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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일상 속의 적폐들 - 박사모

thinknew 2017. 8. 23. 18:09



촛불 집회가 한창일 때, 한편에서는 소위 말하는 태극기 집회가 열렸었다. 참석자의 대다수가 노인층인데다 일당 받고 동원되었다는 의혹이 강하게 있었다. 이명박 국정원 지휘 하의 댓글 부대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요즘 그게 전적으로 거짓은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때도 일당 받고 온 사람은 소수고 대다수는 자발적으로 참석한 것이라는 반론이 있었다. 박근혜가 탄핵되어 재판까지 받고 있는 지금, 여전히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그 말도 맞는 것이라고 인정해야 하겠다. 사상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그게 박근혜일지라도 지지하는 게 문제일 수는 없다. 진짜 문제는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인간들의 행태이다. 그게 참으로 황당하다. 다음 기사를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0823104027492 

"이종란 반올림 노무사는 지난 18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의 행패로 인해 모든 반올림 구성원이 고통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올림은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의 질환을 갖게 된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다. 피해자와 유가족, 활동가 등으로 구성돼있다."
"반올림 측에 따르면 박사모 회원은 반올림의 농성장을 훼손하고, 폭력적인 발언을 가했다.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 공판 당시, 박사모 회원이 반올림 측에 가한 폭언이 가장 대표적이다. 박사모는 반올림 활동가 등을 향해 “뭐 뜯으러 왔냐” “인천 앞바다에 빠져 죽어라” “김정은 추앙하면서 살아라” 등의 욕설을 내뱉었다. 박사모는 이날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 진단을 받은 한혜경씨에게도 모욕적인 언사를 가해 논란이 됐다."


이 인간들 뿐만 아니라 세월호 농성장 앞에서 폭식 투쟁을 벌인 일베들,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양보하라는 엄마부대 인간들은 공통점이 있다. 세상의 모든 행위를 박근혜를 지지하는 것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누어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는 듯한 모든 행위에 대한 공격을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한다. 문제는 그게 정말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는 것인지 조차 불분명하다는데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돈받고 동원된 것들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들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이웃 중에 박근혜 이야기만 나오면 싸우려 드는 그런 인간들이란 뜻이다.

이런 괴이한 행태는 뿌리가 깊다. 참여정부 시절, 삼성의 이건희가 재판을 받고 있을 때였다. 지금까지도 참여정부가 삼성과 유착했다는 루머를 굳게 믿고 있어서 참여정부의 공과에서 항상 그것을 내세우는 인간들이 제법 있는 상황인데, 참여정부 그 시절에 이건희 재판을 보고 있던 일용직 노무자가 뜬금없이 '노무현 개xx'를 외쳤다. 그것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저 황당한 행태와 판박이다. 연유가 무엇이던 간에 자신들의 사회적 상실감을 정당한 논거도 없이 자신들이 자의적으로 설정한 대상을 향해 언어 및 신체 폭력을 행하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이런 괴이한 행태들에 대해 정치인이나 언론들의 농간에 놀아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드러나는 것을 보면 그게 결코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제 '증오 범죄 방지법'을 제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신체 폭력만 폭력으로 인정하다 보니 박사모나 일베들의 언어 폭력은 그냥 두고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들이 행하는 언어 폭력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결코 사회지도층(?)이라고 할 수 없는 평범한 시민들 중 일부에 의해 행해지는 이런 폭력을 언제까지 용인할 수는 없다. 꼴통 정치인들은 '주민 소환제'의 도입 근거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증오 범죄 방지법'의 도입 근거를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저 인간들의 행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