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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왜 뻔한 거짓말에 속을까 - 찰스 포드 I

thinknew 2017. 3. 30. 16:47


거짓말은 '선과 악' 등과 마찬가지로 윤리학의 영역이었다. 그 윤리학은 인간의 생각은 물리적 현상과는 별개의 것이라는 관념에 바탕해 있었다.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이 인간의 의식의 영역을 다루면서 철학에서 이야기하던 도덕관념이 상당부분 오류라는 것을 밝혔다. 다음 책에서 뇌의 창발적 작용에 의한 의식의 생성, 그리고 그 의식 작용의 일부인 거짓말에 대해 학문적으로 밝힌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의 원제목은 'Lies! Lies! Lies! The psychology of Deceit' 즉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속임의 심리학'이다. 그러니 '거짓말의 심리학'이라고 번역 제목을 붙여야 하나, 그 제목으로 이미 다른 책이 나와 있어서 번역 제목을 저렇게 서술형으로 붙인 것같다. 아마튼 '사기', '속임수', '거짓말' 무엇이 되었든, 그 범주에 포함되는 것들을 학문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저자는 보인다.
"거짓말은 매우 흔하지만 심리학 연구에서는 등한시돼 온 현상이다. 왜 거짓말은 학문적인 관점에서 관심을 끌지 못했을까? 그것은 아마도 거짓말이 지극히 감정적인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전통적인 도덕철학에서 다루던 방식을 버리고,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우리는 도덕적 관점을 취하기보다는 객관성을 유지하며 문제에 접근하고자 했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에게 거짓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나는 독자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과 진실을 말하는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끊임없는 거짓말과 자기기만이 인간관계와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깨달았으면 한다. 아마 독자에게 가장 중요한 교훈은 '우리는 자신을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거짓말에 대한 과학적 접근에서 밝혀진 내용들을 다수 요약해 보았다.
"모든 사람들은 끊임없이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는데, 우리는 이러한 정보를 받는 즉시 그 정확성을 평가해야 한다. 순진하거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듣고 읽는 모든 것을 진실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옛말 중에는 이처럼 냉소적인 말도 있다. "귀로 들은 것은 절대로 믿어서는 안되며, 눈으로 본 것은 그 절반만 믿어라!""
"광고는 종종 제품의 특성을 과장한다. 예전에 햄버거 가게 세 곳이 늘어선 거리에 대한 만화가 있었다. 첫 번째 가게의 간판에는 '미국 최고의 햄버거'라고 쓰여 있었고, 두 번째 가게 간판에는 '세계 최고의 햄버거'라고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가게에는 '이 거리 제일의 햄버거'라는 겸손한 문구가 쓰여 있었다. 광고에서 표현을 과장하는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
"의료계에서 진실은 도덕적 딜레마를 야기하기도 한다. 희망적인 생각이 죽음을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다면, 의사는 과연 환자에게 모든 진실을 말해야 하는가?"
"학생들은 명백한 거짓말만을 비윤리적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진실을 반쯤만 말하거나 다른 사람의 오해를 바로 잡주지 않는 것도 거짓말만큼이나 비윤리적이라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
"연구자는 자신의 의사를 간결하고 명쾌하게 표현하도록 강요받는다. 그래서 책을 쓸 때에도 자신의 연구와 관련 깊은 데이터만을 선별해 제시한다. 연구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연구의 결론을 입증하는 자료만 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거짓말의 발달 과정은 우리가 의사소통 방식을 배우는 것과 관련이 깊다. 우리는 어린 시절과 성장기를 거치면서 성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기술뿐 아니라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 때와 장소를 배운다. 사실 거짓말은 개인이 자율성을 확립하는 데 있어서 본질적인 요소이다. 병적으로 진실만 이야기하는 사람은 때로는 진실에 침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속이기 위해 남을 속이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할 뿐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기를 바란다. 이는 자신을 더욱 철저히 속이고자 하는 심리 때문이다. 그러므로 거짓말하는 것과 자기기만은 자아가 현실을 인식하는 태도와도 관련이 있다."
"거짓말과 자기기만은 우리들의 삶에 널리 퍼져 있다. 그런데 이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는 종종 모순된다. 거짓말이 매우 나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거짓말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또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적당히 거짓을 말해주기를 은근히 바라기도 한다."
"거짓말을 하려면 진실과 관련하여 적어도 두 개의 서로 다른 생각이 한 사람의 머릿속에 동시에 있어야 한다. 자기기만은 서로 상충하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억누르면서 한 가지 생각을 유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에 따라 동기가 생겨 때때로 돌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은 종종 자기기만적이어야 한다. 반면 무의식적 과정은 우리의 여러 행동에서 분명하게 보이는데, 한 때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일지라도 일단 학습하기만 하면 기계적으로 습관화되어 의식적 지각없이 반복하게 된다."


저자는 또 거짓말이 생성되는 다양한 경우에 대한 언급도 한다.
"자명한 이치이지만, 거짓말에는 서로 다른 유형이 있으며 거짓말쟁이에도 여러 유형이 있고, 거짓말을 하는 상황도 제각각이다. 모든 거짓말에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정신질환자의 거짓말은 거짓말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환자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순수한 실수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하는 진술도 역시 거짓말로 간주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거짓말은, 잘못된 정보를 여러 사람에게 '고의적으로' 옮기는 행동과 이를 믿게 만드는 상황에 한해 판단해야 한다."


우리가 경험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자세하게 분류하였지만 좋은 결과를 유발하는 거짓말과 나쁜 결과를 유발하는 거짓말로 크게 양분할 수 있다."

거짓말은 심리 기제 중의 하나이고, 심리 기제는 육체적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거짓말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언급한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자기 자신을 속여서 얻는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분명 스스로의 건강을 해치며 궁극적으로 자신에게도 불리하다는 점이다."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