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경제학은 경제학을 진화, 발달하는 복잡한 적응 시스템으로 보고, 구석기 시대에 생존을 위해 무리 생활을 하는 영장류의 길을 택했던 인간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경제학 연구의 한 갈래다."
이는 진화심리학의 전제를 이루는 생각과 같으므로 진화심리학의 하위 분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의 상당 부분은 진화심리학적 논의를 전개한다.
진화심리학적 논의를 전개하므로 진화심리학이 강한 비판에 직면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것이 타당한 비판이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은 1970년대 후반 <사회생물학(Sociobiology)>이라는 책을 펴낸 후 극렬한 공격을 받았다. 1990년대에 진화심리학이 첫발을 디뎠을 때 역시 똑같은 보복 공격이 연구자들에게 가해졌다. 이런 공격들의 기원은 바로 두려움이었다.과학이 인간에게서 자유와 존엄성을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는 공포였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진실보다 앞에 설 수 없다. 실제로 지금까지 나온 최고의 연구 결과들을 보면, 인간의 어떤 기질이 유전적 혹은 생물학적으로결정되는 비율은 기껏해야 50퍼센트 정도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반대 입장을 밝히려는 관점은 세가지이다.
"첫째, 다윈과 그의 진화론이 사회과학 내에서는 특히 인간의 사회경제적 행태 연구 분야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는 믿음, 둘째,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이론. 이는 ‘경제적 인간(economic man)'이라는 담론이 합리성, 자기 이익, 자유의지라는 관념을 배태했으며 그 결과 인간은 이기적으로 되었고, 자신의 영역만을 최대한 확장하려고 하며, 우리가 내리는 결정과 선택은 언제나 효율성을 띠고 있다는 생각이다. 셋째, 1849년에 영국의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Tomas Carlyle)이 내놓은 것으로, 경제학은 ‘암울한 과학(dismal science)’이라는 생각."
"진화론과 자유시장경제반대론에서 발견되는 가장 보편적인 신화가 있다면 그것은 동물이나 인간이 본래 이기적이며 경제는 테니슨(tennyson)이 자연을 두고 쓴 유명한 묘사에 나오는 것처럼 “피로 물든 이빨과 발톱”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 위에 성립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관점이 옳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영장류는 ‘정의의 감각(sense of justice)’을 발달시켜왔다는 것이며, 이 도덕적인 감정은 어떤 교환 행위를 할 때마다 그게 공정한 것인지 불공정한 것인지를 당사자에게 고지하는 신호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증거틀은 공정성이 일종의 전략, 즉 우리 조상들이 이루고 살았던 소규모 집단 사회의 조회를 유지 하는 안정화 전략으로 진화, 발달된 것임을 보여준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은 유전자와 환경의 영향을 공히 받는다고만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는 인간의 본성에는 선한 요소가 더 많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삶과 경제 모두, 그 안에는 상호 투쟁과 상호 협조가 공존한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우리의 천성은 악보다는 선에 더 많이 가울어져 있다. 저녁뉴스를 장식히는 돌발적인 폭력 행위가 한 건이라면, 매일매일 기록되지 않고 넘어가는, 양식에 근거한 선행은 1만건이나 된다."
이런 단호함이 경제학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데 바탕이 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경제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하려는 저자의 견해는 다음 구절에 압축되어 있다.
"삶과 경제는 지적으로 설계되어 위로부터 내려온 것들이 아니다. 그것들은 자발적으로 보다 단순한 시스템에서, 아래로부터 발전한 것이다. 이에 관한 설명은 출현 이론이나 복잡성 이론을 다루는 과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이론들에 따르면 복잡계(complex system)는 단순계(simple system)에서 나왔다. 삶과 경제는 언어나 글쓰기, 법률, 문명, 문화같은 것과 마찬가지로 모두 자발적으로, 어떤 전지한 공학자의 청사진 설계도 없이 자가조직화되어 스스로의 시스템 안에서 솟아난 것들이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데에는 신도 정부도 필요치 않다. 대신에 자연선택과 보이지 않는 손이 어떻게 개별 유기체와 사람들이 생계 유지와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복잡한 생태와 경제라는 (자가)발현적인 특질들을 생성해내는지 정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생물의 진화와 경제의 진화가 유사함을 이야기한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와 사회적 조화가 어떻게 해서 국민들의 개인적 경쟁의 결과로 나타나는지 보여주었다. 찰스 다윈은 자연의 복잡한 설계와 생태적 균형이 어떻게 해서 유기체들 내부의 개체 경쟁의 결과로 나타나는지 보여주었다. 인간의 경제는 자연의 경제를 반영한다."
이런 경향이 진화론과 마찬가지로 경제도 이기적인 인간의 집단 행동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하지만 인간은 이기적 본성만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진화심리학적 설명을 더한다. "우리는 미덕과 악덕 둘 다 가지고 있으며 양자는 서로 교통하고 상호작용하며, 그것들이 어떤 비율로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당대의 사회적 환경과 맥락에 달려 있다."
