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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자칭 보수' 동네 싸움 구경

thinknew 2018. 2. 4. 09:51


자고로 내가 엮이지만 않으면 싸움 구경만한게 없다. 그런데 '울고 싶자 빰 쳐 준다'고, 자중지란을 일으키라고 고사라도 지내고 싶은 판에 '자칭 보수' 동네에서 저절로 싸움판이 벌어졌다. 그 싸움판의 중심에 항상 개쓰레기 홍준표가 있다. 일단 기사를 보자.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830589.html 


"홍 대표는 이날 자신에 대한 “가짜 뉴스”를 보도했다며 엠비엔을 상대로 서울 여의도 당사 출입 무기한 금지 조처와 함께 국회의원 및 당직자에게 “엠비엔 취재 거부”를 지시했다. 당원을 대상으로 엠비엔 시청 거부 운동도 하기로 했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엠비엔 취재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엠비엔에서 내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을 수년간 성희롱했다고 보도했다. 류 전 최고위원을 안 것은 지난 4월 대선 때인데 어떻게 수년간 성희롱을 했다는 보도를 할 수 있느냐”며 “성희롱을 한 일도 없고 36년 공직 생활 동안 여성스캔들 한 번 없는 나를 이런 식으로 음해하는 가짜 언론은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자한당이 MBN의 당사 출입 금지 조치를 취했다. 진보 언론이라는 JTBC나 한경오가 아닌, 그동안 자신들을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느라 '찌라시 종편'이라는 오명을 자초한 그 MBN을 말이다. MBN이 실수하기는 했다. 홍준표 말마따나 (성추행을 하기는 했되) '수년 간'은 아닌데 말이지. 그런데 찌라시와 종편들이 악의적 오보를 낸 게 어디 하루 이틀인가. 자신들이 권력을 쥐고 있을 때는, 개혁 진보 진영을 음해하는 악의적 오보를 부지기수로 양산해도 뒤에서 그것을 즐긴 인간들이 홍준표에 대해 비판을 했다고 취재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하긴,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고 당원권 제명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리는 집단이니 새삼스럽게 황당해 할 일은 아니다. 아무튼 여기에 하나의 싸움판이 벌어졌다면 또 하나의 싸움판이 벌어질 예정이다. 짤방 이미지에 보였듯 홍준표에게 당한 류여해가 홍준표를 고소하겠단다. 두 싸움판 모두에 홍준표가 엮여 있다는 것이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것이다.

홍준표가 막말을 할 때도 의도는 분명했다. '자칭 보수'들을 향한 구애였고 일정 정도는 성공했다. 당 대표를 먹었고, 여전히 '자칭 보수'들의 중심이며, 깃발 날릴 때는 지지율이 20% 언저리까지 가니 말이다. 그런데 류여해를 갈구고, MBN을 갈구는 것은 자중지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 말은 홍준표도 방향 감각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뜻이다. 원래 사나운 사냥개는 목표를 상실하면 자신들끼리 물고 뜯는 법이니, 이런 현상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싸움 구경이야 흥미진진하지만 싸우는 둘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아주 나쁜 인간(홍준표)와 좀 덜 나쁜 인간들(류여해, MBN)의 싸움인지라 굳이 편을 들자면 후자 쪽이다. 류여해, MBN 힘내라. 홍준표를 확실하게 물고 늘어지면, 그건 결코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한국 정치판을 정화시키는데 일말의 기여는 하는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