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현실적인 당선 가능성에 굴복하여 정치를 신한국당(지금의 자한당의 증조 할아버지 뻘되는 정당)에서 시작한 것에는 불가피했다고 봐 줄 구석이 있긴 하다. 그러나 지금 현재의 정치 상황에서 정치 입문을 어느 당에서 하는가는 당사자의 정치적 정체성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 기준이 된다.
지금, 두 명의 인물이 정치판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경로가 흥미를 유발한다. 먼저 국민대를 명예퇴직한 김병준 교수다.
http://www.nocutnews.co.kr/news/4936397
"한국당 관계자는 "제1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묵시적 단일화는 현장감 없이 펜대만 굴리는 정치인들의 손쉬운 해결책"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김병준 교수가 한국당 공천을 염두에 놓고 먼저 깃발을 드는 분위기다. 김 교수의 출마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는 그가 꾸준히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돼왔고, 서울에서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아 현역 의원들이 출마를 꺼려하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김병준은 박근혜가 궁지에 몰려 있을 때 총리를 하겠다고 나설 때부터 정치를 하는 목적이 오직 개인의 권력욕에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결국 인준 자체가 무산되어 학교로 다시 돌아간 뒤, 정치에 담을 쌓을 줄 알았는데, 그러기는 커녕 박근혜 치하보다 더 황당하게도 자한당을 등에 업고 정치를 재개하겠다고 나섰다. 물론 아직 자한당에 입당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박근혜의 바람막이가 될 게 뻔한데도 '(뭔가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퇴하지 않고 버틴 인간이고 보면, 자한당의 공천을 마다하지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자한당은 자한당대로 김병준 외엔 대안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기사에 나온대로, 서울시장 후보로 낙점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총리 후보에서 낙마하고도 당시 새누리당에서 세미나도 하고 한 것을 보면, 이 인간은 결국 총리 후보 서리로 나설 때 이미 짐작했던, 정치를 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더욱 분명하게 알게 된다. 제 발로 늪으로 빠져드는 인간들이 한 둘이 아니어서, 흥분할 필요도 애석해 할 필요도 없이, 그냥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 볼 일이다.
다음은 불과 며칠 전에 MBC에서 해고된 배현진의 자한당 입당 소식이다.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593
"‘MBC 조명창고’가 때 아닌 관심의 대상이 됐다. 배현진 전 앵커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뉴스데스크 하차 후 모든 업무에서 배제된 채 회사 모처 조명기구 창구에서 대기했다”고 발언한 이후부터다."
자한당은 그 전부터 '내부에서 행한 것'이 아니라면 외부에서 무슨 짓을 하든, 즉 그게 철새이든, 배신자이든 관계없이 자신들의 정적을 공격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인간이면 입당을 마구잡이로 받아주었다. 그런 자한당인지라 배현진을 입당시킨 것은 꼴통당으로서 너무나도 당연한 행동이다.
문제는 그 꼴통당에 입당하겠다는 배현진이다. 입당의 변에서 자신이 마치 언론 탄압의 희생자인 것처럼 코스프레하는 것에서 부터, 기사에서 거론된 대로 가짜 뉴스를 동원해서 자신의 희생자 이미지를 과장하는 것까지, 꼴통당의 정체성에 딱 맞아 떨어지는 인간이었다는 것을 '자한당 입당'을 통해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말하자면 꼴통당에 '젊은 피'가 공급된 것이다. MBC가 정권의 나팔수로 봉사할 때 적극적으로 부역했던 배현진으로서는, 이도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듣기 좋은 꽃 노래도 한두번이지'라는 말이 있다. 하물며 자한당의 꼴통짓은 어떻겠나. 그러니 꼴통계의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여 또 어떤 꼴통짓을 선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홍준표나 김성태, 장제원 같은 꼴통들은 이미 '저 인간들은 으례 그런 놈들'로 치부되어 자한당이 꼴통당이라는 것을 환기시키는 역할이 많이 희석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이 새롭게 등장한 인간들이 어떤 꼴통짓으로 '역시 자한당은 꼴통당'이라는 것을 환기시켜 줄 지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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