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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명절이 되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갈등

thinknew 2016. 9. 13. 08:54


곧 추석 명절이다. 우리는 즐거운 추석 명절이라고 덕담을 나누곤 하지만 결코 즐겁지 않은 명절을 계속 보내고 있다. 명절이 명절이 아닌 이유가 무엇일까? '전통'이라는 것은 정말 신성불가침일까? 해답이 없는 믿음이 사람들을 괴롭게 한다. 기사를 먼저 보자.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60203014154535

"경기 화성에 사는 김모(37·여)씨는 올해 설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최근 전문 대행업체에서 주문했다. ........ 김씨는 “식구가 많지 않아 음식이 항상 남는데 20만~30만원 주고 주문하는 게 여러모로 경제적”이라며 “시부모님은 싫다고 하시지만 설 연휴에 해외여행을 가는 가정도 많은데, 나 혼자 모든 음식을 만들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주부 최모(59)씨는 차례 음식을 대행업체에서 구입하자는 며느리를 나무랐다. ....... “차례상 음식 수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는데 업체에 맡기는 게 말이 되나요. 그 사람들이 음식을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드는지 전혀 알 수가 없잖아요. 정성을 다해 음식을 장만해야 조상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되는 건데 말이죠.” 명절 차례상 준비를 어떻게 할지를 놓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티격태격하는 게 당장 최근 몇 년간의 얘기는 아니지만 올해는 여느 때와 다른 돌발 변수가 나타났다. 대행업체에서 주문하는 것이 직접 음식 재료를 사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전통이라는 것이 사람이 날 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느 시기를 지나면서 그때의 가장 좋았던 것을 모아서 형식을 갖춘 것이 전통이다. 따라서 전통을 지키되 그 형식은 자연스럽게 시대에 맞게 변해야 마땅하다. 따라서 현대는 현 세대들이 그 형식을 만들어가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는 그릇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명절을 문제절로 만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도 이건 양호한 편이다. 다음 기사는 더 황당하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60913063105601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지만, 형들이 모두 교회에 다녀 매년 제사를 주도해온 김 씨는 당시 "앞으로 제사를 지내지 말자"는 형과 형수들의 선언에 식사 중 밥상을 엎고 형들과 멱살잡이까지 했다."
"그는 "전통까지 문제시하는 것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며 "가족 간 화목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기 위해 형제간에 멱살잡이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화목을 이야기한다.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믿음을 타인에게 강요하여 심심치않게 물의를 일으키곤 한다. 하지만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는 것은 자신들의 행위이지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그에 반해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그게 절대적이어서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니 자신이 형들의 멱살을 잡아 놓고도 화목을 깨뜨린 것이 자신이 아니라 형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추석같은 명절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방식은 문제가 많다. 왜 한날 한시에 사람들이 동시에 움직여서 고속도로를 주차장으로 만들어야 할까? 가족의 화목을 위해서? 명절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가족과 같이 보내고 생일이나 기념일 같은 특정일에 모두 모이는 방식을 취하면 왜 안될까? 제사는 왜 지내야 할까? 조상 귀신이 먹는다는 헛소리는 더 이상 하지 말자. 가족들이 같이 밥상을 받으면 좋지 않냐고? 이도 마찬가지로 왜 그게 꼭 추석이나 설과 같은 명절이어야 할까? 왜 상차림은 몇백년 전에 정해놓은 규칙을 그대로 지켜야 할까? 라면을 아주 좋아했던 사람의 상에 라면을 올리면 안되는 이유가 뭘까? 또 몇백년전에 사람들은 구경도 하지 못했던 망고나 파인애플, 바나나 같은 과일들을 올리면 안되는 이유가 뭘까? 더 귀한 것이니 오히려 그것들을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닌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행하여지는 갖가지 구속들로 인해 명절이 아닌 문제절이 되곤 하는 이 모순을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