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new :: 아웃라이어 - 말콤 글래드웰


예전에 '공부가 제일 쉬었어요'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이 있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 청년이 빨리 돈을 벌고 싶어서 학교는 등한시하고 알바를 열심히 했다. 근데 알바를 죽어라고 해도 돈이 모이지 않자 공부를 해 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고생스러운 알바에 비해 공부는 정말 쉬었고 그래서 서울대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본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봐라, 공부가 제일 쉬웠다고 하지 않느냐. 그러니 너도 쉬운 공부만 해라'였다.


말콤 글래드웰은 '블링크'의 저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성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번역자의 책 소개도 "<아웃라이어> 성공에 대한 책이다."라고 하고 있다. 이런 경우, 위의 예에서 보듯 저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성공의 방법론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은 유감스럽게도 성공의 방법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성공을 어떤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저자의 언급을 보자.
"성공한 사람을 만나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싶은가? 그들이 누구인지,어떤 성격인지, 얼마나 똑똑한지, 어떤 특별한 재능을 타고났는지, 어떤 식으로 생활하고 있는지 궁금한가? 물론 궁금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답을 듣기도 전에 어떤 개인적인 특성이 사람이 정상에 오르는 이유를 설명해 줄 거라고 가정해 버린다."
" 책을 통해 나는 개인적인 특성만으로는 성공을 설명해 낼 없다는 것을 보여줄 작정이다. 우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는다."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인 세네카는 "노력이 기회를 만난 것, 그것이 운이다"라고 했다. 저자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우리는 성공을 개인적인 요소(재능)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펴본 모든 사례는 어떤 것도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열심히 일할 있는 기회를 움켜쥔 , 특별한 노력이 사회 전체로부터 보상받을 있는 시대를 만난 사람들 이야기였다. 그들의 성공은 그들만의 작품이 아니다."
" 조이와 게이츠, 프로 하키선수들, 천재들, 그리고 조셉 플롬의 사례를 모두 짚어본 우리는 성공이 환경과 기회의 강력한 조합으로 부터 예측 가능한 형태로 떠오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공에서 '재능'이 차지하는 비중을 영국의 심리학자 리암 허드선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IQ 130 숙련된 과학자가 노벨상을 가능성은 IQ 180 사람과 비슷하다.”……… 2미터인 선수가 그보다 5센티미터 작은 선수보다 저절로 뛰어난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마이클 조던은 195센티미터였다). 농구선수는 그저 충분할 만큼 키가 크면 된다. 이것은 지능도 마찬가지다."

저자의 분석에 의하면 성공에 필요한 '노력'의 양을 일만 시간의 법칙으로 이야기한다. 일만 시간은 하루 3시간씩 투자한다고 했을 때 10년이 소요되는 노력의 양이다. 이 정도의 노력에 더하여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들은 성공한 사람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말을 제대로 해석하면, 죽어라고 노력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기회를 잡지 못하여 성공한 사람들의 대열에 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이 스스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까? 물론 저자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저런 분석을 한 것은 아니다.

성공을 담보하는 요인들 중에는 문화적 환경도 있다. 아시아인들이 수학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저자는 이를 두가지 원인으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영어와 중국어의 숫자 기억력 차이는 전적으로 발음 길이의 차이에 따른 것이다. 웨일스어,아랍어, 중국어, 영어, 히브리어 같은 다양한 언어를 살펴보면 해당 언어가 숫자를 발음하는 걸리는 시간과 언어권의 사람들이 숫자를 기억하는 능력 사이에서 주목할 만한 상관관계를 발견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홍콩인이 숫자를 10자리까지 기억할 있는 것은 중국 광동어의 시간결함에서 비롯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타니슬라스 테하네 <넘버 센스>)
"역사적으로 서양의 농업은 '기계 중심'이다. 따라서 효율성을 높이거나 수확량을 늘리고자 하는 농부는 수확기, 건초기, 콤바인, 트랙터 새로운 기계장비를 도입했다. ………… 인류학자 프란체스카 브레이 (Franchesca Bray) 말한 대로 쌀농사는 기술 중심적이다. 모내기에 정성을 다하고 비료를 개발하며 관리를 잘하는 한편, 논을 최대한 활용할 있도록 노력하면 많은 결실을 얻을 있다. 모든 역사를 통틀어 쌀농사를 짓는 농부만큼 열심히 일하는 농부는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는 어떤 나라가 노력과 끈기에 가장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가를 통해 나라의 수학 성적을 예측할 있다. 순위의 상위권에 어떤 나라가 놓여 있을까? 결과는 별로 놀랍지 않을 것이다. 싱가포르, 한국, 대만(중국), 홍콩, 그리고 일본이다. 다섯 나라는 공통적으로 논에 물을 대는 쌀농사를 지어왔고, 일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 문화가 자리 잡은 나라들이다."

저자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하키선수, 조이, 로버트 오펜하이머 그리고 그 밖에 다른 어떤 부류의 아웃라이어라고 하더라도 드높은 횃대 위에 앉아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진심으로 "나는 모든 것을 힘으로 해냈다"라고 말할 없다. 슈퍼스타 변호사와 수학 천재, 소프트웨어 기업가는 얼핏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에서 벗어난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역사와 공동체,기회, 유산의 산물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고 자신들의 성공이 얼마나 많은 기회와 환경의 조합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알고 겸손해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자신이 성공했다고 믿는 다수의 사람들은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왜 노력해도 안될까?"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나 전해줄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독서 추천은 중립이다.


Posted by think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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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아하자 2016.04.12 2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성공에 환경의 요인이 작용하는건 당연하죠. 안그러면 아프리카 빈곤국가 사람들은 왜 성공은 커녕 먹고살지도 못하냐 라고 했을 때 그 사람들이 자기 노력이 부족해서 빈곤한건 아니잖아요...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굶주리는 빈곤국가 사람들을 모욕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도 이 책은 읽어봤지만 이 책 읽을 바에는 빈곤국가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책을 읽는 게 더 생산적이라 생각함...

    • 검은양 2016.04.12 2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서 나도 독서 추천에 중립이라고 해 두었습니다. 어쨎든 몇몇 사람들은 관심을 가질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