치고, 문대통령의 지지자들이라면 적어도 장관이 임명된 이 후에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에 따라 비판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