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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한미 연합훈련 중단, 뭐가 문제인가

thinknew 2018. 6. 16. 09:39


한미 연합훈련의 주 목적은 '북한의 위협으로 부터 남한을 방어하기 위함'이다. 이 명제가 성립하려면 '북한이 남한보다 군사적으로 우세'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 전쟁 이후다. 그리고 60-70년대 초까지는 저 전제가 타당했다.

그러나 벌써 1970년대 후반부터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그 상황을 군부 독재 세력과 조선 찌라시를 필두로 한 수구 반공주의 세력들이 지금까지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이 붕괴되기 전까지는 주한 미군 주둔의 명분이 있었다. 공산주의의 남하로 부터 동아시아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게 미국이 동아사아 안보를 담당해 줌으로써 남한과 일본은 군사비 부담이 가벼워져 경제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미군 주둔의 명분이 성립되는 지점이다.

소련이 붕괴된 이후로는 미군 주둔의 명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어서 주한 미군 철수가 당연히 협상 테이블에 올라야 했다. 미국도 그것을 원했다. 소련이 붕괴된 마당에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 흑자를 올리는 일본과 한국을 위해 방위비를 계속 부담한다는 것이 미국으로서도 탐탁치 않을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적극 저지한 것이 바로 지금 자한당으로까지 이어지는 '자칭 보수'들이었고, 나팔을 불어준 조중동 찌라시들이었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소득도 없이 돈만 드는 한미 군사훈련은 주한 미군 철수에 앞서 진작에 중단되었어야 했다. 그런 한미 연합훈련이 북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협상의 패의 하나로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 기사를 일단 보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6152220025&code=910302&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1_3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관련된 정부 내 협의와 한·미 간 의견조율이 본격화되고 있다. 청와대는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포함한 한·미 연합훈련을 북한과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문제에 대해 조만간 결론을 내리고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미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62·사진)도 14일(현지시간)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군사력이라는 게 경제력만큼 분명하게 수치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남한과 북한, 어느 쪽이 군사적으로 우위에 있는가를 경제력 격차 만으로 단순하게 계산할 수는 없긴 하다. 그러나 한미 연합훈련과 더 나아가서 주한 미군 철수를 반대하는 진영의 논리를 짚어 보면 어느쪽이 암까마귀인지 숫까마귀인지를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

요즘 전여옥처럼 한때 '자칭 보수' 쪽에서 목소리를 높이다 친박에게 치여서 2선으로 물러난 이후 제대로 된 소리를 가끔 하는 진수희 전 의원이 뉴스 패널로 나와서 이런 소리를 했다. "트럼프가 돈이 많이 든다고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그보다 돈이 더 많이 드는 북한 비핵화는 어쩌려는지 우려가 된다"고. 트럼프가 돈이 많이 든다고 한 배경에는 '한미 연합훈련이 할 필요가 없는 것인데 쓸데없이 돈을 쓰는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 말은 북한보다 더 센 남한을 방어한다는 명목으로 미국이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경제력 격차로 간접적으로 추론하더라도 남한의 군사력이 북한보다 우위'라는 판단을 강화시켜 주는 주장이다. 트럼프의 저런 주장이 난데없이 튀어 나온 것도 아니다. 주한 미군 방위비를 한국이 더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나, 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 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모두 '북한으로부터 남한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미국이 돈을 쓸 이유가 없음'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진수희는 단지 '돈이 많이 든다'는 트럼프의 말만 가져와서는 '북한 비핵화'를 미국이 추진하겠느냐고 우려한다.

일전의 포스트에서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지만 주한 미군 주둔에 대한 어느 시민의 우려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주한 미군이 철수하면 지역 경제가 무너진단다. 그런 인간들이 정치적 의사 표현은 '주한 미군이 철수하면 북한에게 당한다'는 헛소리를 하는 쪽에 표를 주는 것으로 한다. 반대의 논리가 바뀐다는 것은 '근거가 없음에도 자신들의 주장을 바꿀 뜻이 없음'을 뜻한다.

이런 게 '자칭 보수'들이 지금까지 보인 행태이다. 그걸 또 이명박은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처음에는 한반도 대운하였다가, 관광 목적의 개발로, '사대강 살리기'로 논리를 바꿔가며, 다수 국민들의 거센 반발을 무시하고, 수십조원의 예산을 들여 사대강 개발을 밀어 붙인 결과가 '살리기'가 아닌 녹조로 가득한 '죽이기'로 전락한 결과를 우리는 보고 있다.

당이 궤멸 수준의 참패를 당하고서야 비로소 제정신 박한 소리를 하는 김성태의 말을 들어 보자.
"한편 당의 정체성이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못했다는 비판과 관련, 김 원내대표는 "수구 냉전세력으로 비춰진 부분에 대해서는 일대 혁신을 하겠다"며 "앞으로 한국당은 보수진보 프레임에서 완전히 빠져 나오겠다"고 선언했다."
http://www.nocutnews.co.kr/news/4986163#csidxe5d7b87f4d43a21a1c2fe0a25b5914e

저 말대로라면 정말로 보수가 살아날 수 있다. 그런데 개혁보수를 표방하고 죽음의 골짜기로 걸어들어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던 유승민도 못한 것을 김성태가 할 수 있을까? 아직도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홍준표의 따가리 노릇이나 하던 그 김성태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