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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적폐들의 진부한 대응 논리

thinknew 2018. 8. 3. 08:53

여행가서 친구보다 먼저 잠들면 안되는 이유


삼성 이건희가 구속 위기에 처했을 때, 대응 논리는 이건희가 구속되면 삼성이 무너지고, 그렇게 되면 한국 경제가 무너진다는 것이었다. 이 논리가 깨진 것은 삼성물산 합병 건으로 이재용이 구속될 위기에 처하자 삼성 주가가 오히려 올랐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부터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이명박, 박근혜 정권 하에서는 이런 논리가 먹혀 들어갔다.

그와 같은 논리 구조를 가진 대응 방식이 아직도 행해지고 있다. 먼저 사법 농단에서 나온 반응을 한번 보자.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145269 


"고 대법관은 퇴임사에서 "요사이 법원 안팎에서 사법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내리고 사법권 독립이 훼손될 우려에 처해 있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며 "이 부분 이야기에 이르면 저로서는 말할 자격이 없음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사법 농단 자체가 사법부의 신뢰를 추락시킨 것이어서 그 사태의 실체를 명백하게 드러내는 것이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임에도, 연루자들이 실체 규명에 대해서는 일언 반구도 없이 '사법부의 신뢰 추락 만을 걱정하고 있다.

기무사 계엄 문건에서도 같은 논리 구조의 대응이 나온다. 한번 보자.

https://news.v.daum.net/v/20180803000347778 


"군 원로 격인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군의 사기를 꺾고 군비를 소홀히 하는 것은 유사시 국민의 자유와 생명의 희생을 예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이 19세기 말 청나라군이나 히틀러 시대 독일군처럼 추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민간의 문제에 개입할 수 없는 기무사가 박근혜 탄핵을 빌미로 계엄을 검토했다는 것, 그 자체가 군의 기강을 심각하게 무너뜨리는 것이고, 또 그것은 안보 역량 약화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니 기무사를 개혁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런데 기무사 계엄 문건을 문제삼는 그 자체를 군의 사기 저하로 연결한다.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삼성이 무너지면 정말 곤란하다. 사법부는 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여야 마땅하다. 국가 안보가 중요함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다. 문제는 그 중요한 조직의 근간을 뒤흔들거나 방조한 세력들이, 자신들이 원인을 제공한 그 흔들림을 빌미로 실체 규명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감추려고 하는 자, 그리고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 하는 자들이 범인이라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적폐들을 발본색원해야 하는 이유를 적폐 세력들이 스스로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