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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국가가 만든 간첩

thinknew 2016. 6. 24. 09:56

우리는 청산하지 못한 어두운 과거가 많다. 이승만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반민특위를 무력화시키고 친일파를 등용하는 바람에 친일파들이 국가의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며, 그 뒤를 이은 독재 정권은 또 무고한 시민들을 간첩으로 만들어 인생을 망쳐 놓았다. 그런데 그런 놈들은 여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박정희의 딸은 대통령까지 되었고, 전두환도 그렇고, 고문 담당 정형근, 김귀동 이런 놈들도 여전히 잘 살고 있다. KAL 기 폭파범이라고 잡아온 김현희도 잘 살고 있고, 주체 사상의 창시자로 알려진 황장엽도 국정원의 보호 아래 잘 먹고 잘 살다가 수명을 다하고 죽었다. 나라 꼴이 이러함에도 친일 독재 세력의 계승자인 새누리당을 비호하고 나서는 인간들은 뭐하는 것들일까?

어두운 시절 희생당한 억울한 피해자가 38년 만에 무죄 선고되었다는 기사가 떳다.

http://www.nocutnews.co.kr/news/4612457


"1917년 1월 제주도 중문에서 태어나 일본에 간 뒤 45년 만에 고국 땅을 밞은 사업가 강우규씨. 국가는 강씨를 유신정권의 희생양으로 삼았다. 강씨는 한순간 '재일교포 사업가 위장 간첩사건'의 몸통이 됐다. 당시 그의 나이 60세였다."
"강씨는 11년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1988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그는 출소한 지 9년 만인 2007년 일본에서 세상을 등졌다."
"재일교포 간첩단의 주범이라는 낙인은 지난 9일에야 지워졌다. 38년 만에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확정받았기 때문이다."
"강씨 등 피해자들은 북한의 지령을 받았다는 이유로 지난 1977년 2월 중앙정보부에 끌려갔다. 수사관들에 의한 강제 연행이었다."
"강씨의 동생과 직장 동료 10명도 함께 잡혀갔다. 이들은 수사실에 끌려가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당했다. 구타가 이어졌고 잠도 자지 못했다."
"결국 강씨 등은 수사관의 말을 토대로 거짓 진술을 했다. 강씨가 북한의 지령을 받고 국내로 잠입했고, 동료들이 강씨에게 포섭돼 간첩활동비 등을 받았다는 것."
"이들 중에는 강씨와 절친한 사이였던 제주교육대학 제1대 학장을 지낸 김문규씨도 포함돼 있었다."
"김 학장은 간첩으로 몰린 뒤 지난 1982년 2월 경 서귀포시 월평동 해안에서 농약을 마신 뒤 절벽에서 추락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독재 정권 하에서 아무 이유없이 간첩으로 몰릴 확률과 수입 소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결릴 확률 중 어느 것이 더 클까? 일본 또는 북한과 수교를 맺은 나라를 방문한 사람들이 독재 정권 하에서 간첩으로 몰릴 확률은, 검역이 제대로 시행된 상태에서 수입한 소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확률보다 훨씬 더 높았다.

독재 정권의 잔재인 국가 보안법도 여전히 살아 있고, 얼마 전에는 국민을 감시할 수 있는 테러 방지법도 제정되었다. 위에 보인 기사를 보고도, 게다가 최근에 와서야 누명을 벗거나 아직도 진행형인 사건들이 수두룩한데도, 수구 세력들의 안보 노름에 놀아나는 인간들은 아마도 자신들은 결코 저런 희생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다. 그런 의식 자체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확률이 훨씬 더 낮은 광우병은 여전히 겁을 내고 있을 것이고. 박근혜의 행동을 보면서도 북핵이 치명적인 안보 위협이라고 굳게 믿고 싶어하는 꼴통들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는 한 친일 독재 세력을 청산하는 일은 아직도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