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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이낙연 총리 장애아 시설 건립 호소

thinknew 2017. 9. 22. 08:34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을 향해 쓴 소리를 못하는 법이다. 정치 생명을 담보로 잡고 있으니 크게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그러나 유권자들이라고 모두 옳을 수는 없는 법이고, 그에 대해서는 적절한 비판을 가할 수 있는 담대함을 갖춘 정치인이 필요한 법인데, 이낙연 총리가 그러하다. 기사를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0921152040292?rcmd=rn 

"이낙연 국무총리는 21일 최근 논란이 된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문제와 관련해 "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를 필요한 만큼 지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도와주길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총리는 "며칠 전에 보도된 한 장의 사진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부끄러움을 일깨웠다"며 "장애아가 조금 가깝게 다닐 만한 학교를 지역사회가 수용하지 못해 그 아이와 엄마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고통을 또 한번 얹어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도대체 우리 사회의 무엇이 그 아이와 엄마를 이 지경까지 몰아넣고 있냐"며 "장애아의 교육받을 권리보다 내 집값이나 내 아이의 주변을 더 중시하는 잘못된 이기심이 작동하진 않았을까"라고 꼬집었다."


며칠 전에 장애아 시설 설립을 둘러싸고 찬반 양쪽 주민들이 서로 무릎을 꿇었다는 이야기를 이미 한 바 있다. 여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이기심만이 문제일 뿐이지. 여기에 대해 정치인인 이낙연 총리가 '웃으면서 바보들에게 화내는' 특유의 화법으로 그것을 점잖게 꾸짖었다. 지금 세상에 '사회 지도층'이라든지 '어른'이라는 용어를 들먹일 필요는 전혀 없지만 사람들의 인식 속에 여전히 남아 있을 그 '어른'이라면 마땅히 이러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어른'다운 언행을 이낙연 총리에게서 처음 보는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값 떨어진다고 부동산 정책을 비판할 때 '굳이 강남에서 살 생각하지 말라'라고 점잖게 일갈할 바 있다. 작년에는 이재명 성남 시장이 "세월호 표식을 그만 달면 안되냐?"라는 지나가는 행인의 불평에 "당신 자식이라도 그러겠느냐?"고 준엄하게 꾸짖은 바 있다. 문대통령도 사회적 약자들은 따뜻하게 보듬어 주면서도 적폐 청산에는 추상같은 '어른'의 풍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예전에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정권이 바뀔 즈음, 이명박의 그 무수한 나쁜 짓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물려주려고 할 때, '자칭 보수'들은 '정치는 누가 해도 똑같다'라는 말로 그런 상황을 정당화하려고 했다. 이제 그같은 말을 또 하는 인간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수구 꼴통'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어떤 정치 세력이 정권을 잡아야 '사람사는 세상'이 이루어지는 지를 눈으로 보고도 모른다면 어리석은 인간일 뿐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면, 더 이상 '관용'은 없다. 지금 구속되어 있는 박사모 회장 정광용이나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이나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의 말로를 잘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