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하는 책에서 선악의 경계선을 무시로 넘나드는 무식한 유사 일베들을 위해 해 줄 이야기가 없을 리 만무하다. 필립 짐바르도의 '루시퍼 이펙트'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탈개인화가 폭력과 파괴, 절도를 부추긴다는 (상황이 그와 같은 반사회적 행동을 지지하는 경우에) 사실을 입증하는 방대한 양의 연구 결과들이 존재한다."
일베들도 마찬가지지만 무식한 유사 일베들은 자신들의 공간을 확보하면 거기서 벗어나질 않는다. 단지 벗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고 엉터리이건 아니건 한번 가졌던 논리를 점점 더 강화시켜 나간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일베나 다름없어지는 것이다. 이 사이트에서 끼리끼리 노는 녀석들은 이제는 일베들과 구분하기가 힘들게 되어 있다. 딱한 녀석들 같으니.
"부조화는 그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서 우리의 공적인 행동이나 사적인 견해에 변화를 유도할 강력한 동기를 일으킬 수 있다."
자신들의 논리에 부조화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변화를 위한 동기를 얻을 수 있을텐데, 그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녀석들은 변화의 희망이 없다고 봐야 한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들의 행동을 선택하는 데 작용하는 더 큰 힘을 깨닫지 못한다. 사회적 승인에 대한 요구가 바로 그 힘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사랑 받고 존경 받고자 하는 욕구, 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적절한 것으로 보이는 욕구는 어찌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낯선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올바른 행동이라고 말할 때 그 행동이 아무리 어리석고 이상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기꺼이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은 바로 저런 이유때문일 것이다. 집단에 소속되면 저런 사회적 승인을 얻을 기회가 많아 진다. 집단의 분위기가 특정 방향으로 편향되어 있으면 그게 더욱 용이해진다.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의 책 '괴짜 경제학'에 보면 미국의 악명높은 백색 테러집단 KKK 단의 실체가 드러난 경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이 나온다. 노예제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던 시절에는 이 KKK 단의 악행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노예 해방이 된지 200년이 지난 지금도 KKK 단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베일에 싸여 있는 KKK 단의 실체을 알기 위해 스테트슨 케네디라는 사람이 KKK 단에 잠입하여 그들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외부와는 단절된 채로 비밀에 싸여 있을 때는 내부인들에게 굉장한 위력을 발휘했는데 이걸 외부로 공개하니 그 위력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이유가 뭔고 하니 자기네들끼리만 통하는 의식, 비밀 언어 등으로 내부적으로 소통했는데 이게 합리적일 리가 없어서 외부에 공개되는 순간 자신들이 행했던 의식이나 언어들이 실재하고 너무나 동떨어진, 외부인들이 보면 우스광스러운 것들이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단원들이 썰물빠져 나가듯 사라지고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는 집단으로 전락한 것이었다. 일베를 포함하는 꼴통들의 하는 짓이 저 KKK 단원들이 자기네들 끼리 모여 했던 것과 너무나도 비슷하지 않나.
무식한 유사 일베들은 책을 읽을 형편이 못되면 인터넷 사이트라도 여기저기 다녀보면서 생각을 비교해 보고 해야 점점 꼴통화되어 가는 것을 억제할 수 있을텐데 이 녀석들은 그럴 조짐이 안보이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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