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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유권자에게 당당한 정치 지도자들

thinknew 2018. 1. 11. 09:10

넌 여기서 그만 내려


유권자의 표에 정치 생명이 달려있는 정치인들은 왠만해선 유권자들에게 맞서지 않는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요구가 항상 옳을 수 없고, 도를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럴 때 무례하지는 않되 당당하게 유권자들의 부당한 요구를 물리치는 정치 지도자들은 흔치 않다.

일찍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값을 잡자는 토론에서 "강남에 집 한채 가지고 있는데 세금때문에 못살겠다"는 어느 시민의 하소연에 "굳이 집값 비싼 강남에 있으려 하지 말라"고 점잖게 타일렀다. 이재명 성남 시장도 "세월호 표시 좀 떼면 안되냐"는 시민의 원망에 "당신 자식같으면 그럴 수 있겠느냐"고 일갈한 바 있다. 이낙연 총리는 "의원님이 자국의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온건하지만 뼈가 있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질문을 한 야당 의원을 뻘줌하게 한 바도 있다. 김부겸은 대구에서 "언제까지 극우들 꼭두각시 노릇할 것이냐. 정신차리자"라고 일갈한 바 있다. 하고 보니 모두 민주당 인물들이다. 야당에서도 그렇게 당당한 정치인이 있었는지를 찾아 봐도 없다. (누가 아는 사람있으면 댓글을 달아 주면 좋겠다.)

그런 당당함에 있어 둘째 가라면 서러울 문대통령도 그 기질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다. 그 기사를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904972 


"기자가 손을 들면 대통령이 지명하는 방식의 기자회견에서 질문권을 얻은 한 기자는 "지지자들이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안 좋은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같은 격한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인들은 지금처럼 활발하게 댓글을 받거나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지 모르겠다"며 "정치하는 사람들은 제도 언론의 비판뿐 아니라 인터넷, 문자, 댓글을 통해 많은 공격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저와 생각이 같든 다르든 유권자인 국민의 의사표시라고 받아들인다"며 "기자분들도 그런 부분에서 담담하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었다."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사람들은 악플에 시달리기 일쑤다. 세상사가 대부분 그렇듯 겉모습이 비슷하다고 해도 내용은 정반대일 수 있다. 아무 근거도 없이 문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댓글과 박근혜를 '미친 X'라고 비난하는 댓글 중 어느 것이 악플일까? 아마도 심정적으로 누구를 더 지지하느냐에 따라 악플 유무가 갈릴 것이 틀림없다. 그런 상황에서 조선일보 기자는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걸 대통령에게 하소연한 것을 보면. 그것 만으로도 이 기자는 욕을 바가지로 먹어도 싸다.

그와는 별개로 문대통령의 대응이 너무나 당당하다. "그런 것은 감수하시라." 달리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전형적인 우문현답이지 않을 수가 없다. 더욱 다행인 것은 그렇게 유권자들에게 당당한 정치지도자들이 매장되지 않고, 지지를 받는다는 점이다. 그건 정치 지형이 상전벽해라 할 만큼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자한당 꼴통들과 찌라시들이 '아, 옛날이여'를 부르짖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적폐 청산에 더없는 호기이기도 하다. 2018년도 지금처럼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