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은 책들의 메모를 뒤지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구절을 발견했다.
"모든 것을 스스로 깨닫는 사람은 더 할 나위없이 훌륭한 사람이요, 좋은 말을 하는 사람에게 귀를 귀울이는 사람 역시 고귀한 사람이지만 스스로 깨닫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말을 가슴 속에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니라. - 헤시오도스 재인용"
출처는 모르지만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구절도 있다.
"보지 않고도 미루어 깨달을 수 있으면 현인이요, 보고서야 비로소 깨달으면 범인이요, 보고도 깨닫지 못하면 어리석은 자라."
이 말을 통해 무식한 유사 일베들을 평가해 보면 역시 어리석은 자들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형제간의 서열이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프랭크 설로웨이의 '타고난 반항아'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들이 나온다.
"보수적인 사상은 남녀를 불문하고 보수적인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이 말을 살짝 바꾸어 보면 "꼴통같은 생각은 꼴통들을 끌어들인다." 여러 사이트에서 나타나는 꼴통들의 행태를 보면 이 말이 딱 맞다.
"영국의 토리당원이나 독일 녹색당원이 되는 유전자 따위는 없다. 그러나 수줍어하는 기질이 유전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권위를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성향도 유전된다."
이 말도 다시 생각해 보면 날 때부터 꼴통인 존재는 없다. 그러나 권위를 수용하는 경향은 선천적인 것이고 이게 꼴통같은 생각에 끌리게 만든다. 물론 권위를 수용하는 경향이 크다고 해서 모두 꼴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기에 극적으로 형성되는 사회적 관계다. '친구를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은 근거있는 이야기다.
"사람의 마음은 받아들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접하면 의미 양상(meaningful pattern, 대개 보강적인)을 찾는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기대와 어긋나는 증거를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 지배적인 세계관이 스스로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무식한 유사 일베들이 하는 짓을 보면 딱 이거다. 자신들의 지식 수준에 맞는 정도만 받아들이면서 좁살만한 지식을 거들먹거리면서 내놓는다. 그게 자신들의 무식을 폭로하는 소리인 줄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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