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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감추어야 하는 것과 밝혀야 하는 것

thinknew 2016. 11. 28. 09:10


세상사는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보다 감추는 것이 더 좋은 경우가 가끔 있기는 하다. 문제는 감추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판단을 누가 하는냐이다. 그 판단을 하는 존재도 결국은 사회의 한 구성원이고 보면 사실은 감추는 것 보다는 밝히는 것이 백번 낫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박근혜 게이트 와중에 검찰이 요상한 소리를 했다. 기사를 보자.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901849

"검찰 수사 결과를 전면 부인하며 '사상누각'이라는 표현까지 쓴 청와대에 대한 검찰의 기류가 심상치 않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녹취파일 10초만 공개해도 촛불이 횃불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감추는 것이 더 나을 것이고 판단했다가 결국은 현실을 밝히는 것이 더 나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무수히 많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영국을 공격하면서 영국은 독일의 폭격의 피해가 막심함에도 불구하고 전황을 영국에 유리하게 전하다가 결국은 '피해가 막심하니 공습에 대비함으로써 피해를 줄이라'고 이실직고하기에 이른다.

김영상 정부에서 언론사 세무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한참 후에 김영삼이 말하길 "조사 결과가 너무 엄청나서 자신이 덮으라고 지시했다"라고 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세무조사를 다시 하여 수구언론들이 천억을 오르내리는 탈세가 밝혀져 언론사들이 곤욕을 치루었다. 수구언론들이 극렬하게 저항했음은 물론이다. 그 언론사들이 아직 생생하다. 생생하다 못해 노무현을 무너뜨렸고, 이명박과 박근혜를 옹립했으며 다시 보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책략을 꾸미기에 여넘이 없다. 그것을 감춘 김영삼은 결과의 파장을 잘못 판단했거나 아니면 언론을 건드리기가 두려워서였을 것이다.

검찰이 정호성 파일을 공개하면 촛불이 횃불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범죄 증거물을 기소 전에 공개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만약 법률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면 검찰은 그런 엄포를 놓아서는 안된다. 법률적으로 문제가 안된다면 당연히 엄포를 놓을 것이 아니라 공개를 해야 한다. 박근혜의 버티기 때문에 나라꼴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보고 있으면서도 그런 엄포만 놓고 있는 것을 보면 그게 관행적으로 해 왔지만 해서는 안될 그런 일이거나 아니면 그야말로 엄포일 가능성,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검찰로 다시 태어나려면 검찰도 고해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번 기회에 그런 검찰도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검찰 똑바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