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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김정은의 문대통령 방북 초청과 문대통령의 대응

thinknew 2018. 2. 11. 09:50

균형 잡기


김여정이 청와대를 방문하여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함으로써 남북 화해를 위한 평창의 역할에 정점을 찍었다. 이로써 남북 대화를 통한 한반도 긴장완화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게다가 평창에 재를 뿌리는 집단이 누구인지도 분명해졌다. 일단 김여정의 청와대 접견 기사부터 보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2101534001&code=91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은 10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며 문 대통령에게 북한 방문을 초청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는 뜻을 밝혔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이 말한 ‘여건 조성’에는 남북관계 개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핵 문제에서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을 완곡하게 담은 것으로 보인다."  


바흐 올림픽 위원장은 평창 개막식에서 '남북 공동 입장'에 '전율이 돋았다'라고 표현했다. 이건 평창을 평화의 올림픽으로 만드려는 문대통령의 노력에 IOC가 적극 호응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지구촌의 다수도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원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북한도 김여정을 보내고, 김정은의 친서도 전달함으로써 이에 대한 생각을 명확하게 표시했다.


이렇게 되고 보면 한반도의 긴장을 부추기는 세력이 누구인지 명확해진다. 세계인이 축하하는 평창에 와서 북한을 자극하는 행동을 일삼은 펜스 미국 부통령의 행태에서 미국의 입장이 어떤지를 확인할 수 있다. 평창에서의 펜스 행동은 개인 행동이 아니라, 한쪽에서는 대화를 이야기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북한을 자극하는, 양동 작전을 구사하는 트럼프의 전술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한반도의 긴장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집단은 일본이다. 그런데 일본의 외교는 유치하기 짝이 없다. 트럼프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이미 국제 외교에서의 아베의 나이브함은 그대로 드러난 바 있다. '잡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평창에 와서도 그 짓을 반복하고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로 '1mm도 물러설 수 없다'고 뻥을 치던 아베가 평창에 온 것만으로도 외교적 패배인데, 평창에 와서도 그 합의를 다시 거론해서 문대통령에게 '역사를 직시하라'라는 웃으면서 빰치는 말로 한방 먹었다. 이어서 평창 후 연합훈련의 재개를 거론했다가 '그건 내정 간섭'이라는 또 다른 한방을 먹었다. 그러니 아베는 이번 평창행으로 얻은 것은 하나도 없이 '국제 외교에서의 유치함'만 전 세계에 알린 꼴이 되고 말았다.


한편, 김여정을 통해 김정은이 문대통령에게 방북 초청을 한 것에는, 색깔론으로 춘삼월 호시절을 보냈던 '자칭 보수'들은 결코 알 수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미묘한 점이 포함되어 있다. 북한의 초청은 '빠른 시일 내에, 문대통령이 편한 시점'에 북한을 방문해 주기를 요청했다. 만약 지금 남북이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하는 상황이라면 문대통령의 대응은 마찬가지로 "빠른 시일 안에 날을 잡겠다"여야 한다. 그런데 문대통령은 "그런 여건을 함께 만들어 가자"라고 했다. 이것은 남북 정상회담을 더 원하는 것이 북한임을 의미한다. 이건 당연한 것이다. '자칭 보수'들이 '북한은 위협'이라고 오랫동안 국민들에게 세뇌시켜 놓아서 그런 점을 인식하지 못할 뿐, 조금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문제다. 남한 만으로도 경제력이 북한의 100배(https://www.instiz.net/pt/2743405)가 넘는데다 그 남한보다 경제력이 또 10배나 더 큰 미국이 동맹으로 버티고 있으니,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보다 훨씬 덜 위협적인 데다 그래도 한민족이라는 끈끈한 연결고리까지 있는 남한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그동안 벼랑끝 전술을 펼치던 북한이 이렇게 내놓고 남한에 협조를 요청한 것은, 문대통령이 김대중, 노무현을 잇는 확고한 '한반도 평화주의자'라는 것을 북한도 인식했다는 뜻이다. 이로서 한반도에 우발적으로라도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확연하게 줄었다. 평창은 이미 대성공이다. 이제 얼마나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지을까가 주된 관심시일 뿐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