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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박근혜와 이정현의 버티기

thinknew 2016. 11. 21. 08:30


검찰이 박근혜를 범죄 피의자로 발표함에 따라 정국은 급속하게 탄핵 정국으로 재편될 모양이다. 탄핵은 변수가 많다. 탄핵 의결을 하려면 새누리당 의원들의 동조가 필요하고, 또 비박계를 중심으로 탄핵 의결에 동참하겠다고 했지만 엘시티 수사가 아직 어디로 흘러갈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실제로 나설지가 변수이고, 설사 탄핵 의결을 했다 하더라도 헌법 재판소가 아직 남아있다. 이런 것을 모를 리 없는 박근혜 측이 차라리 탄핵하라고 버티는 것은 궁지에 몰린 쥐가 취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버티기 신공을 보여주는 또 한명의 꼴통이 있으니 바로 만천하에 알려진 이정현이다. 이정현의 꼴통스러움을 새삼스럽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꼴통의 생리를 다양하게 보여주므로 꼴통 대응 차원에서 한번 볼 필요가 있다. 그에 관한 기사를 보자. 

http://v.media.daum.net/v/20161121030716793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친박(親朴)계는 20일 최순실씨 공소장 공개에 대해 "검찰의 정확한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특검을 하기로 했고, 대통령도 조사를 받는다고 했으니 정확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자"며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사리사욕이 있는 분이 아니라는 신뢰를 여전히 갖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비박계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와 관련해선 "3선 이상 의원 가운데 박 대통령께 정치적으로 신세를 지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본다"며 "필요할 때는 업어 달라고 애원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이자 등을 발로 차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이정현은 여전히 박근혜가 사리사욕이 있지는 않다고 믿는다고 한다. 즉 자신이 박근혜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것은 박근혜를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정현이 정당의 대표이면서도 견제해야 할 행정부 수반의 호위무사라고 당당하게 말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지극히 편향된 정보를 굳게 믿으면서. 이게 잘못된 믿음이라는 것을 이정현 본인도 알고는 있다는 것은 위에서 인용한 두번째 구절을 보면 알 수 있다. 자신은 박근혜를 믿는다면서 다른 의원들이 박근혜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또 은혜론을 들먹인다. 지금은 왕조 시대도 아니고, 조폭 천하도 아닌데 입법부의 한 축인 정당의 대표가 대통령의 호위 무사를 자처하면서 국민의 대리인인 동료 국회의원들에게는 조폭의 의리를 들먹인다. 자신이 알든 모르든 이렇게 꼴통 종합세트이기도 정말 쉽지 않은데 하여튼 신기한 캐릭터이다.

이렇게 괴이한 캐릭터들이 대통령에 여당 대표를 차지하고 않아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 참으로 암담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촛불 시민들이 실망하긴 이르다. 세상사는 어차피 우리 뜻대로 안되는 법이어서 이대로 주저않을 필요는 없다. 12일과 19일의 대규모 집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가 버티는 것을 보면 26일 집회에서 200만, 300만이 모인다 하더라도 박근혜는 계속 버틸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촛불은 계속 타 올라야 하는 것은 박근혜를 향해서가 아니다. 주저하는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 헌법재판관들, 그리고 검찰을 흔들어서 이탈자가 나올 수 있는 분위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박근혜는 고립무원 상태가 될 것이고 그것은 곧 박근혜의 하야를 앞당기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희망은 흐릿한 법이다. 박근혜를 끌어 내릴 방법이 없다고 한탄하던 때에 비하면 얼마나 큰 진전이 이루어졌는가를 보면 희망이 더욱 또렸해 졌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박근혜 하야를 이끌어내는 그날까지 촛불이여 계속 타올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