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 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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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유승민 대표(60)는 30일 “그간 외교·안보·대북 정책, 경제, 교육, 부동산 정책 등 모든 정책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의 진앙지는 청와대 운동권”이라고 말했다."
유승민이 박근혜와 선을 그은 것이 정치적인 이유에서든, 도덕적인 이유에서든 잘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바른정당을 같이 창당해 놓고는 자한당으로 도로 기어들어가는 인간들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바른정당을 지킨 것도 칭찬해 줄 만하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추진하는 것이나, 안철수가 신당의 공동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밀당을 하는 것도 칭찬할 일은 아니지만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정치인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유승민이 내건 명분이 '새로운 보수'다. 새롭게 거듭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나는 구식을 완전히 탈피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구식을 고쳐 쓰는 것이다. 유승민의 그간의 행보를 보면 완전히 탈피하는 것이 아니라 고쳐 쓰자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보수'라고 지칭되는 존재들이 어떻 몰골이었는지다.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는 여러가지가 있고, 보수주의자들은 특히 안전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정치심리학의 연구 결과가 많이 있다. 그래서 직접 전쟁을 치른 전력이 있는 북한의 존재는 보수주의자들의 신경을 거슬릴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자유 진영 대 공산 진영 사이의 이념 투쟁은 오래 전부터 희미해져 오다가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완전히 끝났음을 확인 사살했다, 따라서 쟁점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재발 방지'에 대한 대응에서의 좌파와 우파의 견해 차이가 대두되어야 할 것이었다. 그런데 '보수'라는 타이틀을 선점한 친일, 독재 잔당들은 끊임없이 북한을 국내 문제에 적극 활용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오히려 전쟁 가능성을 부추기는 짓도 서슴치않고 해댔다.
유승민이 친일, 독재 잔당 세력의 일원이 아닐 수는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서 정치를 시작하려면 불가피하게 자한당 계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의 헛발질도 그런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고 이해해 줄 수도 있다. 그런데 정치판이 천지개벽한 이때, 그리고 자신들도 꼬마 야당으로 전락한 이때, 유승민이 진짜 보수였다면 그동안의 '자칭 보수들'의 궤변에서도 손을 씻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유승민은 그러지 않았다. 사드 배치가 안보 문제가 아니라 절차 상의 문제임을 뻔히 알고 있었을 유승민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는 배치해야 한다'는, '자칭 보수들'의 가짜 논리를 공공연하게 떠들었다. 유승민 혼자 정치하는 것이 아닌 만큼 그것까지도 이해해 주자.
그러나 아무리 좋게 보아주더라도, 정권이 바뀐지 일년이 다 되어가고, 평창 동계올림픽이 북한의 참가로 성황리에 끝나서 한반도 긴장 완화에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지금, 꼴에 야당이랍시고 정부를 견제한다는 게 고작 '청와대 운동권' 타령이다. 문대통령을 직접 때릴 수는 없으니 참모 타령을 하고, 그것도 '운동권'이 문제라는 식으로 '자칭 보수들'의 고질병을 드러낸다. 이는 유승민이 출발은 꼴통이 아니었을지 모르나 그 바닥에서 구르는 동안 완전히 꼴통에 동화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니 정치인 유승민은 여기까지다. 통합이 되고 나면 안철수와 헤게모니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꼴통으로서의 민낮이 드러날 것이고, 안철수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 자멸해 가는 모습을 마음껏 비웃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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