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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이방카의 한국 방문이 남긴 의미

thinknew 2018. 2. 28. 10:11

▲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출국 전 남긴 트윗. 연합뉴스


정치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상징적 의미를 띄게 마련이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핵심 당사자 중 하나인 미국, 그 미국의 대통령의 딸이자 정치 고문인 이방카가 한국을 방문했다. 여기에도 정치적 고려가 크게 개입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기대했던 만큼의 행보를 보여주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방카가 보여준 행보가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그 중에서도 압권이라 할 수 있는,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이방카가 귀국 길에 남긴 이야기이다. 그 기사를 보자.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0227500027 


"세 자녀를 둔 이방카 보좌관이 26일 출국하기 전 국산 애니메이션 ‘뽀로로’ 장난감을 사전 주문해 공항에서 받아갔다고 동아일보가 27일 보도했다."
"한국의 치안 환경에 대해서도 물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고교 총기 참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 수행원이 “(한국은)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안전 국가”라고 답하자 이방카 보좌관은 “북한의 안보 위협보다 당장 밤에 안전한 것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방카가 평창 폐막식에 참석한 것은 좋은 징조였다. 거기서 김영철과 직접 대면했더라면 그야말로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는 않아 아쉽긴 하다. 그리고 방문 기간 내내 이방카가 보인 행보는 정치적 의미를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귀국길에 보인 행보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 평범했던 행보를 보인 이방카가 귀국길에 한 인터뷰가 큰 의미를 남겼다.

"북한의 안보 위협보다 당장 밤에 안전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무심코 던진 이 말 한마디로, 한반도를 바라보는 미국의 속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그 정도를 과장되게 받아들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최루탄이 날라 다니고 할 때, 외국인들은 한국을 위험지역으로 분류했다. 지금도 한국은 주한 미군에게는 전쟁 위험이 가장 높은 위험 지역에 속한다. 그래서 얼마 전에 '주한 미군 가족들 동반 금지' 같은 가짜 뉴스가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방카도 그런 생각에 묵시적으로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그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그 이방카가 '북핵 위협'보다 '일상의 치안'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말은 '북핵 위협'이라는 것이 정치적 수사일 뿐, 일상적으로 느끼는 불안 이상의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미국의 이런 태도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트럼프도 곧 전쟁할 것처럼 떠들어 놓고는 경제적 이익만 챙기고는 조용해 지는 행태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러니 미국에게 '북핵 위협'이라는 수사가 뻥이었다는 것을 이방카가 분명하게 보여준 셈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한반도 긴장 완화를 방해하는 실질적인 세력은 자한당 꼴통들을 중심으로 한 '자칭 보수'들이 된다. 이것들이 안보 적폐로서 청산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의 실질적인 청산의 출발점이 될 지방선거가 크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