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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모든 국가는 그에 걸맞은 정부를 가진다

thinknew 2016. 10. 8. 17:59


#그런데 최순실은?


이 포스트의 제목은 <lettres et opuscules>에 인쇄된 "Lettre 76"(1811년 8월 27일)에서 나온 문구로 프랑스의 보수전통주의자 조셉 드 메스트르(Joseph de Maistre)가 러시아 헌법을 제정에 관한 토론을 하면서 나온 말이다. 왕정이든 민주주의든 국가를 건설하면 그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뜻이란다.

저 말 이후에도 비슷한 경구가 등장한다.
"정부는 그 나라를 구성하는 개인들을 반영한다. 국민보다 수준이 높은 정부라 하더라도 결국에는 국민들의 수준으로 끌어내려지게 마련이다. 국민보다 수준이 낮은 정부가 장기적으로는 국민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지듯이 말이다. 한 나라의 품격은 마치 물의 높낮이가 결정되듯이 자연의 순리에 따라 법 체계와 정부 안에 드러날 수밖에 없다. 고상한 국민은 고상하게 다스려질 것이고, 무지하고 부패한 국민은 무지막지하게 다스려질 것이다."
- 새뮤얼 스마일즈, 1859, <자조론>

많은 사람들이 저 말 뜻을 알고 있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는 여론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표를 의식해야 하는 정치인들은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그저 '집단 지성'이니 '대중은 현명하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할 뿐이다. 그래서일까. 정치 관련 칼럼을 쓰는 사람들도 비슷하게 이야기할 뿐, 꼴통 정권을 옹립하는 데 기여하는 어리석은 군중에 대해서는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경향신문에 김종철 칼럼이 떳다. 백남기 농민 사망에 대해 부검을 하자고 드는 부도덕한 정권의 행태를 비판하는 칼럼이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9282037005&code=990100&s_code=ao099

"기어이 저세상으로 그이는 갔다. 뇌가 심하게 손상되어 317일이나 의식불명 상태로 누워 있다가 국가로부터 아무런 사과를 받아내지 못한 채 영영 불귀의 객이 되었다."
"사과는커녕 소위 공권력은 이제 와서 부검을 하겠단다. 천하가 다 아는데도 오직 대한민국 경찰만은 그가 왜 죽었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겹겹이 차벽을 쌓아놓고 거기로 접근한다고 무지막지하게 물대포를 쏘아댄 당사자 자신이 말이다."

"경악할 것은, 반동적인 군사쿠데타 따위가 아니라 민주화의 산물인 직선제 ‘선거’의 결과로 이 모든 역사적 퇴행이 진행돼왔다는 사실이다. 요컨대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역사의 시곗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은 소수 지배층의 시대착오적인 무지와 탐욕 때문만이 아니라 상당수 민중이 그들을 무조건 지지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오늘의 한국 정치가 다수 민중의 뜻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분노하고 개탄하지만, 정치를 좌우하는 지배층 자신은 그런 비판에 괘념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늘 고정 지지층이 존재하고, 전파력이 큰 대중매체가 항상 자기들 편에 서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돈과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서글픈 현상이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강자들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강자숭배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이 현상의 궁극적인 원인은 인간존재의 나약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힘없는 자들이 어지러운 세상을 살다가 보면 결국은 강자 편에 서는 게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자기보호 본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김종철도 분명하게 언급했다시피 힘들게 이루어 놓은 민주주의가 지금은 군부 독재 정권 시절의 정도로 퇴행되어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다름아닌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물론 모든 사회적 약자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사회적 약자이면서도 자신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정신병에 가까운 권위 의식을 가진 꼴통들, 박정희가 자신들을 잘살게 해주었다고 굳게 믿는 노인들, 그리고 일베들, 이런 인간들이 바로 그렇게 만든 것이다. 혹세무민을 하는, 새누리를 중심으로 한 친일 독재 잔재 세력, 그리고 거기에 동조하여 날뛰는 꼴통들, 이들이 역사의 심판을 받을 날을 학수고대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