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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기자 눈에는 이게 '내로 남불'로 보인다고?

thinknew 2017. 11. 4. 09:25

고의인 듯 아닌 듯


'내로 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전성시대다. 개나 소나 '내로 남불'이란다. '내로 남불'이 딱 맞는 말일 때가 여러번 있었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달성되었다고 믿었던 1987년 이전은 아예 언급할 필요도 없다. 참여정부 때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해가 뜨도 대통령 탓, 비가 와도 대통령 탓'이라고 한탄할 정도로 전방위로 물고 늘어졌다. 대통령에 대한 모욕도 다반사였다. 그런 때였으니 인사청문회며 국정감사는 또 오죽했겠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야당이었던 신한국당을 향해 "당신들이 정권 잡으려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청문회를 마치 성인군자 뽑는 자리처럼 만들어 놓고는 정작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실정법을 위반한 인간들도 버젖이 장관 임명을 하곤 했었다. 이거야 말로 전형적인 '내로 남불' 아닌가. 그런 인간들이 이제 다시 야당이 되니 또 다시 인사청문회를 '성인군자 뽑기'로 되돌려서는 막무가내로 발목잡으면서 도리어 '내로 남불'을 떠들어 댄다.

자한당 꼴통들을 중심으로 한 현 야당들이 그런 것은 으례 그런 것이라고 치부하자. 명색이 그래도 '정론 직필'을 부르짖는 언론이, 그것도 진보 언론이, 사실을 전한답시고 '내로 남불'을 남발한다. 다음 기사를 보자.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817355.html 


"조국 6일 국회 운영위 국감 불출석…“청와대 못 비워”
1년 전 우병우도 “비서실장 없어 대통령 보좌해야”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민정수석’ 3차례 출석 ‘모범사례’
민주당 야당 땐 “우리 여당 시절엔 출석…우, 출석해야”
자유한국당 야당되자 “문 대통령 출석 전례…조국, 출석해야”

참여 정부 시절에 민정 수석이 국감에 출석한 것을 모범 사례라고 해 놓았다. 그러면서 우병우 출석을 요구한 것을 거론하면서, 자한당이 조국 민정수석 출석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청와대가 거부한 것을 '내로 남불' 운운하고 있다. 기자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우병우 출석을 왜 요구했는지에 대해 모른다는 것인가? 그리고 지금 자한당이 조국 출석을 요구하는 것이 무엇때문인지 모른다는 것인가? 우병우는 최순실 국정농단과의 관련성 때문에 호출되었지만 '바쁘다'고 거부했다. 그에 비해 조국 호출은, 야당들이 스스로 인사청문회를 깽판쳐 놓고는 그에 대한 책임을 다시 민정수석에게 묻는,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다 안되니 민정수석이라도 물고 늘어지겠다는 고약한 심보의 발로이다. 정치부 기자가 그걸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바빠서 못나온다'라는 회신의 동일함만을 언급한 채 '내로 남불'아니냐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자한당의 땡깡때문에 국회가 마비되도 '정국이 교착 상태'라고 강건너 불구경하듯 보도하는 언론인지라, '사실 보도'라는 명분 하에 마치 가치 판단을 배제한 듯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고약한 것은 언제나 가치 판단을 배제하고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그러니 '가난한 조중동'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싸다. 이런 기자들의 고약한 버릇이 하루 아침에 바뀔리도 만무하고, 사람들의 관심사에서도 이미 멀어졌으니 그냥 점검이나 하면서 지켜봐야 겠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아쉽다. 나도 창간 주주의 한사람이어서 더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