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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사람사는 세상으로 한걸음 더

thinknew 2018. 3. 17. 10:08


한때 '성실한 사람이 잘 사는 사회를'이라는 구호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기득권자들이 위세를 떨칠 때는 그건 어디까지나 구호에 불과했다.

그동안 경쟁이라는 말도 확연하게 양면성을 가지고 있었다. 사회 조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쟁이 꼭 필요하다고 했지만, 경쟁이 너무 치열하면 오히려 효율을 해친다고 비판하곤 했다. 그런데 이 비판은 문제가 있다. 미국도 대한민국 만큼이나 경쟁이 치열한 사회이지만 '사회적으로 경쟁이 문제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경쟁이 공정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경쟁이 문제다'라고 한탄할 때, 실은 경쟁이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었다. 군 문제에 있어서의 '신의 아들' 논란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 진화하면서, 그리고 거대 사회를 구축하면서, 꼭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공정함에 대한 요구였다. 그래서 공정함을 기대하는 본능도 인간의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진화심리학이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 하에서는 공정함이란 헌신짝처럼 취급되었다.

이제 촛불 시민 혁명에 의해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고, 그 파급 효과로서 공정함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취업 경쟁이 치열한 지금, 부정 청탁에 의한 채용은 성실한, 그리고 공정한 경쟁을 기대하는 취업 준비생들의 의욕을 꺽는 부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부당함이 이제는 묻히지 않고 바로 잡히고 있다. 강원랜드에 부정 청탁으로 합격한 자들이 직권 면직되게 생겼으며, 그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은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런 방식이 다른 공공 기관에도 적용하려 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http://news.jtbc.joins.com/html/001/NB11604001.html 


"어제(15일) 청와대가 강원랜드의 부정 합격자를 전원 직권면직하기로 했죠. 기획재정부는 이런 '강원랜드 식 패스트 트랙'을 다른 공공기관에도 적용키로 했습니다. 채용 비리에 연루된 사람은 바로 자르겠다는 건데 하지만 지금 당사자들의 반발이 큽니다. 법적 분쟁도 예상됩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바로 잡히는 것이 백번 옳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반발한다는 당사자들도 법정 투쟁이든 뭐든 간에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할 일이다. 이게 공정한 사회 아니겠나.

이것 말고도 대한민국 사회가 사람사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는 또 있다. 다음 기사를 보자.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836415.html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 3월2주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지난주보다 3%포인트 오른 74%로 집계됐다. 남북 정상회담부터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최근의 한반도 긴장완화 국면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문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오른 것이 남북 화해 기류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에 못지않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문대통령과 민주당이 거의 한 묶음로 생각되어지는 상황에서 민주당 인사들만 성추문에 연루되어 파문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국정 지지도 하락 요인으로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성추문에 연루된 인사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도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말은 '진보 개혁 진영의 사람이라면서 어떻게 그런 일을'이라면서 '진보 인사들에 대해서는 한점 티끌도 용납하지 못한다'는 여론의 편향된 결벽증 요구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들은 대한민국 사회가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분명한 징후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적폐들이 청산되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음도 물론이다. 정말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