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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사드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 문제

thinknew 2017. 6. 15. 17:31

윌리엄 페리 전 美국방장관(왼쪽)이 14일(현지시간) 후버연구소에서 대담회를 마친 뒤 한 참가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장규석 워싱턴 특파원)


사드 배치 문제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다. 이에 대한 주목할 만한 내용을 담은 기사가 떳다. 일단 기사를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799913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은 “한국에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군사적으로는 큰 효용성이 없다”며 “한국인들은 착각하지 말라”고 작심 발언을 내놨다."
"페리 전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북한 위협에 대한 정책 처방’ 대담회에서 한국에 배치된 사드 포대에 대한 CBS 특파원의 질문에 “사드는 미사일의 개수에 쉽게 압도될 수 있다”며 “사드 체계가 진짜 서울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라고 대답했다."
"페리 전 장관은 “사드는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인 문제”라며 “새로운 대통령이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를 잘 생각해서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인들은 사드가 신뢰도 높은 방어 수단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사드 배치에 관한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견해가 엇갈리는 문제이기도 하다. 위의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견해도 있다.
"대북 강경기조인 '월스트리트 저널'은 13일(현지시간) 사설에서 "문 대통령은 이달 말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까지 실수를 고칠 시간이 남아있다"며 "국가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환경영향평가는 면제될 수 있고, 또 생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 한 사람의 의견만 듣고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기사의 내용을 좀 세심하게 분석해 보자. 페리 전 국방장관이 어떤 이야기를 했든, 그건 미국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이지 대한민국의 이익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후버연구소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철저하게 '미국의 국익'의 관점에서 이야기할 사람인 페리 전 국방장관이 '사드는 정치적인 문제'라고 발언했다. 한국인들에게 '사드 믿지 말라'고도 했다. 왜일까?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얼마 전 방한 한, 미국 상원에서 국방 예산을 담당하는 딕 더빈 의원의 말을 같이 놓고 생각해야 한다. 그는 "한국이 원치 않는다면 사드 배치 예산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다"라고 했다. 트럼프도 사드 배치 예산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을 모두 종합해 보면 '한국의 특정 집단이 요청해서 사드 배치를 하지만 그게 미국의 예산으로 진행되는 일이라면 탐탁치 않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언급도 생각해 보자.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말란다. 그 말은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자는 뜻이다. 이도 한국 잘되라고 하는 말이 아닌 것도 분명하다. 그러면 왜 저렇게 이야기하는지를 따져 보자. 사드는 두기가 이미 배치되었고, 4기도 한국 땅에 가져다 놓았다. 말하자면 물건이 고객 손에 들어가 있다는 말이다. 이걸 무르면 가져오고 도로 가져가고 하는 데 비용이 든다. 그럴 바에야 '너희들이 원해서' 한 일이니 그 반대 급부를 기대하는 편이 더 낮지 않겠나? 트럼프 말대로 사드 비용을 한국이 댄다면 미국으로서는 금상첨화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미국의 이익을 생각하는 월스트리트 저널로서는 한국에서 '사드 도로 무르자'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선수를 칠 필요가 있는 것이지.

이렇게 황당하게 꼬인 일이 사드 배치 뿐만이 아니다. 전작권 환수 문제도 그렇고, 주한미군 주둔 문제도 그렇다. 시간이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계속 꼬인 상태로 가는 것 보다야 청산할 것은 청산하고 풀 것은 풀고 해야 하지 않겠나. 국방부와 외교부의 적폐 청산을 기대하면서, 이달 말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도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