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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사드 임시 배치 논란과 김이수 헌재 소장 청문 부결

thinknew 2017. 9. 11. 17:11

[이미지 설명] 상황 차이


우리 언론의 오랜 악습 중 하나가 행패부린 놈은 쏙 빼놓은 채 정국 혼란의 책임을 여당과 대통령에 묻는 버릇이다. 다음 기사는 그 악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번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844867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6차 핵실험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지만, 사드 배치 과정에서 돌출된 '말 바꾸기' 논란 때문에 사실상 처음으로 지지층으로부터도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주변국에 대한 설득이 부족한 채 사드 배치를 밀어붙임으로써 대(對)중국·러시아 레버리지(지렛대)를 상실했다는 점도 향후 외교정책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 실험때문임을 언급하고도 곧 바로 '말 바꾸기'란다. 그러니까 이 기레기의 눈에는 상황 변화는 무시하고 액면 그대로의 말이 달라짐을 그냥 '말 바꾸기'로 보이는 모양이다. 더 고약한 것은 액면 그대로 말 바꾸기를 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문대통령이 후보 시절 '북한이 핵 실험을 하면 사드 배치를 단행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이 기레기가 그냥 '말 바꾸기'란다.

또 '주변국에 대한 설득이 부족'하단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는데, 중국에다가 '북한 핵실험 때문에 사드를 배치해야 되겠다'라는 설득을 선행했어야 한다는 뜻인가? 이런 기사나 내놓는 기레기가 딴에는 권력을 견제하고, 진실을 보도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다음은 김이수 헌재 소장 청문 표결이 부결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다. 앞에 것보다 정도는 훨씬 약하지만 앞의 악습을 답습하고 있다는 점은 대동소이하다. 한번 보자.

http://v.media.daum.net/v/20170911152254405?rcmd=rn 

"정부 출범 이후 다섯달 만에 인사 청문이 무산되면서 일차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로서는 지도력에 상처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가운데 책임론을 둘러싸고 후폭풍도 불가피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여론의 지지를 감안하면 이번 부결 사태를 둘러싸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을 비롯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 역시 만만치 않은 역풍에 부딪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래도 이 기사는 '제목 장사질'은 않는다. 단지 '부결되었다'는 것, '헌정 사상 처음'이라는 것을 제목에 내걸었다. 그런데 기사 내용에 들어가면 여당 책임론을 거론한다. 헌재 소장 청문 표결이 장기간 표류한 것은 여당의 정치력 부족 때문도 아니고, 문대통령의 협치 부족도 아니었고, 오직 자한당의 땡깡과 국민의당의 동조 때문이었다. 자한당의 저 땡깡을 어느 초인이 있어 막았을 것이며, 또 국민의당의 저 기회주의적 행태를 누가 말릴 수 있었단 말인가.

곧바로 야당의 책임론을 거론하기는 한다. 그런데 '역풍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단다. 사고친 놈에게 '처벌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얼치기들에게 언론이라는 책임을 부여해 놓으니 이런 웃기는 기사들이 넘쳐난다.

기레기들의 뻘짓과는 별개로, 국민의당과 안철수는 이번 일로 또 한번 x 됐다. 자한당이야 홍준표 말대로 지금 당장은 더 잃을 것이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인사청문회에 발목을 잡았으니 이번 일로 추가로 덮어 쓸 일은 없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지하실 밑에 지하 2층, 3층이 있다는 것을 이번 사태를 통해서 알게 될 것이다. 존재해서는 안될 정당이었음이 다시 한번 드러낸 사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당이 언제 어떻게 해체될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