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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갈등의 전략 - 토머스 셀링

thinknew 2016. 6. 9. 20:10


생물은 제한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므로 필연적으로 갈등을 유발한다. 인간도 여타 생물종과 마찬가지여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갈등 상황에 노출된다. 다른 동물들 보다 한 차원 높은 의식을 가진 인간은 단순하게 갈등 상황에 노출되는 것 뿐만아니라 그 상황을 분석하고 대응과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이러한 갈등 상황의 분석, 대응 그리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도구가 바로 '게임이론'이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게임이론'의 한 경우가 '죄수의 딜레마'이다. 두 죄수가 분리되어 심문을 받고 있다. 두 죄수 모두 혐의를 부인하면(협력-협력) 둘 다 무죄 석방이다. 둘 다 혐의를 시인하면(배신-배신) 둘 다 5년 형을 선고받는다. 그런데 둘 중 한명은 혐의를 시인하고(배신), 다른 한명은 혐의를 부인하면(협력), 혐의를 부인(협력)한 죄수는 괘심죄에 걸려 10년 형을 선고받고, 시인(배신)한 쪽은 무죄 방면된다. 둘이 의논할 수 있으면 당연히 둘 다 혐의를 부인(협력-협력)할 것이다. 문제는 분리되어 있어서 다른 죄수가 어떤 판단을 내릴 지 모른다는데 있다. 이런 경우 둘 다 혐의를 시인하는 것(배신-배신)이 합리적이다. 경우의 수를 분석해 보면 분명하다. 다른 죄수가 혐의를 부인(협력)한 경우, 내가 시인(배신)하면 나는 무죄, 다른 죄수는 10년 형이다. 한편, 다른 죄수가 혐의를 시인(배신)한 경우, 내가 시인(배신)하면 둘이 같이 5년 형, 내가 부인(혐력)하면 다른 죄수는 무죄 방면, 나는 10년 형이다. 따라서 다른 죄수가 어떻게 나오든 나는 배신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른 죄수도 나와 마찬가지 상황에 처해 있으므로 결국 서로 배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실제 상황에서도 그렇다. 수사 드라마에서 수사관들이 범인과 공범을 추궁하는 것이 바로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다. 이럴 경우 거의 대부분 둘 다 불게 되어 있다.

'게임이론'에 '죄수의 딜레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게임이론'이 어렵기도 하지만 비교적 단순한 상황인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서로 배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이 결론을 대중들이 수용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게임이론'은 핵무기 개발에도 참여한 수학자 존 폰 노이만과 경제학자 오스카 모르겐슈테른이 처음 소개하고, 영화 Beautiful Mind 의 주인공인 존 내쉬가 이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는다.


이 책의 저자도 역시 게임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는다. 그런데 이 '게임이론'은 수학적 개념이어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대단히 힘들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Non-zero Sum Game을 다룬다고 하는데 솔직하게 고백하면 공학도이면서, 독서량이 꽤 되는 나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게임이론'에 나오는 여러 갈등 상황은 우리가 실생활에서 흔히 겪는 것인만큼 수학적인 부분을 최대한 배제하고라도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이해하면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불완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요약이라 어쩔 수 없이 요약이 부실하다. 다만 내가 이해한 것 만이라도 여기에 간략하게 소개하고, 더 깊은 이해는 개별 독자들에게 맡긴다.

"그렇다면 강조할 것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전략적 갈등이란 말 자체가 냉정해 보여도, 이 이론은 폭력을 적용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전략적 갈등은 본질적으로 침략이나 저항이나 전쟁에 관한 이론이 아니다. 전략적 갈등은 전쟁이라는 위협 또는 그 밖의 다른 어떤 것의 위협이다. 그러나 그것은 위협을 활용하는 것이고, 위협과 약속을 활용하는 것이며, 더 일반적으로 말해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맞춰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둘째, 그 이론을 잠재적 적에게 적용하는 것과 잠재적 우방에게 적용하는 것을 차별하지 않는 것처럼, 이러한 이론은 갈등과 공통의 관심사를 차별하지 않는다."

"상대가 나와 똑같이 행동하려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면 사람들은 자신의 의도와 기대를 상대와 곧잘 일치시킨다는 사실이다."

"양보를 하려면 먼저 상대가 할 수 있는 예측을 확실하게 장악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자신이 물러 설 수 있는 한계를 상대가 분명히 알도록 해야 한다. 양보는 분명하게 하되 그것을 상대가 항복으로 해석하지 않게 하려면, 멈출 수 있는 분명한 지점이 필요하다. 중재자가 그 지점을 제공해줄 수 있다. 또는 주변의 여러 지점과 새로운 지점을 질적으로 구분해주는 다른 요소가 그것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즉 전통은 묵시적 동의로는 쉽게 확인할 수 없는 집합들을 자연스레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 많은 에티켓이나 사회적 제약의 힘은 그것의 적절성이나 권위를 박탈당한 몇 가지 경우를 비롯해 조율게임의 해결책이 되었느냐 못 되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모든 사람이 규칙을 준수하리라고 모든 사람이 예측한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은 예측하게 되고, 그래서 규칙을 지키지 않게 되면 눈에 띄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담배나 술을 끊을 때도 마찬가지다. "딱 이번 한 잔만"이라고 말하지만 이처럼 불안한 타협도 없다. 담배 개수를 줄이는 방식으로는 안정된 타협점에 도달하기 어렵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성공한 사람은 대부분 단번에 끊은 사람이다."

"위협의 뚜렷한 특징은 어떤 사태가 발생했을 때 상대가 하는 행동에 따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언질과 마찬가지로 위협은 선택의 포기이며 대안의 단념이다."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합의에는 실행 가능한 조건이 붙어야 하고 실행 가능한 유형의 행동이 포함되어야 한다.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적어도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벌칙을 주거나 강요할 수 있는 모종의 권위고, 또 하나는 벌칙과 강요를 요구하고 있는지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야단맞을 짓을 한 아이는 부모의 눈을 똑바로 보지 않는다. 일단 눈이 마주치면 부모도 아이의 버릇없는 행동을 그냥 눈감아 줄 수 없다는 것을 아이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어른도 마찬가지로 허락받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일은 아예 요청하지 않는다. 요청을 했다가 거절당하면 차라리 말을 꺼내지 않았을 경우보다 더 곤란한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이라는 용어는 게임이론에서 가져온 것이다. 게임이론은 기술게임, 확률게임, 전략게임 등으로 구분된다. 전략게임은 상대의 행위에 따라 이쪽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도 달라지는 게임이다. 전략이란 용어는 상대가 내리는 결정의 상호의존성과 행동에 대한 예측에 초점을 맞추는 것일 뿐 군사용어는 아니다."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요약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책의 내용 중에 적대국 사이의 전략 무기 감축 협상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상황은 북한이 적대국으로 설정되어 있는 분단국인 대한민국의 상황과도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아서 우리 정부에도 '게임이론'에 정통한 전문가가 있어야 마땅하고,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튼 이 책은 독서 추천은 중립이다. 확실히 어렵기 때문에 수학적 바탕이 약한 사람들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도전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