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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왜 뻔한 거짓말에 속을까 - 찰스 포드 II

thinknew 2017. 3. 31. 17:37


지난 포스트에 이어 거짓말에 대한 학술적 분석에 대한 요약을 계속해 보자.
"거짓말은 동물 세계의 기본적인 특성이다. 거짓말은 생존을 위해 늘 잠재되어 있으며 생물의 종에 따라 독립적으로 진화해왔다. 거짓말을하거나, 거짓말을 감지하는 데 필요한 인지 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뇌가 진화했다는 이론도 있다. 자기기만이 거짓말의 효율성을 높이며, 그 결과 거짓말 더 발전했다고 한다. 한편, 거짓말을 하는 성향이 유전적 요소와 관련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인간의 뇌는 독립적으로 분화되어 있으면서도 상호활동을 하는 기능체로 조직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전두엽은 정보의 미묘한 의미를 분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전두엽의 손상이나 뇌 기능의 장애는 거짓말이나 자기기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흥미로운 가설은, 사회집단의 압력이나 내적 체계의 감시가 거짓말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즉 목표하는 것이 갖는 미묘한 암시를 읽어내기 위해 대뇌 피질의 기능이 활발해 질수록 사람들은 더 거짓말에 능숙해진다. 이러한 고도의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으면 거짓말은 조잡하고 들키기 쉬워지며, 병적인 것이 된다."
"울프는 아이들이 4세 전까지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아이들은 진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는 5세 이후 거짓말의 개념이 명확해지며 공상과 외부의 진실을 구별하는 능력이 발달한다고 보았다."
"분명 거짓말은 중요하고 본질적인 기제이다. 거짓말을 통해 아이들은 자아의 한계를 평가할 수 있으며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얻을수 있다."
"골드버그는 청소년 기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의 한부분임을 설명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우리는 솔직함이 때로는 잔인하다는 것을 배우며,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말하는 것은 어른이 해서는 안되는 일임을 알게 된다.""
"인간관계를 형성하거나 사회가 문명화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기본이다. 정보를 가진 사람일수록 환경과 다른 사람들을 제어하는 힘이 더 강해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본질적으로 교육의 목적은 환경을 이겨내고 사회구조 속에서 사람들을 통제하는 힘을 얻는 데 있다."
"거짓말로 힘을 얻을 때 주의할 사항이 있다. 바로 거짓말을 통해 얻은 힘은 누군가가 그 거짓말을 믿을 때에만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자주 의심을 받아 이미 거짓말쟁이로 소문난 사람은 오히려 힘을 잃게 된다."
"일반적인 정의에 따르면 거짓말은 반드시 '의식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즉 속이려는 의도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과 다른 이들을 속이는 과정에서 작용하는 의식과 무의식의 비율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이렇게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 거짓말이 때로는 상호역동적인 과정임을 알수 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 모두가 진실을 왜곡하는 데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거짓말의 유형과 그 상황을 통해, 거짓말이 특정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이라는사설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말해, 거짓말은 외적 세계와 내적 세계에서 생겨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이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진위 여부와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우리는 심리적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있다. 정보가 이전에 습득한 지식에 반하는지 확인하고, 오래된 정보는 새로운 정보에 비추어 재평가한다. 이 과정은 무의식적이어서 평소에는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며, 모순이 있거나 감정적으로 불편할 때에만 의식적으로 자각하게 된다."
"언어적 내용과 비언어적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상대방이 거짓말을 한다고 여긴다. 논리학에서는 거짓말을 더 잘 간파하기 위해 상충되는 메시지를 인식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한편, 거짓말을 하는 것은 기억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우리는 기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간다. 만약 기억을 잃는다면 이는 정체성을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 …… 최근에는 기억이 작용하는 과정을 지각, 저장, 회복의 3단계로 구분한다. 지각은 자신에 대한 각성, 심리 상태, 판단 기능과 같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저장은 뇌의 생리학적 구조에 영향을 받는다. 만약 히포캠퍼스(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데 필요한 측두엽 부분 - 역자 주)의 양쪽이 손상되면 인식한 정보는 저장되지 않는다. 그리고 개인의 심리 상태나 현재의 태도가 기억을 회복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이 컴퓨터 파일처럼 뇌에 고정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연구 결과 기억은 끊임없이 재구성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래된 기억은 새로운 기억으로 바뀌며, 이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사들은 새로운 기억을 새것으로 인식하지 않고 '원래부터 그러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과거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컴퓨터 파일과 같지 않다. 기억은 시간과 공간의 영향을 받기 쉬우며 우리의 욕구를 반영하기도 한다. 따라서 기억은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과거는 우리의 기억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최근의 감정, 경험, 편견에 따라 재생산된다."


여러 거짓말 관련 책에서도 나왔다시피, 저자도 거짓말 탐지에 대해 그다지 신뢰성이 없음을 이야기한다.
"이 실험으로 전문적인 거짓말 감지자라 해서 일반인보다 나을 것이 없고, 오히려 자신이 조사할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있음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 모든 실험대상자들은 자신의 판단이 틀렸을지라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리고 가장 숙련된 경찰관일수록 정확도와 자신감은 반비례했다. 즉 그들이 맞다고 확신할수록, 틀릴 확률이 더 높았던 것이다."

저자는 자녀 양육과정에서 아이들의 거짓말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간략한 조언도 한다.
"모든 아이들은 거짓말을 한다. 이러한 '정상적인 거짓말'을 부모들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아이들이 거짓말을 계속한다면 부모는 언제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가? 이 두 질문에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를 판단하는 기준과 양육방법이 문화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하는 행위의 양면성은 이미 언급된 바 있지만 거짓말의 능동적인 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자존감을 유지하거나 강화하기 위해, 사람들은 좋은 결과의 공은 자신에게 들리고 나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피한다. 반면, 의기소침한 사람들은 현실을 부정적으로 인식해서가 아니라 현실에 개인적인 생각을 개입시키지 않기 때문에 항상 일관된 반응을 보인다. 다시 말해 의기소침한 사람들이 현실을 더 정확하게 보는 것이다."
"자기기만과 심리적 이상 사이에는 반비례 관계가 성립한다. 다시 말해 자기기만이 심할수록 심리적 이상증상은 적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테일러와 브라운은 자기기만에 관한 여러 논문을 검토한 결과,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존감을 지키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기 위해 현실을 적당히 왜곡한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자기기만이란 자신과 다른사람들에게 만족할 줄 아는 능력이며,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하기 위한 정신적 건강의 토대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거짓말에 성공하면 사람들은 자존감이 향상된다. 이때 자존감은 적어도 두 가지 방식으로 향상되는데, 첫 번째 방식은 거짓말을 한 사람이 정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두 번째 방식은 거짓말을 통해 자기기만을 부추기는 것이다. 만약 사람들이 거짓말을 믿으면, 그것은 더 이상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결론짓는다.
"거짓말과 자기기만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만연해 있다. 이는 우리의 행복에 영형을 주고, 자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때때로 거짓말은 거짓말하는 사람이나 상대방에게 끔찍한 영향을 준다. 자기기만은 잘못된 판단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 악의있는 거짓말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고 인간관계의 친밀감을 깨뜨릴 수도 있다. 따라서 언제, 어떻게 거짓말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하는지 아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 책은 거짓말에 대한 심리학 교과서라고 불러도 괜찮을 듯하다. 거짓말의 여러 측면을 다루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체계적인 분석을 하였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면서도 읽기에 힘들지 않고 서술이 매끄럽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강력 추천 목록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