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독서

이것이 생물학이다 - 에른스트 마이어 2

thinknew 2016. 6. 6. 15:30

지난 글에서는 생물학이 어떻게 '인간의 본성'을 규명하는데 근접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생각의 변화를 주로 요약했다면, 이번에는 생물학적 발견을 중심으로 요약해 본다.

"17세기에 처음 나타난 생기론은 본질적으로 반대운동이었다. 그것은 과학혁명의 기계론 철학과 갈릴레이에서 뉴턴에 이르는 물리주의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생기론은 동물이 기계에 불과하며 생명의 모든 현상은 물질의 운동으로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격렬히 저항했다. 생기론자들은 데카르트주의의 설명 모델을 반대하는 데에는 대단히 설득적이며 파괴력을 가졌지만, 대안적 설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다양한 설명만 난무했지 통합적 이론은 없었다."
"생명 실체라는 별도의 범주에 대한 증거들이 사라져가고 점차 거대분자와 그 구성에 의하여 생명물질들의 독특한 특성들이 설명되기 시작했다."
"세포로부터 세포조직, 기관, 기관계, 하나의 유기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에서 부분들의 통합이 존재한다. 통합은 생화학 수준에서, 발달단계의 수준에서, 유기체의 행동 수준에서 발견될 수 있다."
"분자 수준에서, 그리고 세포 수준에서 나타나는 모든 기능들은 물리화학의 법칙을 따른다. 거기에는 별도로 생기론의 원리를 필요로 하는 어떤 빈틈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기체는 죽어 있는 물질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유기체는 죽어 있는 물질에서는 발견될 수 없는 여러 가지 창발적 속성을 가진, 위계적인 질서를 지닌 체계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들의 활동이 역사적으로 획득된 정보를 포함하는 유전 프로그램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이다. 이는 죽어 있는 자연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현상이다."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최종 결과를 얻기 위해 과정의 최초 단계에서 원인을 구하는 것은 아마 목적론적 사고의 잔재이다."
"생물학에서 원인이 관계되면 더욱 극심한 복잡성이 있다. 살아 있는 유기체의 각 현상과 과정들은 근접(기능적인)원인과 궁극(진화적인)원인이라 불리는 두 분리된 원인의 결과이다."
"근접원인과 궁극원인을 주어진 생물학적 현상들에 대한 설명으로서 함께 제공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하다. 예를 들면 성의 분화에 대한 설명을 위해 근접한 생리학적 설명(호르몬, 성조절 유전자)과 진화적 설명(성선택, 방해하는 육식동물의 양상들)을 모두 제시할 수 있다. 생물학 역사에서 일어난 많은 유명한 논쟁들은 한쪽에서는 근접원인만을 고려하고, 다른 쪽에서는 진화적 원인만을 고려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생명세계의 특수한 성격들 중 하나는 생명세계가 이러한 두 종류의 원인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비생명계에는 한 종류의 원인만 있다-그것은 자연법칙(종종 무작위적 과정과 결합되는)에 의해 제공된다."

"인지적 진화인식론은 인간 두뇌의 세 영역 중 특히 두 번째 영역과 관련된다. 그것은 신생아에게 중요하고도 특화된 인식적 정보를 저장할 적절한 열린 프로그램을 공급하기 위해 선택을 통해 진화한 뇌의 영역들을 다룬다. 그러한 두뇌의 영역들에는 형이상학적이고 본질주의적인 것이 전혀 없다. 그것들은 단순히 다윈적 진화의 산물이다."
"동물이나 식물 할 것없이 생물은 모두 동일한 벽돌- 즉 세포 -로 지어진 구조물이라는 것을 밝힌 슈반의 멋진 저서가 불러일으킨 충격은 대단히 컸다. 그것은 생명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어떤 통일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나아가서 동, 식물 모두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세포가 생명체를 이루는 기초적인 구성요소임을 보여 주었다. 그것은 환원주의적 사고에 커다란 힘을 실어주는 결론이었다."
"특정 유기체가 자신의 행동 조합들을 갖는 것은 진화의 결과이다. 그러나 특별한 행동에 대한 신경생리학을 설명하는 것은 신경생리학적 연구를 통한 근접원인 연구를 필요로 한다."
"근접원인은 표현형, 즉 형태와 행동에 영향을 준다. 궁극원인은 유전자형과 그것의 역사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근접원인은 대개 기계론적이지만 궁극원인은 개연적이다."

"배아에서 어린 성체로의 발달과정이 크게 매혹적인 현상임에는 틀림없지만 발생생물학이라는 학문 분과는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윌리엄 하바William Harvey가 나타날 때까지 오랫동안 전혀 새로운 진전을 볼 수 없었다."
"유전학이 발전하면서 과학자들은 유전자형genotype(각 개체의 유전적 조성을 결정한다)과 표현형phenotype(각 개체에서 관찰되는 모든 관찰 가능한 특징의 총합이다)을 구분하게 되었고 발생의 과정에서 유전자형이 -병아리를 만드는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음으로써- 병아리의 표현형 발현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렇게 발생과정의 진행을 위한 제반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전자형은 이미 만들어져 있, 전성적前成的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무런 형태도 갖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수정란으로 하여금 후성적인 발생을 제어한다는 점에서는 그것이 후성설론자들이 말하는 정수의 역할을한다고 하겠다."

"생명의 기원이 아주 복잡한 주제인 것은 틀림없지만 이제 더 이상 다윈 이후로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수수께끼는 아니다. 사실상 물리화학법칙들을 토대로 무기물로부터의 생명 발생을 설명하는 데 근본적인 어려움은 이제 없다."

"그리스인들로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변화가 우연에 기인하는가, 필연에 기인하는가 하는 것은 커다란 논쟁거리였다. 이 오래된 수수께끼에 탁월한 해결책을 발견한 사람은 다윈이었다. 양자에 다 기인한다는 것이었다. 변이의 산출에는 우연이 지배하는 반면, 적절한 선택에는 필연이 폭넓게 작용한다. 그러나 다윈이 '선택'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별로 운이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연 속에 신중하게 선택하는 어떤 행위자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선택된' 개체들은 단지 적응에 실패하거나 운이 나빴던 개체들이 개체군으로부터 제거된 후에 남아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선택이라는 말을 '비임의적 제거'라는 말로 대치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오늘날 동물행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정신활동에서 일부 동물들(코끼리, 개, 고래, 영장류, 앵무새)과 사람 사이에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의식도 마찬가지이다. 의식의 근거는 무척추동물은 물론 심지어는 원생동물에서도 나타난다. 정신이나 의식은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생명연구에서 유형주의 사고는 결코 교훈을 제시해주지는 못하지만 인종에 대한 문제에서만큼은 가장 부도덕하고 해악을 끼치는 것으로 작용해 왔다. 오늘날 분자생물학 연구에 의하면 모든 인종은 서로 매우 가까운 관계이며, 단지 집단의 변이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흔히 신체나 사고방식, 그리고 행동양식 등 여러 면에서 평균적으로 차이를 나타내기는 하지만 이들의 변이곡선은 크게 중복되어 있다."


다음 글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