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정치, 사회

고용 문제에 관한 경향의 제목 장난질

thinknew 2018. 8. 20. 12:16


참여정부 시절 모든 문제는 '노무현 탓'으로 귀결되었다. 거기에는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찌리시들 뿐만 아니라, 시작은 개혁 진영에서 출발한 한경오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노무현이 사라지고 나니 이젠 '친노'가 문제가 되었다. 거기에도 '한경오'는 여전히 가담했다. 시스템의 변화로 인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오마이 뉴스는 그런 흐름에서 확실히 빠진 것 같지만 경향과 한겨레는 기회있을 때마다 그 버릇이 도지곤 한다.

직전 포스트에서 경향의 제목 장사질을 지적한 바 있다. 이번에는 더욱 황당하다. 일단 한번 보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192251015&code=910402&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 


ㆍ규제개혁 논의가 경제민주화 압도
ㆍ당·정·청 ‘경제 우클릭’
ㆍ법안 처리 키 쥔 한국당, 협치 명분·실리 모두 챙겨


지금,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고용 사정이 아주 나쁘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있으므로 '고용 위기'라고 표현한 것에는 시비를 붙을 수가 없긴 하다. 그런데 이어지는 말이 '촛불 정부의 역설'이다. '노무현 탓'에서 출발하여 '친노'가 문제가 되더니 이젠 '촛불'을 문제삼는다.

이게 제목 장난질이 아니려면 기사 내용이 제목에 부합되어야 한다. 위의 인용문은 기자가 직접 작성한 요약이다. 기사 내용을 비교적 잘 요약한 것 같으니 그걸 중심으로 '제목 장난질'인지 아닌지 따져 보자.

먼저 '규제 개혁'과 '경제 민주화'가 언제부터 대립되는 개념이었나? 규제도 필요한 것이 있고 불필요한 것이 있으니 필요한 규제는 도입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규제가 '필요하냐 아니냐'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어도 '규제 개혁'을 뭉뚱거려 '경제 민주화'와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런데 '규제 개혁 논의'가 '경제 민주화'를 압도했단다.

두번째 요약도 문제이긴 마찬가지다. 예전에 참여정부를 비난할 때 자주 써먹던 것이 '좌측 깜박이 켜고 우회전'했다는 것이다. 뭐가 좌측 깜빡이고 뭐가 우회전인지는 아직도 불분명하다. 그때에 비해 용어가 살짝 달라졌다. '우클릭'이란다. 뭐가 좌클릭이고 뭐가 우클릭인지가 불분명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가장 고약한 것은 세번째 요약에서 드러난다. 법안 처리에 있어서의 자한당의 막무가내식 발목잡기를 '키를 쥔 것'이라고 너무나도 고상하게 표현해 준다. 그러면서 '협치의 명분과 실리 모두를 챙겼다'고 했다. '단식 생쑈'를 해가며 깜도 안되는 트루킹 특검을 얻어낸 후, 지금와서는 '여야 합의'를 떠드는 자한당 꼴통들과 김성태의 말을 그대로 전하는 것도 모자라, 기자가 제 입으로 '명분과 실리를 얻었다'라고 말해 준다.

규제를 풀자고 주로 주장한 것은 자한당이긴 하다. 그러나 풀어야 할 규제와 강화해야 할 규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를 푸는 쪽으로 조그만 움직여도 그게 우클릭이 되고, 더 나아가서 자한당이 '명분과 실리를 챙긴 것'이 된다. 그리고 그게 '촛불 정부의 역설'이란다. 이걸 기자의 '못된 심뽀'라고 해야 하나 '무식한 것'이라고 해야 하나. 거 참.