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05년 한 해 동안 중요한 논문 세 편을 차례로 발표하게 된다. 이들 논문은 모두 하나같이 19세기의 물리학자들이 수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해결인 채로 남겨져 있던 어려운 문제들을 파헤쳐 물리학 역사에 새로운 길을 열어준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나는 브라운 운동에 관한 이론으로서 분자의 존재와 분자의 열운동을 실험적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이론적으로 계산하는 내용이었다. 다른 논문 한 편은 빛이 입자와 같은 성질을 지닌다는 광량자 가설을 서술한 논문이었는데, 1900년에 플랑크(M.K.E.L. Planck. 1858-1947)가 주창한 양자 가설을 더욱 발전시켜 양자 역학에의 길을 열어 준 계기가 되었으며 1921년 이 논문으로 노벨 물리학상까지 수상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유명한 연구 업적이라 할 수 있는 특수상대성이론(Special theory of relativity)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그것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통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대담한 가설이었다."
상대성이론이 바꾼 시간과 공간에 대한 통념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상대성이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존재' 형식에 대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우리 인간을 비롯한 삼라만상이 존재하는 세계는 1차원인 시간과 3차원인 공간이 따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4차원인 시공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이전에는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의 설명에 따라 시간과 공간을 각각 분리되어 서로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절대적인 외부라고 인식했으나,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통해 시간과 시간, 시간과 공간, 공간과 공간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변화하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관념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물리학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의 '상대성이론의 영향'이라는 주제는 좀 애매한 것이다. 그것은 영향이라기 보다는 상대성이론이 드러낸 그 관념의 변화가 다른 분야에서도 자연스럽게 등장했다고 표현해야 마땅할 것이다.
"피카소나 달리 같은 예술의 천재들이 4차원의 수학을 알았던 것일까? 다만 <아인슈타인, 피카소>라는 책을 쓴 과학철학자 아서 밀러의 말처럼, "눈에 보이는 것은 거짓"이라는 사실을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에서 피카소는 화폭 위에서 깨달은 것뿐이리라."
한 저자는 아인슈타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의 천재성에 대한 통념과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 글을 통해 필자는 아인슈타인의 창의성이 보통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번득이는 영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10 년에 걸친 노력 그리고 같은 문제에 대한 고민, 창의성을 높게 사는 지적 분위기와 커뮤니티의 형성, 다양한 지적, 물질적 밑천들의 결합, 중심과 주변 간의 적절한 거리가 결합해서 분출된 것임을 지적했다."
말콤 글래드웰은 자신의 책 '아웃라이어'(이 블로그에 요약이 올라 있다)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논한 바 있다. 그리고 1만 시간은 하루 3시간씩 투입했을 때 대략 10년에 해당한다. 그리고 여러 심리학 책에서도 천재는 타고난 재능에 노력이 더해져서 드러남을 보여주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경우도 그 발견의 한 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이야기한 것이다.
또 다른 저자는 철학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철학은 과학의 경험적 방법으로서는 접근할 수 없는 초경험적인 세계를 다루므로 개별 과학의 성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는 철학자들도 많았다. 이들은 과학기술은 물질 문명적인 것인데 비해 철학과 문학 등은 정신문화세 속하며, 정신문화가 물질문명보다 차원이 높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미술을 제외한 음악이나 사진, 애니메이션, 건축 등에서의 상대성이론의 등장의 의미를 연결하는 내용들은 좀 부실하다.
"사진은 사진적 사실성(photographic reality)이라는 엄격한 현실의 복제를 바탕으로 하여 사진가의 주관적 필터로 거른 인간과 세계에 대한 경험을 나눔으로서 삶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 갔다."
"비록 반음계주의에서 발전했으나, 온음과 반음을 완전히 동질시하는 무조음악은 마치 상대성이론의 시간과 공간의 동질성이나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와도 유사하다. 특히 쇤베르크가 도입한 작곡 기법인 역행과 전회는 작곡이라기 보다 작용(operation) 으로서, 시간 역행(time reversal) 등 상대성이론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개념과도 비슷하다."
그러나 음악 분야의 저자는 상대성이론의 등장 의미와는 무관하게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한다.
"정립된 이론과 규칙성에 따라 작곡된 음악은 듣기에 좋든 귀에 거슬리든 간에 창작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대중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가운데 깊은 음악적 소양과 지식을 가진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음악들이 생기게 되니, 이러한 경향을 형식화(stylization)라고 한다. 이 형식화는 비단 음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예술이나 학문 전 분야에 걸쳐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음악이 형식화되면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고 그 결과 음악은 지식인의 전유물에 그치게 된다."
그에 비해 광고 분야에서는 아인슈타인이 어떻게 소비되는지를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아슈타인이 태어나서 정열적으로 활동한 시기가 바로 대중사회의 완숙기였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일거리를 찾아 삼삼오오 도시로 모여들기 시작한 사람들이 몇 백 년에 걸쳐 오늘날과 같은 대중 사회를 이루기에 이르렀고 20세기 초엽 비약적으로 발전한 다양한 매스미디어는 만민 공통의 인기 스타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인기 스타 그룹에는 비단 연예인들만 해당되지 않았다.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그리고 과학자든 간에 그 출신성분(?)을 막론하고 세계인의 이목을 끈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신전(萬神殿)에 오를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매스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대중사회의 속성이니 말이다."
"단지 광고는 오늘날 대중이 아인슈타인에 대해 품고 있는 이미지와 환상을 그려내는 데 충실할 뿐이다."
이 책은 상대성이론에 대해 물리학에 어두운 대중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을 담고 있어서 독서 추천은 '일독을 권함'으로 할 말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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