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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독서

기브앤테이크 - 애덤 그랜트

thinknew 2016. 10. 18. 21:42


이 책의 내용은 성공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느 성공서들과 마찬가지로 성공한 사람들을 분석하여 이끌어낸 결론들이어서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성공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 책은 사변적으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에서의 연구 결과들에서 결론을 이끌어내기는 한다 

저자는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다.
"통념에 따르면 커다란 성공을 이룬 사람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능력, 성취동기, 기회다. 성공을 거두려면 재능을 타고나는 것은 물론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기회도 따라주어야 한다. ........ 대단히 중요하지만 흔히 간과하는 네 번째 요소가 등장한다. 그것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성공에 이르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마주치게 될 대상(자신을 포함해서)을 기버(giver), 테이커(taker) 그리고 매쳐(matcher)로 구분한다.
"테이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신이 준 것보다 더 많이 받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이들은 상호관계를 입맛에 맞게 왜곡하고 다른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또한 세상을 ‘먼저 잡아먹지 않으면 잡아먹히는'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보고, 성공하려면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기버는 상대적으로 드문 부류다. 그들은 상호 관계에서 무게의 추를 상대방 쪽에 두고 자기가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기를 좋아한다. 테이커는 자신에게 중점을 두고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가늠하는 성향이 있는 반면, 기버는 타인에게 중점을 두고 자기가 상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주의 깊게 살핀다."
"직업적으로 철저하게 기버이거나 테이커인 사람은 거의 없고 대개는 세 번째 행동 유형을 선택한다. 그 유형은 바로 손해와 이익이 균형을 이루도록 애쓰는 ‘매처(matcher)’다. 공평함을 원칙으로 삼는 매처는 남을 도울 때 상부상조 원리를 내세워 자기 이익을 보호한다."


이런 분류를 바탕으로 기버가 성공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기버가 성공 사다리의 밑바닥으로 추락한다는 사실은 연구 결과가 입증한다. 남을 이롭게 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성공 기회를 희생하는 기버는 광범위한 직업군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
"성공 사다리의 꼭대기에도 기버가 있었다. 앞서 말한 대로 생산성이 가장 낮은 기술자는 기버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생산성이 가장 뛰어난 기술자를 찾아보면 그 또한 기버임이 드러난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캘리포니아 주 기술자는 항상 동료에게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는 사람이었다. 최고의 기술자와 최악의 기술자는 모두 기버다. 테이커와 매처는 성공 사다리의 중간 쯤에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언급을 보면 기버가 항상 성공한다는 것이 아니라 기버가 성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타적인 사람들이 사회생활에서 손해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우리가 겅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사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버들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이 책이 기버 성향을 타고난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될 수 있으며, 기버가 되면 항상 손해본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버로 처신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어서 도덕적 자극이 되기는 한다.

저자도 기버가 되는 것이 성공에 이르는 길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남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은 성별을 떠나 기버라면 누구나 짊어진 저주와도 같다."
"기버가 개인적으로 누군가를 만날 때는 먼저 상대의 진실성을 판단한 다음, 상대가 테이커면 기본적으로 매처처럼 행동해 자신을 지키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결론은 다음과 같이 맺어놓았다.
"우리는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다. 이는 직장에서의 행동이 우리가 어떤 사람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당신이 일상생활에서 기버의 가치를 간직하고 있다면 직장생활에서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조금이라도 이타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면 우리가 깨어있는 시간은 더 큰 성공, 풍부한 의미, 그리고 지속적인 영향력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성공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지 못해서 아쉽기는 해도,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 또는 상반되는 심리학적 발견들이 많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 그렇다.
"스탠퍼드대학의 심리학자 데일 밀러(Dale Miller)는 사람들은 "타인이 이기적으로 행동할 듯한 상황에서" 자신만 이타적으로 행동하면 이용당할 수 있다고 걱정하며, "경쟁 추구를 합리적이고 적절한 행동"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한다."
"노스웨스턴대학의 경영학과 브라이언 우지(Brian Uzzi) 교수는 인맥이 은밀한 정보, 다양한 기술, 권력이라는 세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이 한 것으로 알려진 말을 인용하자면,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그가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드러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권력을 손에 쥐면 스스로 대단하고 영향력있는 사람이 된 것처럼 느낀다고 한다. 이는 자신에게 더 자유롭게 행동하고 마음대로 본성을 드러낼 권리가 있다고 여긴다는 말이다."
"강한 유대관계는 정말로 신뢰할 수 있는 가까운 친구나 동료와의 관계를 일컫는다. 반면 약한 유대관계는 우연히 알게돼 안면 정도만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말한다. ....... 강한 유대관계는 결속감을 주고, 약한 유대관계는 새로운 정보에 보다 효과적으로 접근하도록 다리가 되어준다."
"물론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다. 그러나 기본 요건을 갖춘 방대한 후보군이 있을 경우 그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근성이다."
"릴젠퀴스트는 조언을 구하는 행동에는 배움, 관점 전환, 헌신 그리고 아첨이라는 네 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매처와 테이커가 실패한 기버보다 에너지를 덜 소진할 수는 있지만, 회복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은 성공한 기버라는 점이다."


이 책도 여느 성공서들처럼 결론이 허무하기는 하다. 그래도 심리학적 연구 결과들을 들어보면 우리가 평소에 가졌던 생각들을 확인하거나 교정할 수 있으므로 읽어볼 가치는 있다. 제목도 성공을 예상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므로 성공에 이르는 길을 찾으려는 생각을 버리고 그냥 한번 읽어보면 그런대로 건질게 좀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