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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담배세, 자한당 그리고 홍준표

thinknew 2017. 7. 27. 17:42


우리는 특정인의 행동이 같아 보여도 그 이면에 감추어져 있는 의도에 따라 결과가 180도 달라짐을 안다. 진정으로 남을 도우려는 선한 의도를 지닌 사람과 사기를 쳐 먹으려는 사람의 친절한 행위를 구분하지 못하면 큰 코 다친다는 뜻이다. 그러면 그 '의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순간에는 판단할 방법이 없다. 그 사람의 지난 행위들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정치인들이 정치 행위를 할 때에도 반드시 '의도'가 깔려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아 인물 정보가 지극히 제한된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인터넷 덕분에 정치인들의 의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행적이 거의 대부분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그래서 특정 정치인을 추종하는 것은 '의도'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고 그 정치인이 표방하는 다른 가치를 우선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뻔한 의도를 드러내면서 욕먹을 짓을 자청하는 자한당의 꼴통짓이 다시 나왔다. 바로 담배세 인하 문제이다. 먼저 기사를 보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46034&PAGE_CD=N0004&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1&CMPT_CD=E0018M 

"홍 대표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저희 당에서 담뱃세, 유류세 등 서민 감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거꾸로 민주당에서 비난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담뱃세 인상한 건 너희(한국당)인데 왜 지금 와서 인하하느냐'고 비난하지만 담뱃세 인상 때 그리 반대한 민주당이 왜 (담뱃값 인하에) 반대하고 있는지 그것도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담배세 인상에는 두가지 별개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하나는 국민 건강을 위해 담배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이다. 많은 선진국들이 이런 정책을 시행한다. 다른 하나는 세수 증대를 위한 수단이다. 담배세는 박근혜 정권 하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시행한 것이다. 정치 행위에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그때 새누리당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당연히 새누리당 꼴통들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함'이라고 강변할 것이다. 그게 그들의 진정한 의도이려면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이어지는 정권에서 '증세의 조치'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굳이 서민들의 세 부담을 증가시키는 담배세 인상이 '세수 증대'의 목적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부자들의 세금을 도리어 깍아주었다. 그러면서 '국민 건강'을 위한답시고 담배세 인상을 밀어붙였다. 그게 국민들에게 '서민 증세'로 받아들여 졌다는 것은 지금 '부자 증세'에 대한 찬성이 80%에 육박하는 것을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런 새누리당을 계승한 자한당이 이제는 도리어 '서민 감세'라는 명목으로 '담배세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모든 정치 행위에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고 했으니 그 주장의 의도는 또 무엇일지 추측해 보자. 이건 너무 뻔해서 추측할 필요도 없다. 여당이 '부자 증세'를 들고 나오니 그걸 상쇄시킬 목적인 것이지. 자신들이 내린 결정을 뒤집어 가면서까지 '부자 증세'에 대해 물타기를 하려는 것을 보면 자한당이 구애하는 대상이 누군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바로 재벌들, 부동산 부자들, 그리고 고소득자들이다.

여기서 제임스 길리건의 책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에서 인용한 미국 공화당의 조지 부시가 한 말을 들어 보자. "가진 분들과 더 가진 분들을 이렇게 뵈니 감개무량합니다. 여러분을 엘리트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여러분을 저의 기반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부자들에게 노골적으로 구애한 부시처럼 자한당도 최상층 부자들에게 구애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서민 감세'를 이야기한다.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하지. 나쁜 놈들 같으니. 이것들이 인간되길 기대하느니 고사목에 싹트길 기다리는 게 더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