이기적 본성과 더불어 이타적 본성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길게 서술하고 있다.
"진화론과 경제학에서 자연선택(도태)과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은 누군가가 믿기로 서약한 종교적 교리도 아닐 뿐더러 믿음의 대상 자체도 될 수 없다. 그것들은 경험적 세계의 사실적 진실(factual realities)일 뿐이다. 누군가가 "나는 중력을 믿는다”라고 말할 수 없다면 "나는 시장을 믿는다”라는 말도 할 수 없어야 한다.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거부는 특정한 사회심리적 요인과 연관되어 있다."
”이는 인간들이 수렵채집공동체 내에서 적게는 수십 명, 크게는 수백 명 단위의 소집단을 이루어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공동체 내의 모든 구성원은 유전적으로 연결되어 있거나 사적으로 서로를 잘 알았고, 대부분의 물자를 공유했기 때문에 부는 거의 축적되는 게 없었으며, 과도한 탐욕은 징벌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남보다 월등한 부가 성공의 표지가 되는 자유시장 시스템에 대해 우리가 질시와 분노의 감정을 실어 반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탐욕스러운 개인보다 더 강력한 권력을 갖춘 어떤 사람이나 기구가 이 '불공정함'을 바로 잡아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를 '진화적 평등주의(evolutionaryegalitarianism)'라고 부른다.
더 나아가 문명사가 시작된 이래 경제적인 불평등은 대부분 사회 구성원들이 성공을 도모할 권리를 평등하게 가지고 있었던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재능이나 추진력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소수의 족장, 귀족, 성직자들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탐하기 위해 불공정하고 부정한 사회 시스탬을 만들어내 악용한 것이었으며 다수의 빈곤화라는 희생 위에 그들만의 영달을 꾀한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는 우리가 경제적 불평등을 일종의 불법 취득물 같은 것으로 생각하도록 이끌었고 한 개인이 축적할수 있는 부의 크기에 대해 위로부터의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게 만들었다. 누군가가 "저들이 뭔가를 해줘야 해"라고 말할 때 저들은 바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진 사회적 기구를 암시하는데 대개 그것은 '정부'가 된다."
정치와 경제는 별개의 것이 아닌 것인만큼 경제에 대한 설명에 정치적인 요인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고 정치영역에서 문제가 되는 큰 요인 중의 하나는 전쟁을 포함한 집단 간의 분쟁이다.
"집단 간의 폭력을 야기했던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부족한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었다."
이에 대해 진화론적 설명 과정에서 교역을 하나의 중요한 대책으로 제시한다.
"집단 간 분쟁의 도화선을 제거하고자 하는 이면에 있는 심리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역외인들을 장차 유익한 친구로 바꾸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 과정은 신뢰를 낳는 긍정적인 사회적 소통을 장려하고, 가능케 하고. 심지어는 강제하기까지 하는 사회 제도의 수립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이런 소통의 방식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교역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선언으로 글을 맺는다.
"느리지만 확고하게,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와 시장자본주의를 확산시키고, 개인 간 그리고 국가 간에 신뢰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정치 및 경제 권력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어디에서든 누구나 모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하며 정치적, 경제적 국경을 개방해야 한다."
이 책은 진화심리학적으로 경제를 해명하는 것인만큼 진화심리학에서의 연구 결과들을 광범위하게 차용한다. 그래서 여기서는 다 요약하지 못했지만 도덕감정, 자유의지, 신뢰, 이타주의 등과 같은 의식의 문제, 그리고 신경생리학에서 밝혀낸 행동과 뇌의 상호작용, 신경전달물질들과 행동 및 의식의 상호작용, 이런 주제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읽어보면 배울 것이 많은 그런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이에 대해 진화론적 설명 과정에서 교역을 하나의 중요한 대책으로 제시한다.
"집단 간 분쟁의 도화선을 제거하고자 하는 이면에 있는 심리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역외인들을 장차 유익한 친구로 바꾸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 과정은 신뢰를 낳는 긍정적인 사회적 소통을 장려하고, 가능케 하고. 심지어는 강제하기까지 하는 사회 제도의 수립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이런 소통의 방식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교역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선언으로 글을 맺는다.
"느리지만 확고하게,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와 시장자본주의를 확산시키고, 개인 간 그리고 국가 간에 신뢰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정치 및 경제 권력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어디에서든 누구나 모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하며 정치적, 경제적 국경을 개방해야 한다."
이 책은 진화심리학적으로 경제를 해명하는 것인만큼 진화심리학에서의 연구 결과들을 광범위하게 차용한다. 그래서 여기서는 다 요약하지 못했지만 도덕감정, 자유의지, 신뢰, 이타주의 등과 같은 의식의 문제, 그리고 신경생리학에서 밝혀낸 행동과 뇌의 상호작용, 신경전달물질들과 행동 및 의식의 상호작용, 이런 주제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읽어보면 배울 것이 많은 그런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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